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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우담바라 꽃이 피였습니다.

by 회심사 2017. 8. 3.

    우리 부처님께서 6년간의 설산 고행으로 도를 이루시고 법륜을 굴리신 이후, 33조사를 통해 불법은 이심전심 전해졌으며 또한 각 국으로 전파되어 각각 여러 종파를 이루었습니다.

    이렇듯 불법의 전래 과정과 그 이어온 불 맥을 우리는 흔히 우담바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우담바라라는 꽃은 중생들의 육안으로는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고, 오직 혜안이 밝은이나 법안을 가진 사람만이 그것을 바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33조사를 통해, 그리고 이후 수많은 나라의 스님들이 갈래갈래 꽃잎 하나씩을 피워 지금 우리의 우담바라는 갖추어져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각국을 통해 꽃잎 하나하나에 빛을 더하고 그 꽃에 생명력을 더할 스님이 얼마나 더 나올지는 부지기수라 하겠습니다.

    부처님으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래 우리나라에서도 부처님 법은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데, 만약 종이와 먹으로써 부처님의 종지를 나타내고자 한다면, 보조일종(普照一宗)은 이 땅에 떨치고도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묘리가 있으며, 우리는 그 의미를 깊이 새겨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앉아 있는 이 법당은 깨치기 위한 방편으로써 존재하는 것입니다.
    수행을 하는 부처님과 부처님을 따르는 이들을 위하여 세워진 것이지, 여기에서 무슨 종(宗)을 나타내는 것이 아닙니다. 종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요, 종이라 하는 것은 그 보이지 않는 가운데 궁극에 위치한 깨우침의 거처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절은 설사 없어져도 부처님의 종지는 없어지지 아니하고, 더하고 모자람도 없으며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채 보이지 않는 그 어디에도 존재 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총상적으로 볼 때 온 세상이 한 송이 꽃이라면 각 국에 퍼져나간 불 맥은 꽃잎이라 하겠습니다. 우리가 앉아 있는 이 법당을 놓고 보더라도 총상적으로는 우담바라 꽃이요, 별상 적으로는 기와 한 장, 서까래, 기둥, 문짝 등등이 그 꽃잎에 해당된다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수행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이는 불법에 많은 방편과 천 칠백 각각 총체적 불법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담바라 꽃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잡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의 눈으로만이 보이고, 마음의 손으로써 거며 줘야 그 실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우담바라의 광명은 시방세계에 두루 변조하며 모든 중생들이 그 혜택을 입고 있지만 눈 어두우니 보지 못하고, 귀먹으니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디 온 중생들이 모두 자신의자등화(自燈火)를 밝혀 시방세계에 두루 반조하기를 바랍니다.

    보산 법광 두 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