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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시절 인연과 만남의 의미,

by 회심사 2019. 8. 6.


    시절 인연과 만남의 의미,

    사람과의 만남도,
    일과의 만남도,
    소유물과의 만남도,
    깨달음과의 만남도,
    유형무형의 일체 모든 만남은 모두 때가 있는 법입니다.

    아무리 만나고 싶어도 시절 인연이 무르익지 않으면 지천에 두고도 못 만날 수도 있고,
    아무리 만나기 싫다고 발버둥을 쳐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마주침은 다 제 인연의 때가 있는 법이지요.
    그 인연의 흐름을 거스르려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우주적인 질서와 같습니다.

    만날 사람은 꼭 다시 만나게 됩니다.
    다만 아직 인연이 성숙하지 않았을 뿐 만나야 할 일도, 만나야 할 깨달음도 인연이 성숙되면 만나게 됩니다.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을 아직 못 만났다면,
    성공은 오지 않고 실패만 자꾸 찾아온다면,
    그렇더라도 좌절 할 때는 아닙니다.
    아직 시절인연이 깃들지 않은 것일 뿐,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마치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꾸준히 오르더라도 한동안은 정상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정상에 도착 할 것이고, 당신의 시절인연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시절인연은 당장 겉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안으로 안으로 전체적인 인연의 질서에 의해서 여무는 무엇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바로 그때가 저절로 문득 내 앞에 드러나지요.
    아무리 만나고 싶어도 인연이 성숙되지 않았다면, 아직은 차분하게 기다려야 합니다.
    시절 인연이 되어 만남을 이룰 때, 그때 더 성숙된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다만 자신을 가꾸어야 할 때인 것이지요.

    너무 조급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시절인연은 내가 원할 때가 아니라,
    그것이 일어나야 할 때 홀연히 문득 저절로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나에게 달린 일이 아니라 그것의 일이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주어진 눈부신 이 순간으로 돌아와 지금 여기를 가꾸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 만나는 사람,
    지금 시작하고 있는 일,
    바로 지금 이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지요.
    지금 이 순간과의 인연을 가꾸는 사람에게 비로소 그토록 기다려온 시절인연은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깃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인연은 내 밖의 상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일 뿐입니다.
    모든 만남은 내 안의 나와의 마주침이지요.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도, 그 사람과의 만남은 내 안의 바로 그 싫은 부분을 만나는 것이며, 아무리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더라도, 내 안의 이기의 일부분이 상대로써 투영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기에 내가 만나는 모든 인연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것은 내 안의 놓치고 있던 나를 만나는 숭고한 ‘나를 깨닫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모든 만남은 우리에게 삶의 성숙과 깨달음을 가져옵니다.
    다만 그 만남에 담긴 의미를 올바로 보지 못하는 자에게는, 그저 스쳐가는 인연일 뿐이지만, 그 메시지를 볼 수 있고 소중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에게, 모든 만남은 영적인 성장의 과정이고, 나아가 내 안의 나를 찾는 깨어남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존재의 본질에 어두워서 그 만남 속에 담긴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그 만남을 온 존재로써 소중히 받아들일 수는 있습니다.

    우주전체가 나를 만나기 위해 바로 이 소소한 만남과 사연들을 보냈습니다.
    나를 깨닫게 하기 위해 바로 그 사람을 그 사연들을 보내주었지요.
    결코 나에게 찾아온 인연을 소홀히 여기지 마세요.
    내면이 성숙하면 만남도 성숙하지만, 내면이 미숙하면 만남도 미숙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숙한 사람에게 만남은 울림이 없고 향기가 없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아직 오지 않은 시절 인연을 기다릴 것 없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바로 그 때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이었음을 알아차릴 것입니다.

    바로 지금이지 다른 때가 아닙니다.
    내가 지금 만나는 바로 지금 이 사람, 이 일, 지금 소유하고 있는 이대로의 것들, 매일 부딪치는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지금 내가 만나야 할 바로 그 시절인연입니다.

    모든 만남은 붓다의 선물이고, 신의 사랑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항상 부처님을 만나고 신과 함께 있지요.
    지금의 시절 인연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자에게만, 그토록 기다려왔던 시절인연 또한 더 빠르게 현실이 될 것입니다.

    -법상 스님-
    -출처: 월천사-


시절 인연과 만남의 의미-법상 스님.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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