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깨달음의 내용 (1) 중도(中道)
붓다의 깨달음은 그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그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하나의 추측이외에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또, 그의 가르침
모두가 다 깨달음의 내용일수도 있겠으나,
그 많은 교리와 사상을 하나로 일이 관지(貫之)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부처님이 깨치고 나서 제일 먼저 설법을 했을 때 한 이야기가 그에 가장 가깝고,
세월이 흐르면서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서 교리내용을 조직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옛날 함께 수행했던 다섯 비구를 찾아 온 부처님.
그들을 앞에 두고 최초로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리신다(初轉法輪).
수행자들이여, 이 세상에는 두 가지 극단적인 길이 있으나,
수행자는 그 어디에도 가까이 해서는 아니 된다.
여래(如來)는 이들 모두 버리고서 깨달음을 얻었다.
이른바 中道의 선언이다.
두 가지 극단은 무엇일까.
두 가지 측면에서 대답 지어 질 수 있다.
첫째,
인식론적으로는 이 세간(世間)이 영원히 실재(實在)하고 절대적인 존재(神)도 있다고 하는
有的인 견해(常見)와 세간과 절대자는 물론이거니와 인간의 존재까지도 물질의 결합에
불과하다는 無的인 견해(斷見)의 양극단이 있다.
둘째,
실천 윤리적 측면에서의 두 가지 극단은 붓다의 개인적인 체험의 역사와도 결부되면서
쾌락에 치우친 삶과 고행(苦行)에 치우친 삶이다.
이러한 인식론적이거나 실천윤리적인 두 가지 종류의 모든 극단에서부터 붓다는
깨달음을 통해서 자유로워져 극단을 떠나 中道의 원리는 이후 불교사를 관통하면서
모든 대립과 투쟁을 극복, 조화 시켜 가는 원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