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地藏)신앙의 이해 4,-제 7절 지장신앙의 의례와 기능,
1. 지장재일 지장재일은 불교의 중요한 10재일 가운데 하나로 관음재일과 함께 우리나라 불자들이 가장 많이 지키고 있는 재일이다. 지장재일을 비롯한 십재일은 팔관재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 경전적 근거는 지장경에서 비롯되고 있다. "만일 오는 세상의 중생이 월 초하루·초여드레·열나흘·열닷새·열여드레·스무 사흘·스무 나흘·스무 여드레·스무 아흐레 내지 그믐, 이 모든 날에 모든 죄를 모아서 그 무겁고 가벼움을 정하고, 이 십재일에 불·보살과 모든 현인과 성인의 상 앞에서 이 지장경을 한 번 읽으면, 동서남북 백유순 안에서는 모든 재앙이 없을 것이고, 마땅히 집에 머물면 어른이든 아이든 현재 미래 백천세 가운데 영원히 '악한 것이 원인이 되어 태어나는 곳'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십재일 마다 이 경을 한 번씩 읽으면, 가령 현세에 이 집에 머문다고 할지라도 모든 횡액과 병이 없고 입을 것과 먹을 것이 풍부할 것이다." 《지장보살본원경》 이처럼 지장본원경에는 지장재일뿐 아니라 10재일을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지장경에 따르면 위에서 보았듯이 10재일이 모두 지장신앙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이 관음재일, 약사재일과 같은 명칭이 붙어 있지 않다. 결국 이들 10재일은 모두 지장신앙과 관련된 재일이었으나 후대로 오면서 각 날짜마다 해당 불·보살이 정해지고, 지장보살은 십재일 가운데 하루만 배당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지장재일은 날짜 면에서 줄어들었지만 그 의미에 있어서는 결코 퇴색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서 10재일 가운데 다른 대부분의 재일들은 오늘날 잘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관음재일과 지장재일만은 면면히 내려오면서 아직도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이날 기도법회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예수재 예수재(豫修齋)는 말 그대로 '미리 닦는 재'로써 생전에 사후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불사를 행하는 것으로 다른 말로 역수(逆修)라고도 한다. 사후 중생의 천도를 위해 행하는 의식이 사십구재라고 한다면 예수재(豫修齋)는 살아 있는 동안에 스스로 자기 자신의 재를 미리 지내서 죽은 뒤에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것을 말한다. 이 예수재는 바로 《지장보살본원경》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인이 살아있을 때에 선인(善因)을 닦지 않고 여러 가지 죄를 많이 지었다면, 목숨을 마친 뒤에 그의 멀고 가까운 권속들이 그를 위하여 복되고 이로운 일을 지어주면 온갖 거룩한 일의 칠분의 일은 망자가 얻고 나머지 육분의 공덕은 산 사람 스스로에게 이익이 된다. 이와 같은 까닭으로 미래와 현재의 선남선녀들이 이 말을 꾸준히 듣고 스스로 닦으면 그 공덕을 몫에 따라 얻게 된다."《지장보살본원경》 여기서 '살아 있을 때의 선인(善因)'이란 일상적인 선행을 말하기도 하지만 바로 '예수재'와 같은 의례를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유념할 것은 예수재가 바로 자신의 사후 왕생극락을 위해서 본인 스스로 행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볼 때 예수재는 현생의 삶에 매몰되지 않고 사후의 세계와 윤회의 세계를 믿는다는 전제하에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현실의 삶에 집착해서 탐욕과 죄업을 지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생에서 잘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수재를 봉행하는 이상 그 사람은 자신의 삶을 인과윤회라는 긴 과정으로 보게 되며 그렇게 되면 현세의 삶에 매몰되어 악업을 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예수재를 통해서 불자들은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현재 자신의 삶을 점검하고 새롭게 선업을 닦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시왕경에 나타난 예수재에 관한 내용이다. 시왕경에 보면 예수재를 한 달에 두 차례 행하도록 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곧 일상적인 수행의 한 과정으로 예수재가 봉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 달 두 번 공양올림은 늘상 하는 의식이니 한 때라도 빠뜨리면 그 공덕이 적어져서 중음신도 못 피한 채 명부추달 냉엄하리."《불설예수시왕생칠경》 요즘은 윤달이 드는 해에 즉, 4년에 한 번씩 예수재를 행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한 달에 두 번씩 예수재를 '늘상 하는 의식'으로 행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미루어 보면 예수재는 단순히 사후의 극락왕생을 위한 재의 차원은 넘어 일상적인 수행과 참회의 의미가 깊었음을 알 수 있다. 3. 사십구재 망자를 위해 행하는 정기적인 의례가 지장재일이라면 망자의 사후에 행하는 대표적인 의례가 사십구재이다. 이는 불자들이 부모나 가족 친지가 사망했을 때 망자의 영가를 천도하는 의식이다. 지장보살은 육도중생 가운데서도 특히 지옥중생의 구제자로 신봉되어 이른바 유명교주로 불린다. 그래서 망자가 가 있는 유명의 세계를 교화하시는 지장보살님에게 망자의 천도를 기원하며 49재를 지내는 것이다. 사십구재는 《지장보살본원경 》'도리천궁신통품'에 그 경전적 전거를 찾을 수 있다. "염부제에서 악을 지은 중생은 처음 죽어서 사십구일이 경과한 뒤에 그를 위하여 공덕을 지어 지옥 고난에서 구해주는 계사(繼嗣-대를 잇는 자식)가 없거나 또 살아 있을 때 먼저 지어 놓은 복(先因)이 없으면 마땅히 본래 지은 죄업으로 인하여 지옥벌을 받게 된다."《지장보살본원경》 "만일 곧 다시 몸이 죽은 후에 49일 안에 널리 여러 가지 좋은 일을 지어주면, 능히 저 중생으로 하여금 영원히 악취에서 떠나서 태어나게 하며,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날 수 있으며, 뛰어나게 기묘한 즐거움을 받게 하며, 현재의 권속들도 이익이 한량없다."《지장보살본원경》'이익존망품' 이같이 망자와 현세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은 곧 현세인에게 망자를 위해 재를 지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곧 죽은 부모를 위해 재를 지내는 효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장보살의 전생인 광목녀나 바라문의 딸은 모두 지옥에 빠진 어머니를 구제하려는 효심으로 재를 올리고 공양을 올렸다. 그리고 어머니를 구제한 뒤 큰 서원을 세우고 지장보살이 되었다. 곧 지장보살 본원의 출발은 효 사상에서 시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사후에 49재를 지내서 망자를 천도하는 것은 결국 효사상이 근저에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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