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진언의 의미
진언(眞言)이란 글자 그대로 진실한 말이란 뜻이다. 말이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그런데 진언이란 이런 개념을 떠난 언어, 즉 중생의 언어가 아닌 부처의 참된 경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말이라기보다는 소리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지도 모르겠다. 범어로는 만트라라고 하는데 찬가 또는 비밀한 말(密言)이란 뜻으로 번역하여 진언, 주문, 주(呪). 신주(神呪), 밀주(密呪), 명주(明呪)라고 한다. 만트라와 비슷한 말로 다라니가 있는데 작지, 총지, 능지, 능차 등의 뜻이다. 능히 무량무변한 이치를 섭수해 지니어 잃지 않는 념혜(念慧)의 힘을 일컫는다. 선법을 모두 지녀서 산실되지 않게 하므로 능지라하며, 악법을 막아서 일어나지 않게 하므로 능차이다. 총지라는 말은 다 지닌다는 뜻이니, 첫째 일체 나쁜 법을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둘째 일체 좋은 법을 사라지지 않게 하며, 셋째 일체 물든 법을 없애고 깨끗한 법계를 깨닫도록 하므로 총지라 하는 것이다. 지혜론 삼장(智慧論 三藏)이 쓴 명불법근본비(明佛法根本碑)에 보면 총지는 삼장 총지, 삼마지 총지, 문자 총지 이 세 가지로 분류된다. 삼장총지란 진언 다라니가 삼장 십이부경의 내용을 다 갖추고 있음을 나타낸다. 곧 다라니 한 글자 가운데서 한량없이 깊고 깊은 묘한 뜻을 깨달아 한량없는 뜻을 자유자재 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마지 총지란 다라니를 받아 지닌 힘으로 삼매가 나타나 백천 삼매를 다 깨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자 총지란 다라니를 받아 지닌 힘으로 다라니 한 글자 속에서 지금까지 듣고 외운 바 경전의 말씀을 길이 잊지 않는 큰 지혜를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기억술로서의 다라니의 형식이 송주와 유사하므로 주와 혼돈하여 주를 모두 다라니라고 일컫게 되었다. 이것을 구분하여 범문(梵文)이 은 것을 진언 또는 주라하고 긴 것을 다라니 또는 대주라 한다. 진언은 불교 이전부터 인도에서 사용되었는데 불교 진언 가운데 흔히 나오는 '스바하'도 리그베다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옴'이라는 말도 브라흐마나 우파니샤드에서 진언으로 사용되었다. 불교에서 진언이 사용된 것은 대승불교에 와서이다. 특히 밀교에서는 신구의 삼밀을 밀교수행의 요체로 삼아 독특한 수행체계를 세웠는데 이 때 구밀에 해당하는 것이 진언이다. 불교에서는 윤회의 원동력으로 업을 말한다. 즉 인간이 몸과 말과 마음으로 짓는 세 가지 업을 정화함으로써 윤회로부터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부처님의 힘을 빌려 행하는 행위가 불 위에 있게 되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 삼매에 있게 되고, 말하는 언어가 또한 불타의 진경을 표현하게 되면 이 몸 그대로 성불한 것이다. 이것이 밀교의 삼밀수행법이다. 이 때 삼밀은 진언에 의해 통일된다. 입으로는 진언을 송하고 마음으로 삼매에 주하며 몸은 인계를 맞는 것은 이러한 통일된 불위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삼밀 중에서 진언을 송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 이와 같이 다라니를 입으로 송하여 마음에 삼매가 얻어지면, 여래의 무상지를 얻고 즉신성불이 이루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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