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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 제16.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by 회심사 2020. 7. 7.


법화경 제16.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그 때 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들과 모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은 여래(부처님)의 진실하고 참된 말을 마땅히 믿고 이해하라."
      또 대중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들은 여래의 진실하고 참된 말을 마땅히 믿고 이해하라."
      또 다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들은 여래의 진실하고 참된 말을 마땅히 믿고 이해하라."

      이 때에 보살 대중 가운데 미륵보살이 상수(上首)가 되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말씀하여 주십시오.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겠습니다."
      이렇게 세 번을 말씀드리고 다시 말하였습니다.
      "원컨대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겠습니다."

      이 때 세존께서 보살들이 세 번이나 청하여 그치지 아니하는 것을 아시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들은 여래의 비밀하고 신통한 힘을 자세히 들어라. 모든 세간에서 천신들과 사람들과 아수라들이 모두 말하기를 '지금 석가모니 부처님이 석가씨의 궁전에서 나와 가야성에서 멀지 아니한 도량에 앉아서 최상의 깨달음을 얻었다' 라고 하느니라.

      그러나 선남자들이여, 나는 참으로 성불한 지가 한량없고 그지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겁이니라. 비유하자면 마치 오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삼천대천세계를 어떤 사람이 부수어 아주 작은 먼지를 만들어 가지고, 동방으로 오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세계를 지나서 먼지 하나를 내려놓았다고 하자. 이렇게 동쪽으로 가면서 이 작은 먼지가 다하도록 하였다면, 선남자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모든 세계들을 능히 생각하고 계산하여 그 수효를 다 알 수 있겠는가?"

      미륵보살 등이 함께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세계들이 한량없고 그지없어 산수로 알 수 없으며, 마음으로도 미칠 수 없습니다. 모든 성문이나 벽지불들이 무루(無漏)의 지혜로 생각하여도 그 수효를 알 수 없습니다. 물러가지 않는 지위에 머문 저희들도 이런 일은 알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모든 세계는 한량이 없고 그지없습니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대보살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들이여, 이제 분명히 그대들에게 말하노라. 이 모든 세계에서 작은 먼지가 떨어졌거나 떨어지지 아니한 것을 모두 다시 먼지를 만들어서 한 개의 먼지로 한 겁을 삼는다 하더라도 내가 성불한 지는 이보다도 더 지나간 것이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겁이니라.

      이 때부터 나는 이 사바세계에 항상 있으면서 법을 설하여 교화하였느니라.
      또 다른 세계의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국토에서도 중생을 지도하여 이악케 하였느니라.

      선남자들이여,
      이렇게 하는 중간에 나는 연등불에게서 법을 얻었다고도 말하였느니라.
      또 거기서 열반에 들었다고도 말하였으니, 이런 것이 다 방편으로 분별한 것이니라.
      여러 선남자들이여, 만일 어떤 중생이 나에게 오면 내가 부처님의 눈으로 그의 신심등의 근성이 총명하고 둔함을 관찰하느니라.
      그를 제도할 만한 가에 따라 여러 곳에서 스스로 말하는 이름이 같지 않고, 나이도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느니라. 또 열반에 든다고 말하기도 하느니라.
      또 여러 가지 방편으로 미묘한 법을 말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환희심을 내게 하느니라.

      선남자들이여, 여래의 중생들이 작은 법을 좋아하여 박덕하고 업이 무거운 이를 보고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말하기를 '내가 젊어서 출가 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얻었느니라.'라고 하느니라.
      그렇지만 내가 참으로 성불한 지는 그렇게 오래 되었느니라.
      다만 방편으로 중생들을 교화하여 불도에 들어오게 하기 위하여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들이여, 여래가 설한 경전들은 모두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므로 혹 자기 자신에 대한 말을 하기도 하고, 혹은 다른 이에 대한 말을 하기도 하느니라.
      또 혹 자기 몸을 보이기도 하고, 혹은 다른 이의 몸을 보이기도 하느니라.
      혹 자기 일을 보이기도 하고, 혹은 다른 이의 일을 보이기도 하느니라.
      여러 가지로 말한 것이 다 진실하여 허망하지 아니하니라.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실제와 같이 삼계의 모습을 알고 보느니라.
      나고 죽는 데서 물러가거나 뛰어나오거나 함이 없느니라.
      또한 세상에 사는 이도 없고 열반하는 이도 없어서 실하지도 않고 허하지도 않느니라.
      같이도 않고 다르지도 않아서 삼계에서 삼계를 보는 것과 같지 않느니라.

      이러한 일을 여래가 밝게 보아 잘못이 없건마는, 여러 중생들에게 가지가지 성품과 가지가지 욕망과 가지가지 행동과 가지가지 생각과 분별이 있는 까닭에 그들로 하여금 선근을 내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인연과 비유와 말로서 갖가지 법을 설하여 불사를 지어서 잠깐도 그만두지 않느니라.

      이와 같이 내가 성불한 지가 매우 오래 되어 수명이 한량없는 아승지 겁 동안 항상 머물러 있고 멸하지 않느니라.
      선남자들이여, 내가 본래 보살의 도를 행하여 이룩한 수명은 아직도 다하지 아니하여 위에서 말한 수명의 여러 배수가 되느니라. 그러나 지금 참으로 열반하는 것이 아니지마는, 문득 말하기를 마땅히 열반하리라 하는 것은 여래가 이러한 때의 방편으로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함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일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래 머문다고 하면 박덕한 사람들이 선근을 심지 아니하여 빈궁하고 하천하면서도 오욕락을 탐하여 기억하고 생각하는 허망한 소견의 그물에 들어가 얽히느니라. 여래께서 항상 머물고 열반하지 아니하는 것을 보고는 문득 교만하고 방자한 마음을 내고 싫증을 내고 게으른 생각을 품느니라.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과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하기 때문에 여래가 방편으로 말하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라.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 하는 일은 만나기 어려우니라.
      왜냐하면, 박덕한 사람들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겁에 혹 부처님을 보기도 하고 보지도 못하기도 하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여러 비구들이여,
      여래는 만나기 어렵다' 하느니라.
      이 중생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반드시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고, 사모하는 마음을 품으며, 부처님을 갈망하여 선근을 심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참으로 열반하는 것이 아니지만 열반한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들이여, 모든 부처님 여래의 법이 다 이와 같이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므로 모두 진실하여 허망하지 아니하니라.

      비유하자면 마치 훌륭한 의사가 있는데 지혜가 있고 총명하여 약방문과 약을 잘 알고 제조하여 모든 병을 잘 치료하였느니라. 그 의사에게는 아들이 많아서 열, 스물, 백이나 있었는데 볼일이 있어 그는 멀리 다른 나라에 갔었느니라. 그 후 여러 아들들이 잘못하여 독약을 먹고 독기가 발작하여 정신이 없고 어지러워 땅에 뒹굴고 있었느니라.
      이 때 그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 보니 아들들이 독약을 먹고는 혹 본 마음을 잃어버리기도 하였고, 혹 본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은 이도 있었느니라.
      멀리서 아버지가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반가워서 절하고 꿇어앉아 문안하고 말하였느니라.
      '안녕히 다녀오셨습니까. 저희들이 미련하여 독약을 잘못 먹었습니다.
      원컨대 구원하시어 저희들의 목숨을 살려주십시오.'

      아버지는 아들들이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약방문에 의지하여 색깔과 향기와 좋은 맛을 구비한 약재를 구하여 찧고 조제하여 아들들에게 주고 먹으라고 하면서 말하였느니라. '이 훌륭한 약은 색깔과 향기와 아름다운 맛을 모두 갖춘 것이니 너희들이 먹으면 속히 괴로움이 사라지고 다시는 모든 걱정이 없을 것이니라.'

      그 아들들 중에 본심을 잃지 않은 이는 이 약의 색깔과 향기가 훌륭함을 보고 곧 먹어서 병이 나았느니라. 본심을 잃어버린 이는 비록 아버지가 온 것을 보고 기뻐서 문안하고 병을 치료해 달라고 하면서도 그 주는 약을 먹으려 하지 않았느니라. 왜냐하면, 독기가 깊이 들어가서 본심을 잃었으므로 그 좋은 색깔과 향기를 갖춘 약을 좋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니라.

      그래서 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가엾은 일이다. 자식들이 독약에 중독이 되고 마음이 뒤집혀서 비록 나를 보고 기뻐하며 치료해 달라고 하면서도 이렇게 좋은 약을 먹지 않으니 내가 방편을 써서 이 약을 먹게 하리라.'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은 분명히 알아라. 내가 지금 늙어서 죽을 때가 가까웠느니라.
      이 훌륭한 약을 여기 두었으니 너희들이 가져다 먹으면 낫지 않는다고 걱정할 것이 없느니라. '이렇게 일러두고 다시 다른 나라에 가서 사람들 보내어 말하기를 '너희 아버지가 벌써 죽었다'고 하였느니라. 이 때 아들들은 아버지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크게 괴로 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아버지가 계셨으면 우리를 어여삐 여겨 구해주시련마는 이제 우리를 타국에서 돌아가셨으니 우리는 외로운 고아로서 의지할 부모가 없도다.' 하고는 항상 비통한 감정을 품고 있다가 드디어 정신 조금 깨어났느니라.

      그래서 이 약의 색깔과 맛과 향기가 좋은 줄을 알고 가져다 먹고는 중독되었던 병이 모두 나았느니라. 그 아버지는 그 아들들의 병이 쾌차했다는 말을 듣고 문득 돌아와서 아들들로 하여금 모두 와서 보게 하였느니라. 선남자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떤 사람이나 이 훌륭한 의사가 거짓말한 죄를 능히 따질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그와 같아서 성불한 지가 한량없고 그지없이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겁이지만, 중생들을 위하여서 방편으로 당연히 열반하리라고 말하였느니라. 또한 누구도 여법하게 말한 나에게 허망한 말을 했다고 나무랄 이는 없느니라."

      이 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성불한 때부터 지내온 겁의 수효가 한량없는 백천만억 년의 아승지니라.
      항상 법을 설하여 무수억 중생들을 교화해서 불도에 들게 한지가 지금까지 한량없는 억겁이니라.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방편으로 열반을 나타내지만
      참으로 열반한 것은 아니고 항상 여기에 머물면서 법을 설하느니라.
      나는 항상 여기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신통한 힘으로
      전도된 중생들로 하여금 비록 가까이 있으나 보지 못하게 하느니라.

      중생들은 내가 열반함을 보고 사리를 널리 공양하면서
      모두 연모하는 생각을 품고 갈앙하는 마음을 내나니
      중생들이 믿고 조복 되어 순박하고 정직하고 뜻이 부드러우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보고자 스스로 신명을 아끼지 않느니라.

      그 때에 나와 대중들이 함께 영축산에 나타나 중생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항상 여기에 있고 열반하지 않았는데 오직 방편으로써
      열반에서 열반하지 않음을 나타냈느니라.

      다른 세계 중생들이 공경하고 믿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또 그 가운데서 가장 높은 법을 설하나니
      그대들은 이 법을 듣지 못하고 다만 나를 열반했다고 하느니라.

      나는 여러 중생들이 고해에 빠진 것을 보았기에
      일부러 몸을 나타내지 않고 그들이 앙모함을 내게 하다가
      사모하는 마음을 낸 뒤에야 나타나서 법을 설하느니라.

      신통의 힘이 이와 같아서 아승지 겁 동안에
      항상 영축산과 또는 다른 곳에 있느니라.
      중생들은 겁이 다할 때 큰불이 타오르는 것을 보지만
      나의 이 국토는 편안하여 천신과 사람이 항상 가득하니라.

      동상, 숲, 강당, 누각에 갖가지 보배로 장엄하였고
      보배 나무에는 꽃과 과실들이 많아서 중생들이 즐거이 노니느니라.
      여러 천신들은 하늘의 북을 치며 항상 갖가지 풍악을 연주하고
      만다라 꽃을 비 내려 부처님과 대중들에서 흩느니라.

      나의 정토는 변함이 없지만 중생들은 타버린다고 보고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온갖 고통이 이렇게 가득 차느니라.

      이 모든 죄업의 중생들은 나쁜 업의 인연으로 아승지 겁을 지내도록
      삼보의 이름도 듣지 못하고 공덕을 많이 닦아서
      부드럽고 화평하고 질박하고 정직한 사람들은
      모두들 내 몸이 여기 있어서 법문을 설하는 것을 보게 되느니라.

      어느 때는 이 대중들을 위해서 부처님의 수명이 한량없다고 말하고
      오래도록 부처님을 보는 이에게는 부처님을 만나기 어렵다고 말하느니라.
      나의 지혜의 힘은 이와 같으며 지혜의 광명은 한량없이 비치니라.
      나의 수명은 그지없는 것은 오래 닦은 업으로 얻은 것이니라.

      그대들 지혜 있는 사람들은 이것을 의심하지 말고
      마땅히 끊어서 길이 없애 버려라. 부처님의 말씀은 실로 헛되지 않느니라.
      훌륭한 의사가 좋은 방편으로 중독되어 미친 아들들의 병을 고치느라고
      살아 있으면서 죽었다고 말한 것을 거짓말이라고 할 수 없느니라.

      나도 또한 이 세상의 아버지로서 모든 고통과 근심을 구원하려고
      전도된 범부들을 위하여 실로는 있으면서 열반한다 말하느니라.
      항상 나를 보는 까닭에 교만하고 방자한 생각을 내어
      게으르고 마음대로 오욕락에 집착하여 악도에 떨어지느니라.

      나는 항상 중생들이 도를 행하고 행하지 않는 것을 알고
      제도할 만한 방편을 따라서 가지가지 법을 설하며
      매양 스스로 생각하기를 어떻게 하면 중생들로 하여금
      가장 높은 지혜에 들어가 하루빨리 성불하게 할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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