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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불교자료실

93. 아나율, 전생의 아내가 공양하다

by 회심사 2019. 2. 20.


-93. 아나율, 전생의 아내가 공양하다-
    -아누룻다 장로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따바나(기원정사)절에 계실 적에 아누룻다* 장로와의 인연으로 제 93구를 말씀하셨다. 어느 날 아누룻다 장로는 가사가 때 묻고 헤어져서 새 가사를 지으려고 쓰레기더미를 뒤지며 천 조각을 찾고 있었다. 전생에 아누룻다의 아내였던 잘리니는 지금은 신의 세계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누룻다가 옷감을 구한다는 것을 알고 신계(神界)의 좋은 옷감을 가져다 쓰레기더미에 겨우 보이게끔 하여 놓아두었다. 아누룻다는 그 천 조각을 찾아서 절에 가져왔다. 그가 가사를 짓고 있는데 부처님께서 으뜸 제자들과 원로 비구들과 함께 당도하셨다. 그 사람들도 가사 짓는 바느질을 도와주었다. 그러는 동안에 잘리니는 젊은 아가씨의 모양으로 둔갑하여 마을에 들어가서, 부처님과 제자들이 당도하셨노라고 알렸다. 그리고 또한 아누룻다 장로를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 잘리니는 마을 사람들을 부추겨서 절에 맛있는 음식을 바치게 하였다. 그 결과 절에 있던 모두에게 음식이 남아돌도록 음식이 들어왔다. 다른 비구들이 음식이 너무 많이 들어온 것을 보고 아누룻다를 비방하며 말했다. "자기 친척하고 재가신도들한테 음식을 꼭 필요한 만큼만 가져오라고 해야 하는 것 어닌가. 아마 지가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보여주려고 하는 수작일거야." 부처님께서 그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그리 생각하면 아니 되느니라. 내 아들 아누룻다가 자기 친척과 재가신도들한테 쌀죽과 다른 음식을 가져오라고 시켰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내 아들 아누룻다는 아무 것도 시키지 않았다. 아라한들은 음식이나 옷 같은 것에 대해선 말하지도 않느니라. 오늘 아침 너무 많은 음식이 절에 들어온 것은 하늘나라의 신이 부린 조화이지 사람이 한 짓이 아니니라." 그리하여 부처님께서 다음의 구절을 읊어 설법하셨다. 아라한은 중독 상태(有漏)에서 벗어났다. 음식에 집착하지 않는다. 아라한은 중생에서의 해방, 즉 텅 빈(空) 것이며, 표 나는 것 없는(無相) 열반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 그의 길은 허공에 새와 같아 자취가 있을 수 없다. * 아누룻다(Anuruddha): 십대제자(十大弟子) 중 천안제일(天眼第一) 아나율(阿那律) 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