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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불교자료실

미란다 경

by 회심사 2017. 4. 30.


卍-미란다 경-卍
    Ⅰ. 서장 -

    종교적 주제가 아닌 세속적 설화 -

    옛날 유명한 수도 사아가라의 미란다 왕은 세계에서 저명한 현인 나아 가세나에게로 갔다.
    마치 간지스강이 보다 깊은 바다로 흘러 들어 가듯 이. 담론에 솜씨 있는 왕은 진리의 햇불을 들고 마음의 어두움을 쫓아 버린 나아가세나에게 - 참과 거짓을 가려내는 - 여러가지 점에 대하여 미묘하고 어려운 질문을 했다. 이 질문에 주어진 해답은 듣는 이의 마 음을 기쁘게 하고 구를 즐겁게 하며 신기하고 오묘함을 느끼게 했다.

    나아가세나의 담론은 수우트라경의 모든 그물코를 이루고 비유와 논증 으로 강하게 반짝이며, 비나야와 아비달마의 신비한 심연에까지 스며 들었다. 오라, 그대들이여, 와서, 그대의 머리를 빛나게 하고 그대의 마음을 기쁘게 하라. 그리고 모든 의심의 실마리를 풀어 주는 이들 미 묘한 질문과 대답에 귀를 기울이라.

    1. 그리스인의 도시
    전설에 의하면, 요나카 인 나라에 여러 가지 물건을 교역하는 중심지 사아가라 도시가 있었다.
    산수가 수려한 아름다운 지방이었다. 도시에 는 공원과 정원과 작은 숲과 호수와 연못이 갖추어 있었고, 산수와 숲 이 아름다운 낙원을 이루었다. 솜씨있는 기술자가 설계한 도시라 한다.

    그리고, 모든 적과 반역자들이 추방되었기 때문에 그 곳 사람들은 위험 이라곤 전혀 모르고 살았다. 여러 모양의 튼튼한 망탑과 성벽이 있고, 우뚝 솟은 성문과 탑문이 있었다. 한가운데에 흰 성벽과 깊은 참호로 둘러 싸인 국왕의 성채가 보였다. 거리와 광장과 십자로와 장터가 잘 나뉘어져 있고, 상점에는 값비싼 많은 상품이 수북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또 수백 개의 보시당도 화사하게 꾸며져 잇고, 수많은 커다란 저택 이 히말라야 산봉우리처럼 늘어서 있었다. 거리는 코끼리와 말과 마차와 보행자들로 붐볐으며, 상냥한 남녀들이 짝을 지어 빈번히 출입하곤 했다. 온갖 신분의 사람들, 즉 크샤트리야와 바라문과 바이샤와 수우드라들로 붐볐다.

    사람들은 모든 종족의 스승-수행자와 바라문-을 환대했다. 그리고 도시에는 여러 학파의 지도자들이 많이 왕래했다. 상점에는 카 아시이와 코톰바라에서 짜낸 옷감과 갖가지 의류로 가득했다. 보시당에 서는 향내가 흘러 나오고, 온갖 종류의 꽃과 향의 그윽한 향기가 풍기 고 있었다. 눈길을 끄는 많은 재보가 가득 차 있고, 화려한 상품을 진 열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도시는 금.은.구리.보석으로 가득 차 있 어 눈부신 보물의 나라와도 같았다.
    곡식과 재산과 일용의 물자가 창고 에 가득했다. 부유히기로는 울타라쿠루-수미산의 북쪽에 있다는 이상향 -에 비길 만하고 영광스럽기로는 미사문천의 수도인 알라카만다를 닮앗 다. 지금까지 사아가라 지방에 관한 이야기를 해 왓다. 이제 우리는 두 사람, 즉 미린다 왕과 나아가세나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여섯 가지 항 묵으로 나누어 이야기 할까 한다.

    ① 그글의 전생이야기
    ② 미린다 왕 의 난문
    ③ 특징에 관한 질문
    ④ 반론에서 생기는 난제
    ⑤ 추리에서 생기는 난제
    ⑥ 비유에 관한 논의 등이다.

    이 가운데 미린다 완의 난 문은 특징에 관한 질문과 의문을 없애기 위한 문제의 두 가지로 되어 있고, 반론에서 생기는 난제는 긴 대목과 수행론자에 대한 두 가지로 되어 있다.

    2. 전생이야기

    옛날 카아샤파부처가 불법을 펴고 계실 때, 간지스강 근방에 많은 비구 들이 살고 있었다.
    계율과 본분을 잘 지키는 비구들이 아침 일찍 일어 나, 긴 빗자루를 들고 마음 속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외우며 경내의 청 소를 하는 것이 일과의 하나였다. 쓰레기가 모여 산더미처럼 쌓였다. 어느날, 한 비구가 사미에게 그 쓰레기 더미를 치우라고 말했다.

    그러 나, 사미는 못 들은 척하고 지나가 버렸다.
    비구는 그를 아주 고집 센 풋나기로 알고 화를 내며 빗자루로 때렸다. 사미는 감히 거역할 수 없 는 두려움 때문에 울면서 그 일을 해치웠다. 그리고 사미는 최초의 발 원을 세웠다. "이 쓰레기를 치우는 공덕으로 열반에 이를 때까지 다시 어디에 태어 나든지, 한낮의 태양처럼 커다란 위력과 광채를 각게 해 주십시오."라 고. 그는 쓰레기를 치우고 간지스 강가로 목욕하러 나갔다.

    거기서 그 는 강물이 세차게 물결치는 것을 보고 두번째 발원을 세웠다. "열반에 이를 때까지 다시 어디에 태어나든지 간지스 강 물결이 파도 치는 것처럼 척척 대답하는 말재주와 다할 줄 모르는 말재주를 갖게 해 주십시오."라고. 그런데 비구도 빗자루를 헛간에다 치워 놓고 목욕하러 간지스 강가를 배회하다가 우연히 그 풋나기 사미가 발원하는 소를 듣게 되었다.

    그 때 그는 마음 속으로 `사미도 저렇게 발원을 하는데, 나라고 어찌 발원 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고 발원을 세웠다. "열반에 이를 때까지, 어디에 태어나든지 간지스 강의 세찬 파도와 같 이 다할 줄 모르는 말재주를 갖게 해 주시고, 저 사미가 묻는 하나 하 나의 질문과 난제를 환하게 풀어 줄 수 잇는 능력을 갖게 해 주십시요! "하였다. 이 두사람은 각기 천상과 인간계를 윤회하면서, 한 부처의 출현에서 다 음 부처의 출현까지의 기간을 지냈다. 그런데, 카아샤파 부처에 의하여 이들의 미래는 다음과 같이 예언 되었다.

    "내가 죽은 오백 년 뒤, 두 사람은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날 것이다. 그 리고 내가 가르친 오묘한 진리와 계율은 두 사람의 문답과 비유의 적용 으로 풀기 어려운 실마리가 풀리고 분명하게 될 것이다"고. 뒷날 이 두사람은 예언대로 각기 왕과 비구로 태어났다.

    3. 해후

    오랜 뒤의 어느 날, 미란다 왕은 사군으로 조직된 무수한 병력을 시외 에서 사열했다.
    사열을 끝낸 뒤 쾌락론자.궤변론자들과 토론하기를 바 란 왕은, 높이 솟은 해를 쳐다보고 나서 시신들에게 말했다. "날은 아직 훤하다. 이처럼 일찍 시내에 들어간들 무엇하겠는가. 현자 든 수행자든 바라문이든 또는 교단이나 학파의 지도자든, 대중의 도사 이든-심지어 부처라든가 정등각자라고 지칭하는 사람까지도- 누구든 나 와 토론하여 나의 의문을 풀어줄 사람은 없을까." 이 무렵 수많은 아라한들이 히말라야 산록의 랏기다라에 모여 나아가세 나 존자를 만나고자 하였다.

    아라한들의 만나고자 하는 전갈을 받은 나 아가세나 존자는 아라한들 앞에 나타났다.
    수 많은 아라한들은 나아가 세나 존자에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미린다 왕은 어려운 문제와 반대론을 가지고 질문 하여 비구 대중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저 미린다 왕을 굴복시켜 주십시 요." "존자들이여, 미린다 왕 뿐 아니라 전인도의 왕들이 나에게 와서 질문 하더라도 나는 모든 난문에 대답하여 해결해 보겠습니다.

    그대들은 두 려워하지 말고 사아가라 시로 가십시오.
    " 그래서, 장로와 비구들은 사아가라로 돌아 갔다. 한편, 한 바라문을 난문으로 물리친 미린다 왕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정말 전인도는 빈 껍질이다. 정말 왕겨와 같다. 대론하여 나의 의심을 없애 줄 수 있는 출가자나 바라문은 한 사람도 없구나." 그러나, 미린다 왕은 주위의 요나카 군중들이 아무 두려움 없이 침착해 있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아니다. 이 요타카 군중들이 조용히 있는 것을 보면, 틀림없이 나와 대론할 수 있는 박식한 비구가 있을 거야." 그래서 미린다 왕은 요나카 인들에게 물었다.

    "신하들이여, 나와 대론하고 나의 의심을 없애 줄 수 있는 다른 박식한 비구가 있는가."
    이 때, 나아가세나 존자는 비구들을 거느리고 촌락.읍.도시를 탁발하여 돌아다니면서 점차 사아가라에 가까이 오고 있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승단의 지도자요, 가나의 우두머리엿다. 그의 이름은 세상에 널리 알려 져 명성이 톺앗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는 또 현자요 , 학자이며, 지혜가 있고, 총명하고, 박식하고, 교양 있고, 자신있는 수도승이었다. 미란다 왕의 신하 데바만티야는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나아가세나라는 장로가 오고 있습니다.
    그 분은 박식하여 유능하고 지혜로우며, 용기있고, 다문하며, 담 론에 뛰어나고, 말솜씨가 시원시원합니다. 부처님의 정신과 가르침을 해설함에 있어서나 이단자를 굴복시킴에 걸림이 없고, 자재한 능력을 가진 아주 훌륭한 사람입니다. 그 분은 지금 상케이야 승방에 살고 계 십니다. 대왕이여, 그 곳에 가서 그 분에게 질문을 해 보십시오. 그 분 은 대왕과 대론하여 대왕의 의문을 풀어 줄 수 있을 줄로 압니다." 미린다 왕은 나아가세나에 대한 소개 말을 듣자, 갑자기 두렵고 불안하 여 머리 끝이 오싹했다.

    그리고 그는 데바만티야에게 다구쳐 물었다.
    "정말 그러한가." "대왕이여, 그 분은 인드라.마야. 바루나.쿠베라.푸라쟈.아파티.수야아 마.상투시타 등의 수호신들과, 또 사람의 조상인 부라흐마아와도 대론 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사람과의 대론이겠습니까." "그러면 데바만티야, 그 분에게 내가 찾아 뵈러 간다는 전갈을 보내라. " 데바만티야는 왕의 분부대로 전갈을 보냈다. 그리고 나아가세나 존자는 와도 좋다는 회답을 했다. 왕은 오백 명의 요나카 인을 이끌고 훌륭한 수레에 올라 거대한 수행원들과 함께 나아가세나 존자가 있는 상케이야 승방으로 갔다.

    그 때 나아가세나 존자는 8만 명의 비구들과 함께 뜰 안 정자에 앉아 있었다.
    미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와 거기 모인 무 리를 멀리서 보고, 데바만티야에게 물었다. "데바만티야, 저 큰 모임은 누구의 회상인가?" "대왕이여, 나아가세나 존자의 회상입니다." 그 때, 미린다 왕은 그 대회중을 머리 바라보자, 다시 두렵고 불안하기 시작했다. 미린다 왕은 마치 코뿔소에게 포위 당한 코끼리와 같이, 가 루라새에게 포위 당한 용과 같이, 뱀을 만난 악마와 같이, 새장에 갇힌 새와 같이, 부들부들 떨며 두려워 하고, 불안해 하다가 공포의 괴로움 으로 정신을 잃을 뻔했다.

    그러나, 적어도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 는 것만은 피해야겠다고 정신을 가다듬은 다음, 용기를 내어 데바만티 야에게 말했다. "데바만티야, 나에게 어느 분이 나아가세나 존자인가를 가르쳐 줄 필요 는 없다. 일러 주지 않아도 나는 나아가세나 존자를 알아낼 수 있다." "그렇습니다. 대왕께서는 틀림없이 그를 알아보실 것입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비구들 가운데서 앞쪽에 앉은 4만명의 비구보다 젊 고, 뒤쪽에 앉은 4만 명의 비구보다 연장이었다. 미린다 왕은 멀리서 앞자리와 뒷자리와 중앙에 앉은 모든 비구의 무리를 둘러보고, 나아가 세나 존자가 바로 중앙에 앉아 있음을 알았다.

    왕은 두려움이나 놀람이 없고, 공포와 전율이 전혀 없는 모습을 보고, 그 분이 바로 나아가세나 존자임을 알아 차렸다. 왕은 데바만티야에게 저 분이 바로 나아가세나 존자냐고 물었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저 분이 바로 나아가세나 존자입니다. 대왕께 서는 나아가세나 존자를 잘 알아 보셨습니다." 왕은 남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슷로 나아가세나 존자를 알아 보았음 을 기뻐했다.

    그러나, 미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를 보자마자, 두렵 고 얼떨떨하고 또 불안해졌다. 이때의 정경을 읊은 시는 다음과 같다.

    현명하고 청정하며, 가장 훌륭하고 유감없이 자신을 잘 다스리는 나아가세나 존자를 보고, 마린다 왕은 이렇게 말했도다. 많은 논사를 만났고, 많은 대론을 해 보았으나 오늘처럼 놀람과 두려움으로 마음을 압도당한 일은 결코 없었다. 아마도 오늘은 내가 패배하고, 승리는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갈 것이다. 내 마음은 몹시 불안하도다.

    Ⅱ. 대론

    [1 장] 1.이름에 관한 문답 미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가 앉아 있는 곳으로 갔다.
    가까이 가서 공손히 예배드린 다음, 다정하고 정중하게 인삿말을 나누고, 예의 바르 게 한 편에 비켜 앉았다. 나아가세나 존자도 답례로서 왕의 마음을 기 쁘게 했다. 미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를 향하여 질문을 시작했다. "존자는 어떻게 하여 세상에 알려졌습니까. 그대의 이름은 무엇이라고 합니까." "대왕이여, 나는 나아가세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의 동료 수행자들 은 나를 나아가세나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나에게 나아가 세나, 수우라세나, 비이라세나, 시잉하세나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 다. 그렇지만 나아가세나라는 이름은 명칭, 호칭, 가명, 통칭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기에 인격적 개체-즉 육체속에 있는 영원 불변한 것-는 인 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때, 미린다 왕은 5백 명의 요나카 인과 8만 명의 비구에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이름 속에 내포된 인격적 개체는 인정할 수 없다' 고 말합니다.

    지금 그 말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다시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를 향하여 질문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만일 인격적 개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 대에게 의복과 음식과 침대와 질병에 쓰는 약물 등 필수품을 제공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계행을 지키는 자, 수행에 힘쓰는 자, 수도한 결과 열반에 이르는 자, 살생을 하는 자, 님의 것을 훔치는 자, 세속적인 욕 망 때문에 바르지 못한 행위를 하는 자, 술을 마시는 자는 누구입니까. 또 무간지옥에 떨어질 다섯가지 역죄를 짓는 자는 누구입니까.

    만일, 인격적 개체가 없다고 한다면 공도 죄도 없으며, 선행과 악행의 과보도 없을 것 입니다.

    존자여, 설령 그대를 죽이는 자가 있더라도 살생의 죄는 없을 것 입니다.
    따라서 그대의 승단에는 스승도, 계를 가르치고 전해주는 스승도, 비구의 계도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대는 말하기 를 `승단의 수행 비구들은 나를 나아가세나라 부르고 있다'고 하였습니 다.

    그렇다면 나아가세나라고 부리우는 것은 대체 무엇입니까.

    존자여, 머리털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대왕이여, 그런 말씀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대의 몸에 붙은 털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손톱.살갗.살.힘줄.뻐.뼛골.콩팥.염통.간장.늑막.지라 .폐.창자.창자막.위.똥.담즙.담.고름.피.땀.굳은 기름.눈물.기름.침.콧 물.관절 속의 액체.오줌.뇌들 중, 그 어느 것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아니면 이들 전부가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나아가세나 존자는 그 어느 것도, 그것을 전부도 모두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존자여, 물질적인 형태나, 느끼는 작용이나, 표상의 작용이 나, 형성하는 작용이나, 식별하는 작용이 나아가세나입니까." 존자는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들 색.수.상.행.식을 모두 합친 것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대왕." "그러면 오온을 제외한 어떤 것이 나아가세나입니까." 나아가세나 존자는 여전히 아니라고 대답햇다.

    "존자여, 나는 그대에게 물을 수 있는 데까지 다 물어보았으나, 나아가 세나를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세나란 빈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 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있는 나아가세나는 어떤 자입니까. 존자여, 그 대는 `나아가세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씀하였 습니다." 그 때 나아가세나 존자는 미린다 왕에게 반문했다.

    "대왕이여, 그대는 귀족 출신으로 호화롭게 자랐습니다. 만일 그대가 한낮 더위에 맨발로 뜨거운 땅이나 모랫벌을 밟고 울퉁불퉁한 자갈 위 를 걸어 왔다면 발을 상했을 것입니다. 몸은 피로하고 마음은 산란하 여 온 몸에 고통을 느낄 것입니다. 도대체 그대는 걸어서 왔습니까. 아 니면 탈 것으로 왔습니까."

    "존자여, 나는 걸어서 오지 않았습니다. 수레를 타고 왔습니다."
    "수대왕이여, 그대가 수레를 타고 왔다면 무엇이 수레인가를 설명해주 십시요.
    수레의 채가 수레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굴대가 수레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바퀴나, 차체나, 차틀이나, 멍에나 밧줄이나 바퀴살이나 채찍이 수레 입니까." 왕은 이들 모두를 아니라고 대답했다. "대왕이여, 나는 그대에게 물을 수 있는 데까지 다 물어보았으나 수레 를 찾아낼 수 없습니다.

    수레란 단지 빈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 다면 그대가 타고 왔다는 수레는 대체 무엇입니까. 그대는 `수레는 존 재하지 않는다'고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씀한 셈이 됩니다. 그대는 전 인도에서 제일 가는 임금님입니다. 무엇이 두려워서 거짓을 말씀했습니까."

    이렇게 물은 다음, 나아가세나 존자는 5백 명의 요나카인과 8만 명의 비구들에게 말했다. "미란다 왕은 여기까지 수레로 왔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 이 수레인가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했을때, 이것이 수레이다 라고 단정 적인 주장을 내세울 수 없었습니다. 그대들은 대왕의 말씀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 5백명 요나카 인은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말씀해 보십시오." 그래서 미린다 왕은 존자에게 다시 말했다. "존자여, 나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수레는 이들 모든것, 즉 수 레채.굴대.바퀴.치제.차틀.밧줄.멍에.바퀴살.채찍 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에 반연하여<수레>라는 명칭이나 통칭이 생기는 것입니 다." "그렇습니다. 대왕께서는 <수레>라는 이름을 바로 파악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대가 나에게 질문한 모든 것, 즉 인체가 만들어 내는 서른 세가지 물질과 존재의 다섯 가지 구성요소를 반연하여 <나아가세나>라 는 명칭이나 통칭이 생기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바지라 비구니는 세존 앞에서 이 같은 싯구를 읊은 일이 있습니다." <수레>라는 말이 생기듯, 다섯 가지 구성 요소가 존재할 때 생명 있는 존재라는 이름도 생기노라. "훌륭하십니다. 존자여, 정말 희귀합니다. 내가 그대에게 한 질문은 매 우 어려웠습니다만 훌륭하게 대답하였습니다. 만일, 부처님께서 여기에 계신다면 그대의 대답을 입증하실 것입니다. 잘 말씀하였습니다. 존자 여, 정말 잘 말씀하였습니다."

    2. 나이에 관한 문답 "존자여,

    그대는 출가하여 비구가 된 지 몇 년이 되었습니까." "대왕이여, 일곱입니다." "존자여, 그대가 말씀한 <일곱>이란 무엇을 말한 것입이까. 그대가 <일 곱>이란 것입니까. 아니면 수가 <일곱>이란 것입니까." 바로 그 때, 온 몸을 화려하게 장식한 왕의 그림자가 땅과 물항아리 속 에 비쳤다. 존자는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그대의 그림자가 땅 위와 물항아리 속에 비쳤습니다.

    도대 체 그대가 왕입니까. 아니면 저 그림자가 왕입니까." "존자여. 내가 왕입니다. 그림자는 나로 인하여 생긴 것 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법의 햇수가 <일곱>이라는 것이요, 내가 <일곱> 인 것은 아닙니다. 대왕이여, 그대의 그림자 경우처럼, 나로 인하여 < 일곱>이 생긴 것입니다." "훌륭하십니다. 존자여, 정말 희귀합니다. 나의 질문은 아주 어려웠는 데 훌륭한게 해답하였습니다."

    3. 장로의 엄중한 약속-대화를 성립시키는 근거

    왕은 말했다. "존자여, 나와 다시 대론하시겠습니까" "대왕이여, 만일 현자로서 대론을 원한다면 나는 그대와 대론하겠습니 다.

    그러나 만일 왕자로서 대론을 원한다면 나는 그대와 대론하지 않겠 습니다."
    "존자여, 현자로서 대론한다 함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대왕이여, 대체로 현자의 대론에 있어서는 문제가 해명되고, 비판 받 고, 수정 받고, 반박 받지만, 그것으로 성내는 일이 없습니다. 대왕이 여, 현자는 진정 이렇게 대론합니다. "또, 왕자로서 대론한다 함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대왕이여, 왕자들은 대개 대론에 있어서 한 가지 일을 주장하고, 한 가지 점만을 밀고 나가며, 만일 그 일과 그 점에 따르지 않으면 `이 사 람에게는 이러 이러한 벌을 주어라'라고 명령합니다.

    대왕이여, 왕자는 바로 이렇게 대론합니다." "좋습니다. 나는 왕자로서가 아니라 현자로서 대론하겠습니다. 존자께 서는 마치 비구나 사미나 신도나 정원사와 대론하는 것처럼 마음 놓고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대론해주십시오. 조금도 염려 마시길 바랍니다." "대왕이여, 좋습니다." 존자는 쾌히 동의했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동서의 예지가 불꽃 튕기는 대론을 시작한다.

    그 첫 대론은 참으로 기발한 대화이다.
    그것은 팽팽한 활시위와 같이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위대한 명작의 막이 오르기 전의 예고 와 같은 전조의 대화는 아주 짧다. "존자여, 나는 이미 질문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벌써 대답하였습니다." "그대는 무엇을 대답하였습니까." 그러나, 곧 미린다 왕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 비구는 위대한 현자다. 정말 나와 대론할 수 있다. 나는 그에게 물 을 것이 많다. 그에게 모든 것을 묻기 전에 해는 서쪽으로 질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일 궁정에서 대론함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왕은 데바만티야에게 말했다. "데바만티야여, 그대는 존자에게 내일 대론은 궁정에서 하자고 알려라." 미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작별 인사를 마치고 말에 올라 `나아 가세나, 나아가세나'를 외우면서 돌아갔다. 데바만티야는 존자에게 그 전갈을 아뢰었다. 존자는 그 제의를 즐겁게 받아들였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데바만티야와 아난타카아야와 만쿠리오 삽바딘나는 미린다 왕에게 가서 이렇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나아가세나 존자가 오늘 오십니까." "그 분이 원하는 만큼 많은 비구들과 함께 오실 것이다." 삽바딘나는 왕에게 말했다. "그 분더러 열 사람의 비구만을 데리고 오시라 하십시오." 왕은 삽바딘나에게 다시 말햇다. "모든 준비는 다 되었다. 몇 사람이든 그 분이 원하는 만큼 많은 비구와 함께 오시라고 하여라." 삽바딘나는 왕에게 거듭 말했다. "그 분더러 열 사람의 비구만을 데리고 오라고 하십시오."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너에게 거듭 말하노니 몇 사람이든 그 분이 원하는 만큼 많은 비구와 함께 오시라고 하여라. 삽바딘나는 나의 뜻을 어기고 사람 수를 제한하려고 하는구나. 그렇게 되면 내가 비구들에게 음식을 공양할 수 없는 것으로 그 분이 생각하지 않겠는가." 이 말을 듣고 삽바딘나는 무안해 했다.

    4. 아난타카아야의 영혼에 관한 문답

    데바만티야와 아난타카아야와 만투라는 존자에게 가서, `미린다 왕은 얼마든지 그대가 원하는 만큼 많은 비구와 함께 오시라고 하십니다'고 전했다. 존자는 그날 오전에 장삼을 입고 바루와 가사를 손에 들고서 8만 명의 비구와 함께 사아가라로 떠났다. 아난타 카아야가 존자에게 가까이 가 물었다. "존자여, 제가 나아가세나라고 말할 때, 그 나아가세나란 무엇입니까." 장로는 대답했다.

    "그대는 나아가세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들이 쉬고 내 쉬는 숨이 나아가세나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나간 숨이 돌아오지 않거나 들어 온 숨이 나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살아 있을 수 있겠는가."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나팔 부는 사람이 나팔을 불 때 그가 내 쉰 숨이 다시 그에게로 돌아 오는가." "아닙니다.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피리 부는 사람이 피리를 불 때 그가 내 쉰 숨이 다시 그에게로 돌아 오는가."

    "아닙니다, 존자여." "그렇다면 그들은 왜 죽지 않는가." "저는 그대 같은 논자와는 논의할 수 없습니다. 존자여, 그 뜻이 어떠 한가를 말씀 해 주십시오." "호흡에는 영혼이 없다. 들이 마시는 숨과 내 쉬는 숨은 신체 구조의 계속적인 활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장로는 대답했다. 그리고 그에게 논을 설명해 주엇다. 그 결과 아난타카아야는 승단의 시주가 되겠다고 서약했다.

    5. 출가의 목적

    나아가세나 존자는 미린다 왕의 궁정에 이르러 미리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왕은 존자와 함께 온 비구들 모두에게 여러 가지 음식과 옷을 공 야하였다. 식사가 끝나자, 왕은 존자와 비구 열 사람만 남기고 나머지 사람은 돌아가도록 하였다. 자리가 정돈되자 왕은 물었다. "존자여, 무엇에 관해 대론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질리에 이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리에 관해서 대론하면 어 떻겠습니까." 왕은 물었다. "존자여, 그대가 출가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또 그대의 최고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장로는 대답했다. "우리가 출가한 목적은 괴로움을 없애고, 다시는 괴로움이 생기지 않도 록 하는데 있습니다. 세속에 대한 집착이 없고, 완전히 해탈하는 것이 최고의 목적입니다." "존자여, 비구들 모두가 그와 같은 고상한 목적을 가지고 출가하였습니 까." "대왕이여,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런 목적으로 출가하 였습니다만, 어떤 사람은 폭군에 대한 공포 때문에, 어떤 사람은 도둑 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하여, 또 어떤 사람은 생활 수단으로 출가하였습니다."

    "존자여, 그대는 무슨 목적으로 출가하였습니까." "대왕이여, 실은 나는 어려서 출가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 때 나는 궁극적인 목적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들 사문은 현자이다.

    이 분들은 나를 공부시켜 줄 것이다'고 그리고 나는 그 분들에게서 배웠기 때문에 지금은 출가하는 목적과 자체하는 이익이 무엇인가를 알았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존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