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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깨침의 송 (혜감국사)

by 회심사 2017. 8. 3.

    달은 한마음의 도장(印)이요
    구름은 만권의 경전이다”

    혜감 국사는 13세 되던 해 가을 장성 백양사에 갔다 가 물외암(物外庵)의 선경(仙境)을 보고 세속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곧바로 진(眞) 대사에게 나 아가 출가하였다.

    출가하자마자 경율(經律)을 수학한 국사는 남쪽 지역을 유력하며 제방의 선지식들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특히 부휴 선사에게 대장경을 배운 국사는 당 시 수백 명의 제자들 가운데 운곡 충휘(雲谷沖徽), 송월 응상(松月應祥)과 함께 ‘법문삼걸(法門三 傑)’로 꼽힐 정도로 법문에 능통했다. 국사의 공부 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휴정 선사가 묘향산에서 선풍을 크게 떨쳐 일으킨다. 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법을 구하였다.
    휴정 선사 는 국사를 보자마자 불도를 능히 수행할 수 있는 소질이 있는 수행자로 판단하고 그 자리에서 제자로 받아들였다. 휴정의 회상에서 수참한 지 3년 만에 당(堂)을 열고 법화(法化)를 폈다. 이 때 국사는 약 관 20세였으며, 스승 휴정은 국사에게 다음과 같은 게송을 내렸다.

    “그림자 없는 나무를 쪼개다, 물속의 물거품을 태우니. 어허, 우습다, 소를 탄 사람이 소를 타고 소를 찾다니(斫來無影樹 盡水中 可笑騎牛者 騎牛更覓 牛).”국사는 이 게송을 화두로 경서에 밝은 제방 의 종장(宗匠)들을 찾아다니며 20여 년간 여쭈었으나 그 뜻을 명확히 일러주는 이가 없었다.

    결국 국사는 20여 년간의 두타 행을 그만두고 스승 휴정이 있는 묘향산을 다시 찾아 용맹정진에 들었다. 영하 40℃의 추위가 계속되는 한 겨울 어느 날, 국사는 눈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모습을 보고 무생무멸(無生無滅)의 진리를 확연히 깨달았다.

    검각(劍覺 : 부처님의 칼)

    飛星爆竹機鋒峻(비성폭죽기봉준)
    烈石崩 氣像高(열석붕의기상고)
    對人殺活如王劍(대인살활여왕검)
    凜凜威風滿五湖(늠름위풍만오호)

    비성(飛星)과 폭죽(爆竹)의 날카로운 칼날 우뚝하고, 갈라지는 돌 무너지는 언덕의 기상 높도다.
    사람을 죽이고 살림이 왕의 검과 같은데, 늠름한 위풍이 온 세상에 가득하도다.

    국사의 깨달음은 무명(無明)의 적을 죽이고, 법신 (法身)의 불(佛)을 살리는 살활기선(殺活機禪)의 선풍이다. 선관(禪觀)은 마조ㆍ황벽ㆍ임제ㆍ덕산ㆍ조 동 등 여러 조사들의 가풍을 두루 수용하고 간화선 과 묵조선을 겸비하여 선의 기용을 폭넓게 전수하였다.

    국사가 특히 강조한 것은 살활기선(殺活機禪)이었는 데, 활구(活句)를 묻는 제자에게 “동국삼산(東國三 山)의 태능이 나이 아흔이 되도록 백가지 일에는 무능하구나. 그러나 종문(宗門)의 눈이 활짝 틔어서 한 손만으로도 죽고 살리는 능력을 다 발휘하고 있구나. 고 하였다.

    또한 국사는 스승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에만 안주하지 않고 편양 않기 선사와 더불어 산속의 수행을 추구하는 수행자로 살아간 무위인(無位人 : 자기의 본래면목을 깨달아 경지에 이른 사람을 뜻함)이기도하다.

    교(敎)를 묻는 제자들에게 국사는 “도(道)를 배워 세월 깊고 깊으매, 시공을 넘어 온 누리에 하나의 영심(靈心)뿐. 계절 바뀐다고 영심도 늙으랴, 공자 v와 부처도 두 마음 아니네. 물은 승니의 파란 눈이요, 산 은 부처님의 푸른 머리로다. 달은 한 마음의 도장 (印)이요, 구름은 만권의 경전이다”고 설했다.

    이러한 국사의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일문(一門)을 이루어 소요종파(逍遙宗派)를 형성하고 있다. 조선 명종 17년(1562) 담양에서 태어난 국사는 인조 27년 (1649) 세수88세 법랍 73세로 입적했다.

    임진왜란 때는 승군으로, 병자호란 때는 인조가 피 신한 남한산성의 서쪽 성을 수축한 국사에게 효종 은 조선조 처음으로 ‘혜감국사(慧鑑國師)’라는 시 호를 내리고 비를 세웠다. 법명은 태능(太能), 법호 는 소요(逍遙), 시호는 혜감국사, 속성은 오 씨다.

    이 글을 읽으며 조용히 삼매에 드는 것이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거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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