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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구마음행

바람은 왜 부는가?

by 회심사 2017. 8. 1.

처음 우리가 이 세상에 왔을 때 그리고 마지막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린 빈손으로 왔으며 빈손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린 대부분 태어남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본래로 비었던 손을 가득 채우는 데에만 급급해 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우리네 인생의 목표가 어쩌면 그렇게 채우는 일일 터입니다. 한없이 내 것을 늘려 나가는 끊임없이 닥치는 대로 붙잡는 일일 터입니다. 돈을 붙잡으려 발버둥치고 명예를, 지위를, 권력을, 지식을, 이성을……. 그렇듯 유형무형의 모든 것들을 무한히 붙잡으며 이 한 세상 아등바등 살아갑니다. 그것이 우리네 삶의 모습입니다. 무한히 붙잡는 삶……. 붙잡음으로 인해 행복을 얻고자 하는 삶…….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그렇게 추구하고 갈구하려고 하는 잡음! 그 속에서 우리가 그렇게 버리고자 갈망하는 고(苦), 괴로움이 시작됨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붙잡고자 하지만 잡히지 않을 때 괴로움은 우리 앞을 큰 힘으로 가로막게 될 것입니다. 이미 잡고 있던 것을 잃어버릴 때 우린 괴로움과 한바탕 전쟁이라도 벌여야 할 듯 합니다. 그것이 돈이든, 명예이든, 지식이든……. 그 무엇이든 우리의 욕망을 가득 채워 줄 만큼 무한히 잡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우린 너무도 모르고 있는 듯 합니다. ''잡음''으로 인해 행복하고자 한다면

그 행복은 절대 이룰 수 없음이 진리의 참모습입니다. 인연 따라 잠시 나에게 온 것뿐이지 그 어디에도 내 것이란 것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인연 따라 잠시 온 것을

''내 것''이라 하여 꽉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합니다. 바로 ''내 것''이라고 꽉 붙잡으려는 그 속에서

그 아상(我相) 속에서 괴로움은 시작됩니다. ''내 것''을 늘림으로 인해서는 ''잡음''으로 인해서는 결코 행복이며, 자유, 진리를 구할 수 없습니다. 도리어 그동안 내가 얻고자 했던 붙잡고자 했던 그것을 놓음(放下着)으로써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소유가 전체를 소유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놓음이 전체를 붙잡는 것입니다. 크게 놓아야 크게 잡을 수 있습니다. ''나'' ''내 것''이라는 울타리를 놓아버려야 진정 내면의 밝은 ''참나''가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방하착(着)이란 착심(着心)을 놓으라는 것이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저 멍 하니 바보처럼 세상을 소극적으로 살아가라는 말이 아닙니다. 집착하는 마음을 놓으라는 것입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라 하였습니다. 마땅히 마음을 내되 머무름 없이 마음을 내라……. 마땅히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일입니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부지런히 게으르지 말고 살아갈 일입니다. 다만 마음을 한 쪽으로 머물러 착(着)을 두어선 안 됩니다. 게으르게 사는 것은 복을 까먹는 일일 뿐입니다. 적극적으로 복을 짓고 순간순간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 밝은 깨침의 마음으로 늘 순간의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돈을 벌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벌되 돈에 대한 '집착'으로 벌지 말라는 것입니다. 돈 그 자체에 마음이 머물면 많이 벌게 될 때 즐거울 수 있지만 돈을 벌지 못하게 되면 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돈에 대한 집착을 놓으면 많이 벌어야 한다는 집착을 놓았기에 적게 벌어도 여여하며 많은 돈을 벌었어도 다른 이를 위해 보시를 할 때 아깝다는 마음 없이 무주상보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돈에 대해 집착이 없으니 돈에 머물지 않는 무주상보시가 되는 것입니다. 사랑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사랑을 해야지 '집착'이 되어선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 사람을 위해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이 떠나가더라도 그 사람이 잘 된다면 좋은 일입니다. 사랑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맑고 순수하게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함이 없이 하라는 도리인 것입니다. 이렇듯 집착을 놓아버리는 일이야말로 끊임없이 계속되는 욕망의 사슬을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괴로움의 연장인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이버 광명선원에서 법정스님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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