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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불교자료실

불타(佛陀)와 불전(佛傳)-붓다의 뛰어난 비구 제자들

by 회심사 2017. 5. 1.


-붓다의 뛰어난 비구 제자들-
    1) 훌륭한 스승과 그 제자들 어떤 한 인물을 평가함에 있어서, 그 문하에 어떤 제자들이 있는가를 살펴보면 그 스승의 인물됨과 인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스승 밑에는 반드시 훌륭한 제자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스승이신 붓다의 제자 중에는 매우 특출한 제자들이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그러한 제자들에 의해 스승의 가르침은 끊어지지 않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잘 전승되어 왔습니다.

    붓다 재세시(在世時)의 초기교단에서는 뛰어난 출가 제자들도 많이 있었지만, 훌륭한 재가 제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초기교단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우 훌륭한 업적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명성은 이미 당시에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특히 초기교단에서 출가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수행하여 거의 대부분 깨달음을 이루었으며, 또한 그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였습니다. 그 결과 붓다께서 교화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미 훌륭한 교단으로 성장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불교 상가(Sangha, 僧伽)는 당시 사회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모범적인 공동체가 되었던 것입니다.

    붓다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제자들의 훌륭한 장점들을 여러 대중 앞에서 칭찬하였습니다. 팔리어로 씌어진 [앙굿따라 니까야(Anguttara-nikāya, 增支部)]와 한역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 의하면, 붓다는 그 제자들 중에서 여러 가지 점에서 각각 제일가는 모범적인 제자들의 이름과 그 장점들을 열거하고 격찬하였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그러한 제자들의 장점을 본받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 팔리 니까야에 언급된 비구들

    먼저 팔리어 [앙굿따라 니까야]에 나타난 붓다의 뛰어난 출가 제자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비구들이여! 내 제자들 중에서 가장 먼저 출가한 사람은 안냐꼰단냐(Aññākondañña, 憍陳如)이다. 지혜제일은 사리뿟따(Sāriputta, 舍利弗)이며, 초능력의 으뜸은 마하목갈라나(Mahāmoggallāna, 大目犍連)이고, 청빈으로 으뜸은 마하깟싸빠(Mahākassapa, 大迦葉이고, 세속을 초월한 눈을 가진 이는 아누룻다(Anuruddha, 阿那律)이고, 가장 높은 가문의 출신은 밧디야 깔리고다야뿟따(Bhaddiya Kāligodhāyaputta)이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제일은 라꾼따까 밧디야(Lakunttaka-bhaddiya)이다. 사자후(獅子吼)를 하기로 제일인 자(者)는 삔돌라 바라드와자(Pindola Bhāradvāja)이며, 설교자(說敎者)로서 제일인 자는 뿐냐 만따리뿟따(Punna Mantāniputta)이고, 짧게 설해진 것을 상세하게 해설하기를 제일 잘하는 사람은 마하깟짜나(Mahākaccāna, 大迦旃延)이다.”

    “비구들이여! 내 제자로서 생각으로 형상(形相)을 나타내기를 제일 잘하고, 마음을 해탈하는데 있어 교묘(巧妙)하기로 제일인 자는 쭐라빤타까(Cullapanthaka, 周利槃特)이다. 지(智)에 있어 해탈하는데 교묘하기로 제일인 자는 마하빤타까(Mahāpanthaka)이다. 평화로운 마음에 머물기로 제일이고 보시를 받을만하기로 제일인 자는 수부띠(Subhūti, 須菩提)이다. 숲 속에 살기로 제일인 자는 레와따 카디라와니야(Revata Khadiravaniya)이다. 마음의 평안이 제일인 자는 깡카레와따(Kankharevata)이다. 싫어함이 없이 부지런히 노력하기로 제일인 자는 소나 꼴리위사(Sona Kolivīsa)이다. 아름다운 말을 하기로 제일인 자는 소나 꾸띠깐냐(Sona Kutikanna)이다. 탁발을 잘 받기로 제일인 자는 시와리(Sīvali)이며, 믿는 마음이 굳기로 제일인 자는 밧깔리(Vakkali)이다.”

    “비구들이여! 내 제자로서 배우는 것을 좋아하기로 제일인 자는 라훌라(Rāhula, 羅睺羅)이다. 신심으로써 출가한 제일인 자는 랏타빨라(Ratthapāla)이다. 맨 처음으로 음식표를 탄 자는 꾼다다나(Kundadhāna)이다. 제일가는 시인은 방기사(Vangīsa)이며, 모든 사람을 분기(奮起)시키기로 제일인 자는 우빠세나 방간따뿟따(Upasena Vangantaputta)이다. 숙소 배정의 제일인 자는 닷바 말라뿟따(Dabba Mallaputta)이다. 제천인(諸天人)이 좋아하기로 제일인 자는 삘린다왓차(Pilindavaccha)이며, 기민(機敏)한 천분(天分)을 가지기로 제일인 자는 바히야 다루찌리야(Bāhiya Dārucīriya)이다. 설법이 정성스럽기로 제일인 자는 꾸마라깟싸빠(Kumāra-kassapa)이며, 지장(支障)없는 배당(配當)을 찬양하기로 제일인 자는 마하꼿티따(Mahākotthita)이다.”

    “비구들이여! 내 제자로서 가장 많이 설법을 듣고 깊이 깨닫고, 기억력도 좋고, 태만하지 않고 그리고 또 내 옆에서 시봉하기로 제일인 자는 아난다(Ānanda, 阿難陀)이다. 많은 제자들로 둘러 쌓여있는 자는 우루벨라깟싸빠(Uruvela-kassapa)이며, 집집마다 기쁨을 주기로 제일인 자는 깔루다이(Kāludāyī, 迦樓陀夷)이며, 앓지 않는 것으로 제일인 자는 밧꾸라(Bakkula)이다. 전생에 관한 투시력이 제일인 자는 소비따(Sobhita)이며, 승단의 규율을 지키기로 제일인 자는 우빨리(Upāli, 優波離)이다. 여성 수행자들을 가르쳐 인도하기로 제일인 자는 난다까(Nandaka)이며,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등 제근(諸根)의 문(門)을 잘 지키기로 제일인 자는 난다(Nanda, 難陀)이다. 제자들을 교도하기로 제일인 자는 마하깟삐나(Maha-kappina)이며, 불에 관해 교묘하기로 제일인 자는 사가따(Sāgata)이며, 문제를 내세우기로 제일인 자는 라다(Radha)이며, 녹의(鹿衣)를 입기로 제일인 자는 모가라자(Mogharāja)이다.”

    2) [증일아함경]에 언급된 비구들

    다음은 한역의 [증일아함경]에 나타난 붓다의 뛰어난 출가 제자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내 성문(聲聞) 중의 첫째 비구로서, 너그럽고 어질며 아는 것이 많아, 능히 잘 권하고 교화하여 성스러운 무리[聖衆]들을 붙들어 기르면서 그 위의(威儀)를 잃지 않는 이는 바로 아약구린(阿若拘隣) 비구요, 처음으로 법 뜻을 듣고 네 가지 진리[四諦]를 생각한 이도 바로 아약구린 비구요, 능히 잘 권하고 인도하여 사람들을 복으로 제도하는 이는 바로 우다이(優陀夷) 비구요, 빨리 신통을 이루어 중간에 후회가 없는 이는 바로 마하남[摩訶男] 비구요, 항상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발로 땅을 밟지 않는 이는 바로 선주(善肘) 비구요, 허공을 타고 다니면서 교화하되 영화를 바라는 마음이 없는 이는 바로 파파(婆破) 비구이니라.

    천상에 살기를 좋아하고 인간에 살지 않는 이는 바로 우적(牛跡) 비구요, 항상 오로(惡露)의 더럽다는 생각으로 관하는 이는 바로 선승(善勝) 비구요, 성스러운 무리[聖衆]들을 붙들어 기르되 네 가지로 공양하는 이는 우유비가섭(優留毘迦葉) 비구요, 마음이 고요하여 모든 결박을 항복 받는 이는 강가섭(江迦葉) 비구요, 모든 법을 밝게 관찰해 조금도 집착이 없는 이는 바로 상가섭(象迦葉) 비구이니라.”

    “내 성문 중의 첫째 비구로서, 얼굴이 단정하고 걸음이 조용한 이는 바로 마사(馬師) 비구요, 지혜가 끝이 없어 모든 의심을 푸는 이는 바로 사리불(舍利弗) 비구요, 신령스런 발을 가볍게 들어 시방으로 날아다니는 이는 바로 대목건련(大目揵連) 비구요, 용맹스레 노력하여 고행을 견디는 이는 바로 이십억이(二十億耳) 비구요, 열두 가지 두타(頭陀)의 얻기 어려운 행을 행하는 이는 바로 대가섭(大迦葉) 비구이니라.

    하늘눈이 제일[天眼第一]이어서 시방을 두루 보는 이는 바로 아나율(阿那律) 비구요, 좌선해 삼매에 들어 마음이 어지럽지 않는 이는 바로 이왈(離曰) 비구요, 능히 두루 권해 재강(齋講)을 베푸는 이는 바로 타라파마라(陀羅婆摩羅) 비구요, 승방을 세워 승려를 초대하여 베풀어 주는 이는 바로 소타라바마라(小陀羅婆摩羅) 비구요, 귀하고 큰 종족으로 집을 나와 도를 배우는 이는 바로 라타파라(羅吒婆羅) 비구요, 진리를 잘 분별해 도를 펴 연설하는 이는 바로 대가전연(大迦旃延) 비구이니라.”

    “내 성문 중의 첫째 비구로서, 중대[籌]를 잘 받아 금하는 법을 어기지 않는 이는 군두파막(軍頭婆漠) 비구요, 외도(外道)를 항복 받고 정법(正法)을 행하는 이는 바로 빈두로(賓頭盧) 비구요, 병을 잘 보아 약을 주는 이는 바로 식(識) 비구요, 옷과 음식 등 네 가지로 공양하는 이도 바로 식(識) 비구요, 게송을 잘 지어 여래의 덕을 찬탄하는 이는 바로 붕기사(鵬耆舍) 비구요, 언론으로 밝게 가려 의심이 없는 이도 바로 붕기사 비구요, 네 가지 변재를 얻어 어려운 질문에도 곧 대답하는 이는 바로 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 비구이니라.

    깨끗하고 한가한 곳에 머물고 대중과 함께 있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는 바로 견뢰(堅牢) 비구요, 걸식하고 욕을 참으면서 비바람을 피하지 않는 이는 바로 난제(難提) 비구요, 혼자 고요히 앉아 알뜰히 도를 생각하는 이는 바로 금비라(金毘羅) 비구요, 한 번 앉아 한 번 먹고 자리를 옮기지 않는 이는 바로 시라(施羅) 비구요, 세 가지 옷을 가지고 먹고 쉬기를 떠나지 않는 이는 바로 부미(浮彌) 비구이니라.”

    이 외에도 수많은 비구들의 이름과 그 특징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생략하였습니다. 한역의 [증일아함경]에 언급된 제자들의 이름 중에는 전혀 원어를 확인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위에서 인용한 팔리어 [앙굿따라 니까야]의 출가 제자 부분과 한역의 [증일아함경] 제3권 제4 제자품(弟子品)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실제 내용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학자들은 한역 [증일아함경]은 팔리어 [앙굿따라 니까야]보다 후대에 성립된 것이 거의 확실하며, 현재의 형태는 대승불교 성립 이후에 편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증일아함경] 제1권 서품(序品)과 제2권 광연품(廣演品)에는 대승불교에서 주장하고 있는 법신상주설(法身常住說)과 정토사상(淨土思想)의 편린(片鱗)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붓다께서 제자들의 이름과 장점을 언제 설했느냐에 따라 그 대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증일아함경]의 첫 번째에는 우루벨라 깟싸빠(Uruvela-kassapa, 優樓頻螺迦葉), 나디 깟싸빠(Nadi-kassapa, 那提迦葉), 가야 깟싸빠(Gayā-kassapa, 伽耶迦葉) 등의 삼형제가 나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붓다께서 당시 결발(結髮)의 행자(行者)였던 깟싸빠(Kassapa, 迦葉) 삼형제를 교화하여 그들이 이끌고 있던 천 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제자로 받아들인 것은 ‘전도선언(傳道宣言)’ 직후였습니다. 그때는 아직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와 같은 2대 제자들이 승단에 들어오기 전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의 이름이 빠져 있습니다.

    어쨌든 붓다의 제자들은 각기 타고난 능력과 기질을 살려 그 스승의 가르침을 널리 펴는데 한 몫을 다했습니다. 이처럼 붓다의 뛰어난 제자들은 각자 자기의 특색을 살려가며 수행과 교화에 헌신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불교 승단이 천편일률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방불교에서는 붓다의 뛰어난 제자 가운데 열 명을 가려 뽑아 십대제자(十大弟子)라고 하여 높이 받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십대제자로 정형화 된 것은 후대일 것입니다. 원래 붓다께서 제자들의 장점을 강조한 것은 각자의 능력과 특질을 높이 평가한 것일 뿐, 결코 제자들 사이에 서열을 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십대제자들만이 붓다의 최고 제자였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붓다께서 언제 제자들의 이름과 장점을 언급했느냐에 따라 그 대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록 십대제자의 명단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훌륭한 제자들도 많이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