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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네 종류의 보시

by 회심사 2017. 7. 29.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그 당시 한 바라문의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을 남달(藍達)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큰 부자로 많은 재산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라문의 법에 따라 큰 시주가 되어 이름을 드날려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바라문은 5년 동안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재물과 법의 두 가지 보시를 행했는데 5천명의 바라문들에게 의복과 평상, 의약과 값진 보물들과 제사기물을 아끼지 않고 주었습니다. 이것을 시주받은 바라문들은 남달 장자를 위해 여러 신과 사산(四山). 오악(五嶽)과 별. 물. 불 등에 제사지내며 '언제나 남달 장자에게 복을 내리소서.'하는 축원을 올렸습니다. 어느덧 5년이 지나 무차대회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남달 장자는 매우 성대한 법회를 열었는데, 물건의 가짓수로는 무려 8만 4천여 종이나 되었습니다. 이 날 마지막 모임에는 국왕은 물론 대신, 바라문 장자들이 다 모여서 한바탕 부산하게 떠들어대며 즐거워했습니다. 부처님은 이런 광경을 보시고 탄식하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저 장자 바라문은 왜 저리도 어리석은가. 보시는 저처럼 많으나 그에 대한 복은 적구나. 마치 불 속에 씨앗을 심는 것 같으니 어떻게 과보를 받겠는가. 만일 내가 교화하지 않으면 그는 영원히 진리와는 멀어질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곧 일어나 옷을 장엄하시고, 신통으로 땅 속에서 솟아나 큰 광명을 놓아 그 대회를 두루 비추었습니다. 대중들은 이를 보고는 전에 없던 일이라 장자 남달을 비롯한 모든 대중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한 달에 천 번씩 제사를 드려 죽을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해도 잠깐 동안이나마 한마음으로 바른 법 생각하는 것만 못하느니 한 생각 사이 짓는 그 복은 죽을 때까지 제사지내는 것보다 나으리. 비록 백 년 동안 불신(佛神)을 받들어 섬기더라도 잠깐 동안이나마 부처님과 법과 스님을 공양하는 것만 못하노니 한 번 공양으로 짓는 그 복은 백 년 동안 불신(佛神)을 받드는 것보다 나으리. 이 게송이 끝나자 부처님은 남달과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시에는 네 종류가 있다. 첫째는 보시하는 것은 많은데 복의 과보가 적은 것, 둘째는 보시하는 것은 적은데 복의 과보가 많은 것, 셋째는 보시하는 것도 많고 복의 과보도 많은 것, 넷째는 보시하는 것도 적고 복의 과보도 적은 것이 있다. 보시하는 것은 많은데 그 복의 과보가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그것은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들의 보시다. 생물을 죽여 제사 지내며 술을 마시고 노래하며 춤추는 그런 보시다. 이는 재물만 허비할 뿐 복된 지혜의 보시가 아니다. 보시하는 것도 적고 그 복의 과보도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이는 인색하고 이기적인 욕심으로 평범한 도사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이는 둘 다 어리석기 때문이다. 보시하는 것은 적은데 복의 과보가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이는 인자한 마음으로 도인을 받들고, 그 도인은 그 보시를 받아 부지런히 공부한다면 비록 보시는 적으나 복을 받는 과보는 많게 된다. 보시하는 것도 많고 복을 받는 과보도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만일 어떤 현명한 사람이 세상의 덧없음을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재물을 보시하여 탑과 절과 과수원을 만들거나, 부처님께 옷과 신과 평상과 음식을 공양한다면 마치 다섯 개의 큰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같이 그 복의 과보도 많다는 것이다. 보시는 비유하자면 마치 농사짓는 땅이 기름지거나 메마른 것에 따라 수확이 달라짐과 같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네 종류의 보시 공덕에 대한 말씀과 더불어 복을 얻는 네 가지 인연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첫째는 중생들이 굶주려 있으면 그들에게 음식을 공양하며 목숨을 잇게 하고, 둘째는 중생들이 병들어 고통 받고 있으면 그들을 보살피고 공양하며 편하게 하여 줄 것이며, 셋째는 가난하고 고독한 자가 있으면 그들과 함께 공양하며 보호하여 주고, 넷째는 청정하게 수행을 하는 이가 있으면 그를 위하여 옷과 법을 공양하고 외호하는 것이다. 굶주린 사람에겐 양식이 되어 주고, 병든 사람에겐 간병인이 되어 주고, 나태한 사람에겐 경책을 하는 그런 불자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가져봅니다. 좋은날 만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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