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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불교자료실

정토삼부경 번역 머리말(청화 큰스님)

by 회심사 2019. 7. 23.


정토삼부경 번역 머리말(청화 큰스님)

      우리 인간은 누구나가 다 고뇌와 빈곤이 없는 안락하고 풍요한 행복을 간구하고, 생로병사가 없는 영생(永生)의 이상향을 그리는 사무친 향수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모든 문화현상은 비록 깊고 옅은 차이는 있을지라도, 다 한결같이 인생고(苦)의 구제와 진정한 자유를 그 구경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다만 그 목적을 실현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작 인간의 고액(苦厄)을 구제함에는 먼저 인간의 본질, 곧 참다운 자아(自我)가 무엇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든 종교, 철학 가운데서, 인간의 근본 바탕을 가장 철두철미하게 밝히고, 영원한 안락의 경계에 인도하는 가르침이 불교임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교의 많은 가르침 중에서도 일체 중생을 구제하려는 부처님의 거룩한 서원(誓願)과 부사의한 공덕으로 장엄된 이상향(理想鄕), 곧 극락세계(極樂世界)를 너무도 생생하고 인상적으로 밝히신 경전은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인데, 이는 무량수경(無量壽經),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아미타경(阿彌陀經)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극락세계란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등 중생이 생사윤회(生死輪廻)하는 삼계(三界)의 차원을 넘어선 영원히 안락한 복지(福地)로서, 시간, 공간과 인과율을 초월한 경계이며, 우리 중생이 필경 돌아가야 할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허명무실(虛名無實)한 방편가설(方便假說)이 아니라 엄연한 영생불멸의 실존(實存)이며, 우리들의 올바른 수행으로 업장이 소멸할 때, 우리 스스로 보고 느끼고(感見) 누리는(受用) 상주불변(常住不變)한 법락(法樂)의 경계입니다.

      정녕, 우리 중생은 본래의 자성(自性)이 아미타불이요,
      우리가 본래 살고 있는 고향은 극락세계인데, 짓궂은 번뇌 업장에 가리워 미처 깨닫지 못하고 그지없이 생사고해(生死苦海)에 방황하다가

      다행히 부처님의 교법(敎法)을 만나서, 비로소 참다운 자아(自我)와 진정한 고향인 극락세계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실로, 영원불멸한 우주 자체의 대생명(大生命)이 바로 부처님이요.
      그 부처님의 대명사(代名詞)가 아미타불이며 부처님의 자비화신 (慈悲化身)이 관세음보살이요, 부처님의 지혜화신이 대세지보살입니다. 그것은 마치 무궁한 태허(太虛)에 음(陰)과 양(陽)의 이원(二元)이 원융하게 작용하여 만유(萬有)가 생성하는 것과 비슷한 도리입니다.

      이렇듯 우주 스스로가 그대로 신비부사의한 부처님이요,
      우주에는 언제나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부처님의 서원이 충만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이 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외우며 부르는 것은, 그것이 바로 부처님과 상통하고 부처님의 가호(加護)를 입게 되는 깊은 인연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자아(自我)로 돌아가는 성불의 계기가 되고, 또한 극락세계에 태어나는 결정적인 선근(善根)이 되는 것이며, 여기에 부처님으로부터 베풀어지는 타력(他力)과 자기 수행의 자력(自力)이 아울러 감응(感應)하는 깊은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참다운 실상세계(實相世界)인 극락세계의 장엄 찬란한 경계를 흠모하고 동경하며, 우주 자신의 이름이요, 우리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의 이름이기도 한 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을 일심으로 생각하며

      그 이름을 외우고 부르는 것은 우리 범부 중생이 찰나 찰나에 끊임없이 스스로 부처임을 자각하면서 부처가 되어가는 절실하고 안온한 성불의 첩경(捷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마음에 아미타불과 극락세계의 실상(實相)을 여의지 않는 염불은 이른바 실상염불(實相念佛)이요 보왕삼매(寶王三昧)로서, 바로 진여자성(眞如自性)을 여의지 않는 염불선(念佛禪)이 되는 것이며, 그래서 자력(自力)과 타력(他力),관(觀)과 염(念), 정(定)과 혜(慧)를 함께 쌍수(雙修)하는 심심미묘한 염불 공덕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염불선(念佛禪)은 불성(佛性)에도 들어맞는(契合) 천연자연 (天然自然)한 수행법이기 때문에 모든 수법(修法)을 종합 포섭 하였으며, 종파(宗派)를 초월한 가장 보편적인 행법(行法)일 뿐 아니라,

      바야흐로 분열 투쟁의 역사적 위기에 직면한 불안한 현세대에 가장 알맞는 시기상응(時機相應)한 안락법문(安樂法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미타불과 극락세계를 말씀하신 경전은 화엄경, 법화경, 열반경, 능엄경 등 실로 2백 수십 부에 달하는데, 특히 화엄경의 입법계품(入法界品)에는 보현보살이 선재동자를 깨우치는 법문 가운데, "원하옵건대 목슴이 마치려 할 때 온갖 장애가 소멸되어 극락세계에 태어나 아미타불을 뵈올지이다." 라고 찬탄하였고 보적경(寶積經)에는 석존께서 아버지이신 정반왕에게 염불하여 극락에 왕생하기를 간절히 권하셨습니다.

      그리고 마명보살(馬鳴菩薩 불멸 후 600년경)의 기신론(起信論), 용수보살(龍樹菩薩 B.C. 2-3세기)의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娑論)과 지도론(智度론) 또한 세친보살(世親菩薩 A.D. 4-5세기)의 정토론 (淨土論)등에서도 염불은 부처님의 무량 공덕과 근본 서원(誓願)을 확신하는 수행이기 때문에 불, 보살과 감응(感應) 하고 불, 보살의 가피를 입어, 마치 순풍에 돛단 배와도 같이 수행하기 쉽고 성불하기 쉬운 이른바, 이왕이수(易往易修)의 행법(行法)임을 찬양하였습니다.

      또한 중국에서도 혜원(慧遠 기원후 332-414), 천태(天台 기원후 538-597), 선도(善導 기원후 613-681), 영명 연수(永明延壽 기원후 904-975), 중봉(中峰 기원후 1263-1323), 연지(蓮池 기원후 1563-1615)대사 등 염불을 창도하여 자행화타(自行化他)한 선지식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의 원효대사(元曉 기원후 600년경)와 같이 염불을 주종으로 한 이는 말할 것도 없고, 자장(慈藏 기원후 600년경), 의상(義湘 기원후 625-702)대사 등과, 고려의 대각(大覺 기원후 1055-1101, 보조(普照 기원후 1158-1210), 태고(太古 기원후 1301-1382), 나옹(懶翁 기원후 1320-1376) 대사 등과, 이조에서는 함허(涵虛 기원후 1376-1433), 서산(西山 기원후 520-1604), 사명(四溟 기원후 1544-1610)대사 등이 선(禪)과 염불을 융합한 선정일치(禪淨一致)의 견지에서 염불을 역설하였는데, 특히 서산대사는 그의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마명(馬鳴)과 용수(龍樹)가 다 높은 조사(祖師)이면서 염불왕생을 권장하였는데, 내가 무엇이기에 염불을 안 할까 보냐" 라고 간절히 염불을 권면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미타불은 다만 극락세계의 교주(敎主)이실 뿐 아니라, 법신(法身),보신(報身),화신(化身)의 삼신(三身)을 겸전한 삼세일체불(三世 一切佛)의 본체로서, 그 영원한 생명과 자비를 위주로 할 때는 무량수불(無量壽佛)이며, 대자대비(大慈大悲)를 위주할 경우에는 관세음보살입니다.

      그래서 여러 경전에는 수없이 많은 부처님의 명호(名號: 이름)가 나오나, 필경 아미타불인 동일한 부처님의 화도(化導)의 인연에 따른 공덕의 아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소용돌이치는 현대문명의 폭류속에서 비록 우리들의 착잡한 인연이 성불의 대도(大道)를 직행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우리 중생이 필경 돌아가야 할 고향인 극락세계와 본래 자성(自性)인 아미타불을 염원하는 보편적인 인생관과 그에 따른 성실한 수행(修行)은 한사코 계속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우리 고해(苦海)중생은 일체 현상이 모두 몽환포영(夢幻泡影)과 같은 허망무상(虛妄無常)한 가상(假相)에 지나지 않음을 신인(信認)하고, 매양 최상 행복한 극락세계의 영상을 지니며, 최상의 개념(槪念)인 아미타불을 염불하는 생활은 우리 자신을 정화하여 그만큼 성불의 경계에 다가서게 하며, 아예 영생의 대도(大道)에서 물러서지 않는 불퇴전의 결정신심(決定信心)을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정토삼부경 번역 머리말(청화 큰스님).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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