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겉모습으로 나를 보려고 하면 by 회심사 2017. 7. 31. 만일 겉모습으로 나를 보려하거나 목소리로 나를 찾으려고 한다면 이는 사도를 행하는 것, 여래는 끝내 볼 수 없으리. <금강경>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요즘 세상이 너무나 어수선하고 기가 막힌 일들이 많아 이럴 때 부처님께서 이 땅에 몸을 나투셔서 우리들에게 무엇인가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지금 이 순간 부처님께서 우리들 앞에 몸을 나투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실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부처님께서는 우리들 곁에 계시고, 우리들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그 지혜로운 삶의 처방도 이미 내려놓고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들 옆에 항상 계시는 부처님의 모습, 부처님의 음성이지만 마음의 눈이 어둡고 귀가 밝지 못한 까닭에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2천5백여 년 전에 육신의 몸은 버리셨지만 부처님의 법신은 이 우주에 가득하여 아니 계신 곳이 없으므로 지혜가 있는 사람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부처님의 모습을 뵐 수 있고 어디서나 부처님의 자애로운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부처님의 참 모습을 발견하고 부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까요? 법당에 모신 불상, 동양에서 최대라고 하는 노천 불상, 아니면 석굴암 불상의 예술적인 가치에서 부처님의 참 모습을 찾을 것인가요? 대부분의 불자들은 말로는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모습에서 부처님을 찾습니다. 그리고 소리 질러서 부처님을 구합니다. 어느 절 부처님은 동양 최대의 부처님이고, 어느 절 부처님은 국보 제 몇 호다 하는 데서 부처님을 찾습니다. 부처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입니다. 국호 몇 호에 부처님의 권위가 더하고, 키가 동양 최고라서 영험 있는 부처님이라면 불교는 우상을 숭배하는 종교이고, 그런 믿음이야말로 미신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분명 겉모습으로 여래를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겉모습은 결코 진실하지 않습니다. 변화무쌍한 파도요, 물거품이요, 소나기 뒤에 잠시 나타나는 무지개와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겉모습에서 부처님을 찾는다면 부처님을 보지 못할 뿐 아니라 불교 신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 말을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여래는 변하는 겉모습으로는 찾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겉모습을 여의고 다른 데서 찾을 수도 없습니다. 겉모습이 참된 것이 아닌 줄 아는 데서 바로 여래의 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릇 모든 겉모습은 허망한 것이다. 만일 모든 겉모습이 진실한 모습이 아닌 줄 알면 바로 여래를 보느니라"라고 <금강경>에서 말씀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겉모습을 허망한 것인 줄 알고, 이 겉모습에 홀리지 않고 똑바로 볼 때에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진실이란 현실을 떠나서 저 먼 하늘나라나 극락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현실 가운데 있으며, 이 덧없는 현실에 현혹되지 않을 때 비로소 진실을 볼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여래는 이 허망한 겉모습을 떠나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겉모습을 바로 볼 때 거기에 여래가 있듯이, 우리네가 추구하는 행복, 진실, 열반이나 해탈, 성불이 바로 우리의 현실 가운데 있습니다. 진리는 현실을 떠나서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부조리한 현실 가운데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면 꼭 천 마디의 염불을 하시라는 부탁의 말씀드립니다. 관세음보살이건 지장보살이건 석가모니불이건 불자님들 입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 것을 택해서 하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불교는 앎의 종교가 아닌 지혜의 종교입니다. 기도 잘 하고 계시죠? 예, 라고 하시는 분들이 그립습니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회심사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卍-불법을만나고 > 卍-법문의도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생들이 모두 먹고야 사는 것 아니고 (0) 2017.07.31 불난 집에서 벗어나자 (0) 2017.07.31 머리카락은 희어져도 마음은 세지 않는다네 (0) 2017.07.31 어떤 마음으로 부처님께 바칠 것인가 (0) 2017.07.31 부처님의 원력 (0) 2017.07.31 관련글 중생들이 모두 먹고야 사는 것 아니고 불난 집에서 벗어나자 머리카락은 희어져도 마음은 세지 않는다네 어떤 마음으로 부처님께 바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