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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인과란 무엇인가?-용성 큰스님 법문

by 회심사 2017. 11. 6.

    어떤 사람이 묻기를-
    금생에 인을 지으면 다음 생에 과를 받는다는 인과의 말씀은 믿기가 어렵습니다.

    용성스님이 대답하기를-
    그대는 어찌하여 인과를 이상하게 생각하는가. 천지만물과 사시사철과 인생의 매일의 동정(動靜)이 모두 인과를 벗어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봄을 인하여 여름이 오는 결과가 있고, 여름을 인하여 가을이 오는 결과가 있으며, 가을을 인하여 겨울이 오는 결과가 있고, 겨울을 인하여 봄이 오는 결과가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람은 자리에 앉으면 일어설 것이며, 섰으면 누울 것이고, 누우면 반드시 일어날 것이니 이것이 곧 인과의 이치이다.
    또한 내가 남에게 착하게 하면 남들도 선하게 대할 것이며, 내가 미워하면 저들도 나를 미워하는 것이니 비유하면 밭에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는 것과 같다.

    그대가 세상에 귀신들린 사람을 보았는가? 어떤 사람이 묘한 술법을 성취하기 위해서 혹 천신이나 건달바 신을 지극히 섬기다가 그 신들의 감응함을 얻은 사람은 눈과 얼굴빛이 변하고 성격도 달라진다. 또한 깨끗한 것과 좋은 향을 피우는 것을 좋아하므로 음식과 거처와 모든 것을 청정히 한다.

    그 사람에게는 천신(天神)이 붙어있는 곳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도저히 형적이 없으며 심지어 몸 전체를 빠짐없이 해부한다 하여도 귀신이 붙어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선심(善心)을 닦는 사람도 이와 같아서 자연히 심기가 평안하며 얼굴에는 악한 기운이 없고 덕기가 있으므로 모든 사람들이 다 보기를 좋아하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는 착한 형적이 붙어 있는 곳이 없으나 현세에도 이와 같이 좋은 것으로 변한다. 이것은 형체 없는 심식이 스스로 선심을 닦는 것을 인(因)하여 복덕 종자를 마음밭(心田)에 심는 것이니 이 사람은 후세에 가서 좋은 과보를 자연히 받는 것은 지혜 있는 사람은 알 수 있는 것이다.

    비유하면 정원에 계수나무나 전단향나무가 많이 있는데 우리가 그곳에 갔을 때 맑은 바람결에 향 내음이 우리의 코끝을 스쳐가니 저 형체 없는 바람이 형체 없는 냄새를 실어 이곳까지 왔다. 이와 같이 형체 없는 식(識)이 형체 없는 선업(善業)을 가져 후세로 옮겨가서 무한한 복락을 받는 것도 이와 같다.

    혹 어떤 사람이 술법을 성취하기 위하여 주문(呪文)을 일심으로 외우다가 그 술법을 성위한 사람의 얼굴색을 보면 노란색이 나고 몸에서는 누린 냄새가 난다. 또 부다나라는 악한 귀신이 붙으면 부패하고 더러운 물건을 좋아 하는데 그 사람의 몸을 해부하여도 형적을 볼 수가 없다.

    사람의 심식(心識)은 형적이 없지만 그 악업을 인(印)쳐 아뢰야식에 간직하여 두었다가 후세로 옮겨가는 것을 비유하면 우리는 이곳에 있는데 앞동산의 더러운 물건이나 썩은 송장의 더러운 냄새가 바람을 타고 이곳으로 날아오는 것과 같다.

    바람은 형체 없는 식에 비유하고, 악취는 악업에 비유한 것이니 일생에 지은 악업이 형적은 없으나 형적 없는 식이 형체 없는 악업을 가지고 후생으로 옮기어 악도에 태어나 고를 받는 것도 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