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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민심을 다스리는 일

by 회심사 2017. 7. 29.

    어느 달 밝은 보름달 궁중에서 임금님께서는 여러 신하들과 더불어 보다 즐거운 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한 신하가 조용히 아뢰었습니다. "전하, 제가 소유한 동산에 부처님께서 와 계십니다. 폐하께서 그 곳에 가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임금님은 여러 신하들을 거느리고 그 동산을 향했습니다. 그 곳에는 수많은 제자들이 부처님을 한 가운데서 모시고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꿈적도 하지 않은 채 한 결같이 선정(禪定)에 들어 있는 모습이 달빛에 비쳐 보였습니다. 임금님은 부처님 앞에 조심스럽게 나아가 무릎을 꿇고 사뢰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한 나라의 왕으로서 여러 가지 법률을 만들어 백성들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배하고 있는 백성들은 물론 제 명령이라면 목숨까지라도 바칠 군대라 할지라도 어느 한 순간 이처럼 조용히 있게 할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어찌 이같이 조용하게 하실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백성들의 겉모양만을 다스리려 하기 때문입니다. 겉모양보다는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사람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그 마음을 가라앉혀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 그것은 상대방을 최대한 존중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신의 견해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충분히 배려해야 하는 것입니다. 옛 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민심을 다스리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민심이라는 것은 아주 예민하여 조그마한 일에도 금방 좋아하지만 자기에게 작은 피해라도 오면 그 즉시 등을 돌리고 맙니다. 이와 같은 민심이다 보니 자신의 생각이나 신앙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나 국가에 대해 그들이 신명(身命)을 바쳐 헌신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