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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地藏)신앙의 이해3-제 5절 지장경의 사상과 가르침

by 회심사 2020. 8. 16.


지장(地藏)신앙의 이해 3,-제 5절 지장경의 사상과 가르침

      제 5절 지장경의 사상과 가르침

      1. 지장경의 종류와 유통
      지장신앙의 사상적 근간이 되는 경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경전들이 있다.
      《지장보살본원경》,《대승대집지장십륜경》,《점찰선악업보경》,《대방광십륜경》,《백천송대집경지장보살청문법신찬》,《지장보살의궤》,《지장대도심구책법》,《불설지장보살다라니경》,《지장보살다라니경》,《지장보살십재일경》등이 유통되고 있는 지장관련 경전들이다. 이 가운데《지장보살본원경》,《대승대집지장십륜경》,《점찰선악업보경》을 지장 삼부경이라고 해서 가장 중요한 지장 관련 경전이다.

      이들 경전들은 지장예찬문에 이 세 가지 경의 이름이 나열되고 있어서 지장신앙의 사상적 근간을 이루고 나아가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지장경의 개괄적 내용

      《지장보살본원경》은 총 13품으로 구성된 경전으로 지장삼부경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경전으로 손꼽히는 경이다. 특히 지장신앙의 핵심이 지장보살님의 큰 원력(大願)이므로 일반적으로 지장경하면 지장보살의 큰 본원을 밝히고 있는 《지장보살본원경》을 말한다.

      이 경은 당나라 우진국 삼장 실차난타(實叉難陀) 스님이 한문으로 번역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영조 38년 1762년에 언해본이 처음 나왔다. 이처럼 언해본이 빨리 나온 사실만을 보아도 당시 지장신앙이 얼마나 대중적인 신앙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대승대집지장십륜경》은 총 8품으로 구성된 경전으로 당나라 영희 2년 현장법사가 한역했다. 《점찰선악업보경》은 신라시대에 널리 독송된 경전으로 특히 점찰법회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경전이다. 상하 두 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목륜상을 통해서 자신의 업보를 점쳐본 뒤 그 업보를 참회하는 의식인 점찰법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의 지장 삼부경에서《대승대집지장십륜경》과《지장보살본원경》은 지장신앙의 사상을 체계화시킨 경전이다. 이에 비해서《점찰선악업보경》은 지장신앙을 실천수행화 하고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유포시키는 데 크게 공헌한 경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장경의 핵심적인 내용들은 자업자득(自業自得)의 인과법(因果法), 인과에 따른 지옥의 고통, 지장보살의 광대한 본원(本願), 부모에 대한 효, 선행의 권장, 보시행의 실천, 수지 독송의 공덕 등이다. 지장 계통의 경전들은 대부분 인과법과 윤회를 가장 중요한 사상적 근간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지장경의 일반적 내용은 자업자득(自業自得)의 인과법(因果法)을 강조하고 중생들로 하여금 선업(善業)을 닦도록 실천수행을 제시하는데 있다. 흔히 지장신앙하면 영가 천도로만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 지장경의 내용은 이렇게 인과법에 따라 선행을 강조하고, 참되고 올바르게 살 것을 가르치고 있다.

      "지장보살이여 미래 일체 중생들이 불법 가운데서 털끝만한 선근이라도 있다면 버리지 말고 구원하라. 그대의 원력이면 능히 그들을 보호하고 점점 선근을 불어나게 할 것이며, 다시는 죄악에 빠지지 않게 할 것이다."

      이처럼 지장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부촉을 받으시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서원을 세우신다. 그래서 지장보살은 중생을 구제하시기 위해 인천의 복업을 증진하고 10악의 죄업을 짓지 않게 하고 있다.

      또 이미 지은 죄업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참회하여 소멸하게 한다. 그러므로 지장신앙은 단순히 지장보살님이 지옥에 빠진 중생을 구제해 주실 것을 믿는 타력신앙을 넘어 올바른 실천수행을 제시하고 우리 스스로 선업을 닦는 가르침임을 알 수 있다. 이같은 지장신앙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대승대집지장십륜경》이다.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의 십륜(十輪)입니까?
      선남자여! 이 십륜이란 다른 법이 아니고 바로 십선업도(十善業道)임을 마땅히 알아라. 이와 같이 십종륜(十種輪)을 성취함으로써 보살마하살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대승대집지장십륜경》'업도품'

      이처럼 십륜이란 바로 '십선업도'를 말하고 있다.
      십선업도란 '열 가지 착한 업을 닦는 길'이라는 뜻이다.
      십선업(十善業)이란 몸과 말과 뜻(身口意)으로 짓는 열 가지 선업을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지장신앙은 지장보살님의 위신력에만 의지하는 타력신앙이 아니라 스스로 보살행을 실천해 가는 실천 신앙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극락왕생이란 지장보살님의 서원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열 가지 선업을 닦으면서 극락세계를 향해 가는 것이 지장신앙이다.

      3. 중생구제의 비장한 서원

      지장경의 출발은 고통 받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시겠다는 지장보살의 광대한 서원에서 시작한다. 이같은 지장보살의 광대한 서원은 지장보살님의 전생담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세세생생 날 때마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에게 우애하며 돌아가신 조상까지 남김없이 천도하는 지장보살.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의 어머니 마야부인을 제도코자 대신 설법해줄 보살로 지장보살을 선택하고 있다.

      《지장보살본원경》에 보면 지장보살님이 처음 대원을 세우시는 전생담에 대해 설하고 있다. 오랜 옛날 각화정자재왕여래의 상법시대에 한 바라문의 딸이 있었다. 그녀에게는 열제리라는 어머니가 있었는데 삿된 가르침을 믿고 불법승(佛法僧) 삼보를 믿지 않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무간지옥에 떨어졌다.

      효성이 지극했던 바라문의 딸은 어머니를 위하여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과 절에 공양하고 복을 닦은 공덕으로 지옥고를 받는 어머니를 구제했다. 뿐만 아니라 무간지옥의 모든 죄인들도 그녀의 공덕으로 모두 지옥고를 벗어나 천상에 태어나게 되었다.

      이에 바라문의 딸은 크게 신심을 내어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상 앞에 나가 "미래겁이 다하도록 죄업으로 고통 받는 중생이 있으면 널리 방편을 베풀어서 해탈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큰 원을 세우고 수많은 생을 두고 보살행을 실천해서 지장보살이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생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옛적에 광목이라는 한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살생하고 불법을 비방한 업보(業報)로 인해 큰 지옥에 빠졌다. 이에 광목은 청정연화목여래를 생각하고 귀하게 여기던 물건을 팔아 불상을 그려 모시고 공양하며 공손한 마음으로 예배한 공덕으로 어머니를 제도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죄가 너무 무거워 다시 지옥에 빠지게 되자 광목은 다시 큰 서원을 세워 어머니를 제도하여 마침내 해탈보살이 되게 하고 그녀는 다음과 같이 서원을 세웠다.

      "이 뒤로 백 천만억겁 동안에 세계에 있는 지옥과 삼악도의 죄로 고통 받는 중생을 맹세코 제도하여 지옥·축생·아귀 등에서 벗어나게 하고, 이와 같이 죄의 업보를 받는 모든 사람들이 다 성불한 뒤에야 제가 바야흐로 정각을 이루겠습니다."《지장보살본원경》

      이처럼 바라문의 딸과 광목녀가 어머니를 위하여 공덕을 짓고 어머니를 구제한 뒤 자신은 큰 서원을 세워 지장보살이 되었다는 것이 지장보살의 전생담이다. 우리는 여기서 지장신앙이 큰 대비(大悲), 대원(大願)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두 편의 전생담은 모두 여자라는 특징을 보인다.
      《지장보살본원경》에는 모두 네 편의 전생담이 보이는데 남자로 태어나 서원을 세우고 지장보살이 되는 전생담도 두 편이 보인다.

      옛날에 지장보살은 사자분신구족만행여래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큰 장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때 그 장자의 아들은 부처님의 거룩하신 상호를 보고 '어떻게 하면 그와 같은 거룩한 몸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일체중생의 고통을 구제하는 사람이라야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답을 듣고 장자의 아들은 그날 이후 죄고 중생의 고통을 대신 받으며 널리 방편을 써서 저들을 구제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지장보살은 과거 어느 순간 보살이 된 것이 아니라 오랜 과거부터 무수히 많은 세월 동안 보살행을 닦아 왔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이곳에 모인 대중의 숫자를 헤아릴 수 있느냐?'
      '천겁을 헤아려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내가 부처님의 눈으로 보아도 다 알 수 없다. 이들은 지장보살이 구원겁래에 제도하고 제도할 자들이다' "《지장보살본원경》

      이렇게 지장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다 제도하지 못한 여러 악습중생들을 갖가지 방편으로 교화하고 계신다. 특히 지장보살님은 이렇게 오랜 세원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몸을 나투시어 중생들을 구제하셨다. 지장경에 보면 남자, 여자, 하늘, 귀신, 산림, 용, 제석, 범왕, 전륜성왕, 거사, 국왕,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성문, 보살 등의 갖가지 모습을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4. 인과응보 사상

      지장신앙은 지장보살님의 광대한 서원으로부터 출발하지만 지장경에서 가장 중요한 사상은 바로 인과응보 사상이다. 인과응보(因果應報)란 쉽게 말해서 자신이 지은 모든 업(業)은 결국 자기 자신이 받게 된다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의 가르침이다.

      여기서 업(業)이란 일반적으로 나쁜 행위만을 지칭하지만 업은 선업(善業)도 있고 악업(惡業)도 있다. 그래서 자신이 착한 행위(善業)를 하면 착한 결과(果報)를 받고 악한 행위를 하면 나쁜 결과를 받는다는 '선인선과 악인악과(善因善果 惡因惡果)'가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因果) 업보사상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모든 것은 자신이 지은 업의 의해 좌우된다고 말씀하셨다.
      뿐만 아니라 지장보살 스스로도 과거에 닦아온 수많은 정진으로 인해 지장보살의 위덕을 갖추었다고 지장경에서는 밝히고 있다.

      "번뇌의 사나온 흐름을 건너는 이를 위해서는 다리가 되고, 열반의 저 언덕으로 가는 이를 위해서는 배가 된다. 이것은 탐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어리석지 않은 세 가지 선근(善根)의 훌륭한 과보이며, 세 가지 선근이 끌어오는 한결 같은 인과이니라."《대승대집지장십륜경》

      이처럼 지장경에서는 지장보살 스스로도 인과법에 따라 대보살의 위덕을 갖추었다고 밝힘으로써 인과응보의 가르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장경은 단순히 선인선과 악인악과의 원칙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악업을 지으면 어떤 결과를 받는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지장보살본원경》'염부중생업감품'에 보면 각각의 악업에 대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이고도 적나라하게 설명하고 있다.

      "살생하는 사람은 단명하고,
      남의 것을 훔치는 사람은 가난하고,
      삿된 음행을 하는 사람은 공작·뱁새·원앙의 과보를 받고,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은 권속이 서로 싸우는 과보를 받으며,
      훼방하는 사람은 입이 없거나 허는 과보를 받고,
      성을 내는 사람은 더럽고 천한 과보를 받고,

      간탐하는 사람은 구해도 잘 얻지 못하는 과보를 받고,
      음식에 절도가 없는 자는 기갈·목병의 과보를 받고,
      수렵하는 사람은 놀래고 미치는 병에 걸리며,
      불효자는 전지 재해를 받고,
      방화자는 미친 사람의 과보를 받고,
      부모에게 악독하게 한 자는 매 맞는 과보를 받고,
      그물질한 자는 권속이 흩어지는 과보는 받고,
      삼보를 비방한 자는 벙어리·귀머거리·과보를 받고,
      허망한 자는 영원히 악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상주물(사찰의 물건이나 재산)을 파괴하고 함부로 쓰는 자는 억겁 윤회보를 받으며,

      범승을 더럽게 한 자는 축생보를 받고,
      끊고 흩기를 좋아하는 자는 윤회 속에서 끝없는 갚음을 받고,
      파괴범죄자는 금수기아의 보를 받고,
      비리 훼용자는 소구궐절의 과보를 받고,
      거만한 자는 하천노비의 과보를 받고,
      양설자는 무설백설(無舌百舌)의 과보를 받고,
      사견자는 변지하천의 과보를 받는다."
      《지장보살본원경》'염부중생업감품'

      이처럼 지장경에서는 인과응보 사상을 바탕으로 각각의 업에 대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업보를 나열하고 있다. 이것은 이런 나쁜 악업을 짓지 말라는 뜻이며 스스로 선업을 쌓으라는 실천수행의 구체적인 방법들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5. 선을 권장하고 악을 벌하는 지옥사상

      앞에서 언급한 인과응보사상과 깊은 관계 속에 설해지고 있는 것이 바로 지옥사상이다. 지장경에서는 악행의 결과로 어떤 지옥에 떨어지는지 분명하고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지장경》'관중생업연품'에 보면 다음과 같은 악행을 범하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한다.

      "부모님께 불효하고 살생하면 지옥에 떨어지고, 부처님 몸에서 피를 내고, 3보를 비방하며, 경전을 존경하지 않고, 상주물(사찰 소유의 물건이나 재산)을 침범하고, 스님들에게 누명을 씌우고, 가람 안에서 음행하고 살생하며, 가짜 스님이 되어 상주물을 함부로 쓰고, 속인들을 속이고, 계율을 어기고, 여러 가지 악업을 지은 자가 지옥에 떨어지고, 상주물을 도둑질하고, 의복, 음식, 곡식 등 한 물건이라도 주지 않는데 취하는 자는 모두 지옥에 떨어져 천 만 억겁에 나올 기약이 없습니다." 《지장보살본원경》'관중생업연품'

      이처럼 지장경에서는 악행의 결과로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면서 분명한 과보를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옥이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또 극락은 어디 있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 불교에서는 세 가지 견해가 있다.

      즉 서쪽으로 10만억 국토를 지난 곳에 극락이 있고 또 인간 세계의 동쪽에 있는 철위산이라는 지옥이 따로 있다는 '타방(他方)극락'과 '타방(他方)지옥'이다. 이에 비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세상에 지옥도 있고 극락도 있다는 '차방(此方)지옥'과 '차방(此方)극락'이 두 번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지옥도 있고 극락도 있다는 심즉지옥 심즉극락(心卽地獄 心卽極樂)이라는 견해가 있다.

      이 세 가지 견해는 각각 주장하는 바는 다르지만 어쨌든 인과에 의해서 내가 만들고 내가 그 과보를 받는다는 원칙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지장경에서 설하고 있는 지옥이 타방에 있든 아니면 이 세상에 있든 또는 우리 마음속에 있든 중요한 것은 지옥과 극락이라는 것은 결국 우리가 지은 업에 따라 결정되어진다는 점이다.

      《지장경》'관중생업연품'에 보면 지옥의 종류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인간이 살고 있는 동쪽에 철위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그 안에 18지옥이 있고 그 옆에 다시 500개의 지옥이 있으며 그 다음에 다시 천 백 개의 지옥이 있다고 한다. 지장경에서는 이 지옥의 고통에 대해서 마치 눈앞에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무간지옥은 그 옥의 성이 순수 철로 되어 있는데 높이가 1만 리나 됩니다.
      한 점 공간도 없이 불무더기가 주위 만 8천리를 담장처럼 둘러서 있습니다.
      그 주위에는 철뱀과 철개가 불을 품고 돌아다니며, 그 성중에 큰 평상이 만 리나 뻗쳐있어 한 사람이 죄를 받든지 만 사람이 죄를 받든지 각자의 몸이 그 상에 꽉 찹니다. 또한 그 속에는 천 백 야채와 악귀가 있어 칼날과 같은 이빨과 번갯불과 같은 눈, 구리쇠와 같은 손톱으로 창자를 뽑고 끊습니다.

      또 야차가 있어 철창으로 죄인의 코와 배를 찌르고 몸을 뒤집고 철솔갱이가 눈을 파먹고 철뱀이 몸을 감아 백 천 토막을 내고 그 몸에 철창을 박고 혀를 빼 보습으로 갈고 죄인을 끌고 다니다가 지치면 구리즙을 먹이고 뜨거운 철사로 몸을 감아 조이되 하루 낮 하루 밤사이에 만 번을 죽였다 만 번을 살리는 고통을 줍니다." 《지장보살본원경》'관중생업연품'

      이렇게 고통이 쉬지 않는 지옥이 바로 무간지옥이다. 무간(無間)이란 말 그대로 사이가 없다는 뜻인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죄보를 받는 것이 끊임이 없고,
      둘째 한 사람이 벌을 받거나 만 사람이 벌을 받거나 그 몸이 지옥 속에 꽉 차서 조금의 간격이 없는 것이며,
      셋째 죄를 받는 기구가 한량이 없고,
      넷째 남녀노소·빈부격차의 차이가 없고,
      다섯째 처음부터 끝까지 죄를 받는 시간에 잠시도 휴식이 없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생생히 지옥을 묘사하고 있는 것은 결국 선업을 짓고 착하게 살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처참한 고통 속에 빠진 지옥중생들을 구제하신다는 측면에서 지장보살님의 본원력이 얼마나 높고 수승한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면 오히려 지옥이 이렇게 무서우므로 살아 있을 때 죄를 짓지 말고 스스로 선행을 쌓으라는 수행의 지침이기도 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6. 부모를 천도하고 효를 가르치는 경

      지장경은 부모은중경과 함께 효 사상을 가르치는 대표적인 불경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장보살의 전생담을 살펴보면 바라문의 딸과 광목이라는 여인이 나온다. 그리고 이 두 여인은 모두 어머니가 불법을 믿지 않고 삼보를 비장하고 삿된 믿음을 가진 과보로 인해 지옥에 떨어졌는데 두 여인은 모두 지극한 공덕으로 어머니를 구제하고 다음과 같이 대원을 세우고 지장보살이 되었다.

      "미래겁이 다하도록 죄업으로 고통 받는 중생이 있으면 널리 방편을 베풀어서 해탈하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이것은 지장보살의 대원(大願)이 돌아가신 부모를 천도하기 위해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이 지장보살의 본원이 효 사상에서 출발함으로 해서 지장신앙은 돌아가신 망자를 천도하는 신앙인 동시에 부모에게 효도하는 경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돌아가신 부모나 조상들을 천도하는 사십구재는 《지장보살본원경》에 그 경전 적 증거를 두고 있다.

      "염부제에서 악을 지은 중생은 처음 죽어서 사십구일이 경과한 뒤 그를 위하여 공덕을 지어 지옥 고난에서 구하여 빼내주는 계사(繼嗣-대를 잇는 자식)가 없거나 또 살아 있을 때 선인(善因)이 없으면 마땅히 본래 지은 죄업으로 인하여 지옥 벌을 받게 된다." 《지장보살본원경》

      49재의 연원은 바로 이 인용문에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부모를 위해서 자식들이 공덕을 지어드려야 함을 밝히고 있다. 앞서 밝혔듯이 지장사상은 철저한 인과응보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살아 있을 때 본인 스스로 지은 선행이 있다면 지옥고를 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식이라도 대신 선행을 쌓아 공덕을 지어 주어야만 지옥의 고통으로부터 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식이 베푼 선행은 단지 죽은 망자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살아 있는 후손이 영가를 위해 49재를 지내거나 공덕을 쌓으면 영가를 위해서도 좋지만 살아있는 후손에게도 큰 공덕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반대로 부모에게 불효하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분명히 밝힘으로써 효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만일 곧 다시 몸이 죽은 후에 49일 안에 널리 여러 가지 좋은 일을 지어주면 능히 저 중생으로 하여금 영원히 악취에서 떠나서 태어나게 하며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날 수 있으며 뛰어나게 기묘한 즐거움을 받게 하며 현재의 권속들도 이익이 한량없다."《지장보살본원경》'이익존망품'

      7. 보시행의 실천

      대승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실천덕목 중에 하나는 바로 보시행의 실천이다. 그래서 대승보살의 실천행인 육바라밀에도 첫 번째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보시행이다. 이같은 보시행은 지장경에서도 예외 없이 강조하고 있다.

      《지장보살본원경》'교량 보시 공덕품'에 보면 적극적인 보살행의 실천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있다.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보시공덕의 경중(輕重)·장단(長短)·대소(大小)의 차이를 묻자 부처님께서는 여덟 가지 보시의 공덕을 비교하여 설명하신다.

      국왕대신 바라문 등이 빈민 걸인을 위해 보시하면 백 천생 중에 7보를 구족하고 의식이 풍족한 과보를 얻는다.
      그들이 부처님의 탑묘를 만나 보시하면 3겁 동안 제석신을 받는다.
      부서진 불탑을 수선 보수하면 백 천생 중에 전륜성왕의 과보를 받는다.
      노병자와 병자를 위해 보시하면 1백겁 동안 정거천주의 과보를 받는다.
      불법 중에 작은 선근을 심더라도 인천의 몸을 얻지 않고 항상 승묘한 복을 받는다.

      대승경전의 한 글귀만 듣고 경건한 마음으로 찬탄 공양하면 큰 과보를 얻는다.
      대승경전을 편찬 출판하여 보시하면 30생 중에 소국왕의 과보를 받는다.
      불법 중에 보시 공양하고 탑묘를 수리하고 경전을 보수 보시하면 백 천 생에 최고의 복락을 받게 된다. 이처럼 지장경에서도 보시의 실천과 이타행을 강조하고 있다. 보시행에 관한 지장경의 구체적인 설명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불교 사회복지 사상으로 이해 될 수 있다.

      이처럼 지장경의 가르침은 단순히 망자를 천도하는 의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선행을 쌓으며 남을 위해 봉사하고 보살행을 실천할 것을 가르치는 경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장경의 가르침 속에서 지장보살님의 위대한 본원을 우리의 본원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스스로가 지장보살처럼 닮아가고 지장보살처럼 남을 위해 이타행을 실천하는 지장보살이 되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8. 지장경을 독송하는 이익

      모든 경전에는 그 경전을 수지하고 독송하면 얻게 되는 공덕을 설명하고 있다. 지장경 역시 이 경전을 수지하고 독송하면 얻게 되는 이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지신호법품'에 보면 다음과 같은 열 가지 이익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토지의 풍년, 가택의 영원한 건강, 선망부모의 생천, 현존사친의 이익, 구하는 것을 뜻대로 얻고, 물불의 재앙을 없애고, 헛되이 소모하는 것을 없게 하며, 험악한 꿈을 꾸지 않게 하고, 가고 옴에 신장들이 항상 옹호하게 하고, 곳곳에서 성현들을 만나게 한다." 《지장보살본원경》'지신호법품'

      이 밖에도 지장경의 마지막 품인 '촉루인천품'에 보면 지장보살의 명호를 념하고 지장보살 상 앞에 공양하며 지장경을 읽고 널리 전하며 중생을 구제코자 지장보살과 같은 원력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28종의 이익과 7종의 이익이 있다고 설하고 있다.

      "천룡이 호념하고, 착한 일이 날로 불어나고, 성스러운 일들이 모여오고, 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고, 의식이 풍족하고, 질병이 생기지 않고, 물과 불의 재난을 당하지 않고, 도적의 액난이 없고, 사람들이 공경하고, 귀신들이 돕고, 여자가 남자의 몸을 이루고, 왕실의 부녀로 태어나며, 단정한 상호를 얻고, 천상에 태어나는 과보를 얻고, 제왕이 되고, 숙명통을 얻어 전생의 일을 알고, 구하는 것을 마음대로 얻고, 권속이 좋아하고, 횡난을 소멸하고, 업도를 영원히 없애고, 가는 곳마다 다 통하고, 잠을 잘 자고 꿈이 편안하며, 선망부모의 고통을 없애고, 전생의 복을 다 받으며, 모든 성현들이 찬탄하고, 총명하고 영리하며, 사랑스럽고 어여삐 여기는 마음이 생기고, 마침내 성불하게 된다." 《지장보살본원경》'촉루인천품'

      또 지장보살의 명호를 듣거나, 지장보살의 형상 앞에 예경하거나, 지장보살의 본원과 그 행을 듣고 수행하고 찬탄하고 우러러 예경하는 자는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의 이익을 받게 된다고 한다.

      "속히 성지에 오르고, 악업이 소멸되고, 부처님들의 보호를 받고, 깨달음에서 물러섬이 없고, 본원력이 불어나고, 숙명통을 얻고, 마침내 성불한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바로 지장보살과 같은 원력으로 생활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장보살의 대원력을 자신의 원력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지장보살과 같이 보살행을 행할 때 이같은 이익이 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