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23. 사마바띠 이야기-
-사마바띠 이야기-
부처님께서 꼬삼비 근교의 고시따 절(美音精舍)에 계실 적에,
꼬삼비의 왕 우데나의 왕비 사마바띠와의 인연으로
제 21, 22, 23구를 말씀하셨다.
사마바띠는 자기 궁에 500명의 궁녀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 중에는 쿠줏따라라는 미천한 궁녀도 있었다.
쿠줏따라는 사마바띠를 위해 매일 같이 수마나의 꽃집에서 꽃을 사왔다.
한번은 쿠줏따라가 수마나의 집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수다원과를 얻었다.
쿠줏따라는 궁에 돌아와서 사마바띠 왕비와 500 궁녀에게 부처님의 설법을 들려주었다.
그래서 왕비와 궁녀들도 수다원과를 얻었다.
그날로부터 꾸줏따라는 더 이상 궂은일을 하지 않고,
사마바띠 왕비에게 어머니와 선생님의 노릇을 하게 되었다.
쿠줏따라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와서 왕비와 궁녀들에게 들려주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쿠줏따라는 삼장(三藏)에 통달하게 되었다.
사마바띠와 궁녀들은 무척 부처님이 보고 싶었고 경배하고 싶었다.
하지만 왕이 기분 나빠 할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그 여자들은 궁궐 담에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놓고서, 부처님이 지나갈 때
그 구멍을 통해 부처님을 보고 경배하였다.
부처님은 매일같이 고사까, 꾹꾸따, 빠바리야,
이 세 부잣집에 공양을 걸식하러 그 곳을 지나셨기 때문이다.
그 때 우데나 왕에겐 또 다른 왕비 마간디야가 있었다.
그녀는 바라문 마간디야의 딸이었다.
그녀가 왕비가 되기 전, 마간디야 바라문은 부처님을 보자 사위를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달려가서 마누라와 딸을 데리고 와서
아름다운 자기 딸을 줄 터이니 장가들라고 했다.
부처님은 거절하면서 말씀하셨다.
"마구니의 세 딸*, 딴하, 아라띠, 라가를 보았을 때에도
나는 관능적 쾌락에 대한 욕구를 느끼지 않았소.
더군다나 육체에는 오줌과 더러운 것이 가득 들어있고,
그 몸이 내 발에 닿는 것조차 싫소."
* 마구니(Mara)의 세 딸 : 싯다르타가 수행할 때,
마구니의 세 딸이 소녀, 처녀, 유부녀,
노파로 모습을 바꾸어 가며 성적인 유혹을 했다.
여기 나오는 세 딸은 상징적 의미이다.
딴하(Tanha)는 갈애(渴愛) --갈증을 느끼듯 애착하는 것,
아라띠(Arati)는 혐오(不樂) --수행자의 생활을 싫어하는 것,
라가(Raga)는 탐욕(貪慾)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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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그 말씀을 듣고, 그 바라문 부부는 둘 다 사다함과를 얻었다.
두 부부는 딸을 삼촌에게 맡기고 승가에 들어갔다.
결국 그 부부는 아라한의 경지에 올랐다.
부처님은 그 부부가 그날 사다함에 오르리란 것을 처음부터 아시고
무정하게 대답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딸 마간디야는 너무나 속이 상해서 한을 품고,
기회가 오면 꼭 복수하고 말리라하고 다짐했다.
나중에 삼촌이 마간디야를 우데나 왕에게 바쳐서 왕비가 되었다.
마간디야는 부처님이 꼬삼비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사마바띠와 궁녀들이 자기네 궁의 담에 구멍을 뚫어놓고
구멍을 통해서 경배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에 대한 원한을 갚으려고,
그리고 사마바띠 왕비와 궁녀들에게 해코지 하려고 흉계를 꾸몄다.
마간디야는 왕에게 사마바띠와 궁녀들이 궁궐 담에 구멍 뚫은 것을 일러바쳤다.
그리고 그들이 밖에서 몰래 만난다고, 왕에게 불충하다고 일러바쳤다.
우데나 왕은 담에 난 구멍들을 보았지만, 진실을 듣고서 노하지 않았다.
마간디야는 사마바띠가 왕에게 불충하며 왕을 죽이려 한다고 계속 흉계를 꾸몄다.
어느 날 왕이 며칠 동안 사마바띠의 처소에 류트(악기)를 가지고 갈 것을 알고서
류트에 뱀을 집어넣고 류트 구멍을 꽃다발로 막아 놓았다.
마간디야는 사마바띠의 처소로 우데나 왕을 따라가서는
왕에게 위험이 닥칠 것 같은 징조가 있고 그런 예감이 든다는 구실로 막아섰다.
사마바띠의 처소에서 마간디야가 류트 구멍에서 꽃다발을 치우자,
뱀이 기어 나와서 침대 위에 똬리를 틀었다.
왕은 뱀을 보고 사마바띠가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마간디야의 말을 믿게 되었다.
왕은 화가 났다. 사마바띠는 일어서고 궁녀들은 왕비 뒤에 서라고 명했다.
그리고는 활을 가져와서 살촉에다 독을 발라서 쏴버렸다.
그러나 사마바띠와 그 궁녀들은 왕에게 아무런 미움을 품지 않았으며
완전히 자비심의 힘으로 넘쳐 화살이 꽂히지 않고 튕겨 버렸다.
왕은 사마바띠가 결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부처님과 제자들을 궁궐에 초대해서 음식 공양을 하고
법문을 듣는 것을 허락하였다.
마간디야는 모든 흉계가 다 수포로 돌아갔음을 깨닫고서 마지막으로 확실한 흉계를 꾸몄다.
여자들이 모두 집안에 있을 때 사마바띠의 처소에 불을 지르라고 삼촌에게 편지를 보냈다.
궁이 불탔다. 그러나 사마바띠와 500 궁녀는 명상수행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 중 일부는 사다함과를 얻었고, 나머지는 아나함과를 얻으며 불에 탔다.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왕이 달려왔다.
왕은 마간디야가 사주했을 것이라고 의심했지만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대신 이렇게 말했다.
"사마바띠가 살아있었을 때 과인은 불안하고 그녀가 나를 위해할지 몰라 조심해야 했느니라.
이제야 마음이 편토다.
누가 이런 기특한 짓을 하였는고? 그건 분명히 과인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 했을 것이도다."
이 말을 듣고 마간디야는 자기가 삼촌을 그렇게 하도록 사주했다고 고백했다.
왕은 아주 기쁜 척 하며, "너에게 큰 상을 내리겠노라.
그리고 네 모든 친척에게도 영광을 베풀련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친척들이 초대되어 기쁜 마음으로 왔다.
그들이 궁전에 도착하자 왕은 마간디야를 포함해서 그들 모두를 체포했다.
그리고 대궐 안마당에서 모두 태워 죽였다.
부처님은 이 두 참화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마음이 깨어있는 사람은 죽지 않으며,
그러나 흐트러진 사람은 살아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셨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1 마음이 깨어있으면 죽음 없는(열반) 길이며, 마음이 흐트러지면 죽음의 길일세.
깨어있는 이는 죽지 않으며, 흐트러진 사람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네.
22 이를 완전히 이해한 지혜로운 이, 깨어있는 사람은 깨어있음에 즐거워하며
거룩한 이(Ariya;聖人)의 지혜 마당에서 기쁨을 찾노라.
23 지혜로운 이,
항상 평안(止)과 통찰하여 계발(觀)하는 수행을 닦는 이는
언제나 깨어있고 줄기차게 노력하여 열반을 깨닫노라.
열반. 그것은 요가의 속박에서 벗어난 것이도다.
열반이여!
비할 바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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