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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담익 스님 이야기

by 회심사 2017. 7. 29.

    옛날 중국 동진 시대에 법지라는 스님이 깊은 산속에 조그만 암자를 짓고 <법화경>을 읽어 외우는 일로 매일의 일과를 삼아 꾸준히 정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꿩 한마리가 그 옆에 와서 집을 짓고 살면서 스님의 경 읽는 소리만 나면 옆에 와서 조용히 고개를 들고 법화경 읽는 소리를 듣곤 하였습니다. 그러기를 칠년이 지난 어느 날 하루는 그 꿩이 왔는데 그 모습이 너무 수척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그 꿩을 쓰다듬어 주면서, '네가 비록 날짐승이지만 <법화경>의 말씀을 잘 들었으니 이 짐승의 몸을 벗어 버리면 반드시 사람으로 태어날 것이다.'하고 그날도 여전히 경전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 꿩은 가지도 않고 시무룩하니 주변을 어슬렁거렸습니다. 먹을 것을 주어도 먹지 않고 주변을 맴돌더니 그 다음날 뜰아래서 죽었습니다. 스님은 불쌍히 여기고 그 꿩을 깨끗한 곳에 묻어주고 부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그 스님의 꿈에 웬 파란 옷을 입은 동자가 나타나 공손히 예배하고 하는 말이 '저는 오늘 아침에 죽은 꿩입니다. 스님의 <법화경>읽으시는 소리를 오래도록 열심히 들은 공덕으로 저 아래 마을 왕씨네 집에 아들로 태어날 것입니다. 그 남자 아이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조그마한 꿩의 털이 붙어 있을 터이니 스님께서 확인해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는 사라졌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스님은 예사로운 꿈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다가 열 달 후에 알아보니 그 왕씨네 집에 아들이 태어났다고 하였습니다. 스님이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집을 찾아가니 그 아이가 스님을 보더니 스님 품안으로 달려들면서 우리 스님 왔다고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그 아이의 부모에게 전후사실을 말하고 겨드랑이를 확인해 보니 과연 꿩의 털이 세 개나 박혀 있었습니다.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지만 스님은 아이의 부모에게 조용히 일렀습니다. '이 아이는 부처님과 인연이 깊은 아이이니 일곱 살이 되면 내가 절에 데려가서 스님이 되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 모두가 부처님의 은덕인 줄 아시고 잘 길러 주십시오.'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후 아이가 일곱 살이 되어 스스로 절에 찾아가 스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열여섯 살이 되어 정식으로 계를 받고 스님이 되었는데 <법화경>을 가르치니 옛날에 배운 사람처럼 줄줄 읽어갔습니다. 스님은 아이에게 겨드랑이에 꿩의 털이 있는 아이라 하여 법명을 담익이라고 지어 주었습니다. 이 담익 스님은 <법화경>을 통달하여 뒷날 큰 스님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