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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무엇을 먼저 해야 할 지를

by 회심사 2017. 7. 29.

    부처님 당시에 만동자라는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좌선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세상은 항상(恒常)됨이 있는가, 항상 됨이 없는가, 세상은 한정이 있는가, 없는가, 목숨이 곧 몸인가 목숨과 몸은 다른가, 여래(如來)는 마침이 있는가 여래는 마침이 없는가, 여래는 마침이 있기도 하고 마침이 없기도 한가, 여래는 마침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가라는 이런 소견들은 다 제쳐 두시고 전연 말씀하지 않으신다. 나는 그것을 참을 수 없으며, 나는 그것을 옳게 여기지 않는다. 만일 세존께서 한결같이 세상은 항상 됨이 있다고 말씀하신다면, 나는 그 분을 따라 범행을 배우리라. 다른 의문들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확한 말씀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곳을 떠나야겠다.' 그날 해질녘에 좌선을 마치고 만동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앞서 생각했던 바를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만동자의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조목조목 조리 있게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결론적으로 그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은 마침내 그 의문을 풀지 못한 채 중간에서 목숨을 마치고 말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어서 '독화살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에 맞아 그 독한 화살로 인해 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가족들이 그를 가엾게 여기고 급히 의사를 불러 치료하려고 하는데, 화살에 맞은 사람이 이렇게 말을 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직 화살을 뽑아서는 안 된다. 나는 먼저 화살을 쏜 사람이 어떤 사람이며 화살은 무엇으로 활줄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든 것을 알기 전에는 화살을 뽑아서는 안 된다.' 이런 억지를 부린다면 그 사람은 온몸에 독이 퍼져 결국은 죽고 말 것입니다.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화살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화살이 어느 방향에서 날아왔는지에 대해 그가 품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도 전에 그는 죽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할지를 알아야 합니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에 부상을 당한 사람이 있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부상자를 병원으로 실어 나르는 일이요, 만일 피를 흘리고 있다면 응급조치를 해서 피를 멈추게 하는 일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어느 차가 잘못했는지, 어느 운전사의 과실인지, 고의적인 사고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이와 같은 시비는 부상자를 치료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습니다. 설사 그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 문제는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는 더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우선은 사람을 살리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어느 것을 먼저 할지를 생각하는 하루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