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곧 부처님이다.―혜암스님
삼계의 뜨거운 번뇌가 불타는 집과 같으니, 그곳에 차마 오래 머물러서 긴 고통을 달게 받으랴! 생사윤회를 면하고자 한다면 부처를 구하는 것만 같음이 없나니, 만일 부처를 구하고자 한다면 부처는 곧 이 마음이니 마음을 멀리서 찾으리오? 이 몸을 여의지 않았도다. 그러나 이 몸은 껍데기라 생이 있고 멸이 있거니와 본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변하지 않는다. 천 번 나고 만 번 죽음이여 ! 이 일을 언제나 다할 건가? 중생들이 마음속에 위없는 보물이 있는 줄 모르니, 마치 눈 먼 말이 자기 다리만 믿고 길을 떠난 격이로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나니, 세월을 눈동자보다 더 아낄지어다. 나고 죽는 일이 짧으면 한 숨 쉬는 사이에 있고 길면 백년이라고 하나, 알 수 없는 날씨에는 풍우가 있는 것처럼, 사람 뒤에는 조석지변이 있어서 허망한 명을 보존하기 어렵도다. 세상만사가 모두 하루 저녁 꿈이니, 날마다 하루 종일 누굴 위해 바쁠 건가? 세상에 무슨 일이 급하고 필요한가? 마음을 해탈하는 것만 같은 게 없나니, 쓸데없는 생각 말고 부지런히 공부하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이 모두 차별이 없다 하셨으니, 어찌 부처와 중생이 차별이 있으리오?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이 법은 고하가 없다. 차별법으로는 고하가 있지마는 참된 법에는 고하가 없다 하셨으니, 어떤 것이 평등법인가? 山高谷深水底流(산고곡심수저류)로다. 산은 높고 골은 깊고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가도다. 부처님은 도솔천궁(兜率天宮)을 떠나시지 않으시고 이미 왕궁에 내려오셨으며, 어머니 태중에서 나시기 전에 중생제도 하시기를 마치셨다 하셨으니 이 뜻은 무엇인가? 도솔천을 떠나지 않고 이미 왕궁에 내려오셨다는 말씀은 본래 가고 오는 바가 없다는 뜻이니, 마치 하늘의 밝은 달이 강물에 비칠 때, 하늘의 달은 그대로 있지만 강물에 똑같은 달이 잠겨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때 하늘의 달은 법신이요 강물의 달은 화신인 셈이니, 천강에 물이 있으면 물마다 달이 있는 것은 백억의 화신이 나타남이로다. 어머니 태중에서 나시기 전에 중생제도 하시기를 마치셨다는 말씀은, 일체중생이 본래성불이라 따로 제도할 바가 없다는 뜻이다. 한 제자가 백운선사(白雲禪師)에게 묻기를- -마음이 곧 부처라 하니 저도 마음을 갖고 있는데 저는 어찌 중생으로 생사고를 받습니까? 마음이 곧 부처라는 뜻을 잘 좀 말씀하여 주십시오. -법종(法宗)아 ! 네 ! 알아들었느냐? -무엇을 알아듣습니까? -마음을 부처라 한 일은 없느니라. 또 청운거사(責雲居士)가 송(頌)해 이르길 何人妄言心是佛 (하인망언심시불)누가 망령되이 마음이 부처라 하였는고? 心郞是佛罪如山 (심즉시불죄여산)마음이 부처라 하면 죄가 수미산 같으리라. 石人若問眞如佛 (석인약문진여불)만일 돌사람이 참된 부처 묻는다면 心耶是佛佛是心 (섬즉시불불시심)마음이 부처요 부처가 마음이라 하리. 윤회에 허덕이는 이 몸을 이 세상에서 건지지 못하면, 어느 생을 기다려 건질 것이며, 금생에 이 말을 따르지 않으면 후생에 원한이 끝이 없으리니,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치 말고 모두 노력하여 성불합시다. 一寸靜坐一寸佛 (일촌정좌일촌불)잠깐 동안 좌선하면 그 동안 부처이니 從是念生如電擁 (종시념생여전불)망상이 일어나면 번개같이 떨어버려 諦了自己方寸心 (체료자거방촌심)자기의 마음을 깨달아 알면 元來大地無他佛 (원래대지무타불)원래로 나 밖에 다른 부처 없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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