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남 이롭게 하면 내가 편해요./송암스님

by 회심사 2017. 8. 1.

      요즘 세상 살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산속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올 사람은 오는 법입니다. 사람들이 나한테 와서 한결같이 묻는 것이 ‘어떻게 살면 잘 사는 겁니까. 하는 겁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답해줍니다. 네가 싫어하는 거 남한테 하지 마라. 좋아하는 것을 못해줄망정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남한테 하지 말라고 합니다.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한테 안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남이 나를 원망할 일이 없으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스님은 우리 모두가 우주에서 제일가는 스타라며 맡은 배역을 잘 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또 하나는 남이 잘못하는 것 무조건 용서해주십시오. 남을 미워하고 욕하고 원망하다보면 밤잠을 잘 못자고 밥을 먹어도 소화가 잘 안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병이 드는 것은 정해진 수순입니다. 잘못하긴 남이 잘못했는데 내가 괴롭고, 병은 나한테 생기니 얼마나 바보 같은 짓입니까? 그렇게 말을 해 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잘못을 용서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데 그렇게 쉽게 말씀을 하시느냐고 큰소리칩니다. 그렇지만 생각을 한 번 해보세요. 남을 용서하는데 돈이 듭니까? 노동력이 듭니까? 뭐가 힘이 들어 어렵다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어요. 그냥 무조건 용서하면 됩니다. 용서는 곧 한사람을 제도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참으면 안 됩니다. 그냥 털어버리면 됩니다. 지금 살고 있는 것도 어차피 꿈속인데, 집착할 일이 없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도 미워하는 사람이 밉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고 계속 올라오면 그 생각을 일으키는 너는 전부 잘하기만 했느냐고 스스로 되물어보세요. 사람마다 부처님이 그 안에 있습니다. 사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양심이 바로 부처입니다. 양심이 있으니까 자기가 잘못한 것은 알고, 안에 있는 부처님이 알아서 잘못을 뉘우치고, 잘해야지 하는 생각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 잘못하는 사람을 보면 불쌍히 여기고 용서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부처님과 선지식만 스승이 아닙니다. 잘못하는 사람도 스승인 줄 알아야 합니다.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고 깨우치게 해주니 더 큰 스승이지요. 불평불만에 가득 차서 세상을 바라보면 온통 지옥이지만 좋은 것이든 미워하는 것이든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면 처처가 극락입니다. 내가 극락에 가고 싶으면 극락에 가도록 마음을 써야지 부처님한테 애걸복걸 빈다고 극락에 보내주지 않아요. 그리고 사랑한다. 는 말이 넘쳐나는데 세상은 왜 이리 갈등과 반목이 많은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모두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입으로만 사랑을 합니다. 입으로 아무리 먹는다고 얘기를 해도 배부르지 않듯, 입으로만 사랑한다고 해서 사랑이 되는 게 아닙니다. 부부 사이에도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고 자주 말해주지 않으면 서운해 하고 그러지만 입으로만 하는 사랑은 가식입니다. 그리고 손자 손녀가 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사랑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맞지 않습니다. 진짜 사랑은 부모가 자식한테 하듯 무조건 베푸는 겁니다. 그게 안 되면 거짓말로 사랑하는 겁니다. 말로만 사랑하는 겁니다.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가식적인 사랑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봐야 합니다. 특히 부부간의 사랑은 존경에서 출발합니다. 존경하는 사람은 배신을 하지 않고 존경하는 사람은 미워하거나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왜 내 배우자를 존경해야 하는지 한번 따져볼까요? 단순 계산을 해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지구 인구가 64억이라면 굉장한 경쟁을 뚫고 부부가 된 겁니다. 국회의원이 되는 일보다 대통령이 되는 일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부부가 되었단 말입니다. 지구상에서 남녀로 태어나 둘이 부부가 될 확률이 이렇게 귀한데 어떻게 존경하는 마음이 없겠습니까? 그리고 자식도 사랑한다면 인격적으로 존중해 줘야 합니다. 그 아이한테 맞게 해줘야 그게 사랑입니다. 그런데 부모 욕구불만을 채우는 도구로 자식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요.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가 전부 마음눈이 어두워서 그렇지 우리 모두가 우주에서 제일가는‘스타’입니다. 요즘 스타 보러간다고 소리 질러가며 야단들인데 그건 자기 속에 있는 사리 찾을 생각은 안하고 사방으로 남의 사리 보러 다니는 것과 꼭 같습니다. 세상사람 전부가 스타입니다. 자기한테 맡겨진 배역을 잘 소화하면 스타가 됩니다. 거미, 지네, 두 발 짐승, 네 발 짐승, 땅 속, 물 속, 하늘에 사는 짐승도 많은데 사람 몸 받아서 온 것만 해도 뜨거운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사한 일입니다. 사람이 됐으니 얼마나 고맙습니까? 사람 몸 받았을 때 잘 살아야 합니다. 요즘 웰빙 바람이 불고 있는데 진정한 웰빙은 지금 이 세상 잘 살아서 팔자 운명을 뛰어넘어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팔자다 하고 가만있으면 그건 바보예요. 불교는 제 성품을 봐서 부처 이루고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제 정신 가지고 살라는 말입니다. 종교는 이 세상 사는데 바르게 잘 살라고 나온 겁니다. 종교에도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맹신과 광신이 아닌 제 정신을 차리고 세상을 바로 보고 바르게 행하라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이라는 간단한 말속에 불법의 가르침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온화한 말과 밝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사십시오. 나는 당신만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남을 이롭게 하려는 원을 세우고 살아가 보십시오. 그렇게 하면 남을 위하는 일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그게 바로 극락입니다. 글=천미희 기자

      이력? 세수 84세가 전부 송암 스님은 세수 84세. 그러나 형상을 갖춘 몸의 나이는 스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언제나 내 나이, 내 직업, 내 가족에 붙들려 있는 사람들에게 스님은 ‘나’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근원을 따져 보길 권한다. 세 번째 스님을 뵈었지만 스님의 이력은 알 수 없었다. 몇 년도에 출가를 했고 언제 계를 받았는지, 스님께 여쭈어도 대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만 분명히 알 뿐. 이번 한 생에 국한된 이력은 뜬구름 같아서 도무지 알릴만한 게 없다는 것이 스님의 대답이다. 과거의 이력보다 여실한 것은 지금 스님은 죽림정사에 머물며 찾아오는 이에게 대나무 숲에 이는 바람처럼 청량한 법문으로 마음을 열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卍-불법을만나고 > 卍-법문의도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과(因果)의 속도가 매우 빨라졌습니다.  (0) 2017.08.01
인과와 참회에 대해서-  (0) 2017.08.01
가을은  (0) 2017.08.01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라  (0) 2017.08.01
삶의 종점에서  (0) 2017.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