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행록(淸淨修行錄-만공선사
一曰 법신(法身)이요, 二曰 업신(業身)이요, 三曰 육신(肉身)이로다. 또 이르노라. 법신은 곧 불신(佛身)이요, 업신은 곧 귀신(鬼身)이요, 육신(肉身)은 곧 사람의 색신(色身)이로다. 색신 가운데 업신과 법신이 구족(具足)하여 서로 여의지 않건마는, 중생의 업보(業報)가 중(重)하여 다못 업신이 구원겁(久遠劫)을 드나들며, 4생 6취의 육신(肉身)으로 인하여 모든 악업(惡業)을 지을 때에, 부처님이 설(說)하신 5계(五戒)를 믿지 아니하고 난행(亂行)을 하는 고로, 혹 인신(人身)을 받아 나더라도, 혹 눈으로 보지 못하거나, 혹 귀로 듣지 못하거나, 혹 코로 맡지 못하거나, 혹 혀를 놀리지 못하거나, 혹 목을 앓거나, 혹 팔을 못 쓰거나, 혹 가슴을 앓거나, 혹 내종을 앓거나, 혹 다리를 못 쓰거나, 혹 전신(全身)에 만신창(滿身瘡)이 돋거나, 혹 치질을 앓거나, 혹 몸에서 추한 냄새가 나거나, 혹 내외 금슬이 없거나, 혹 자식(子息)을 많이 낳아 기르지 못하거나, 혹 남녀간 상부상처(喪夫喪妻)를 당하거나, 혹 얼굴이 박색으로 타고 나거나, 혹 단명보(短命報)를 받아 익사(溺死)하거나, 혹 호식(虎食)하여 죽거나, 혹 독사(毒蛇)에게 물려 죽거나, 혹 지네에게 물려 죽거나, 혹 높은 나무에서 떨어져 죽거나, 혹 물에 빠져 죽거나, 혹 불에 타서 죽거나, 혹 도적놈에게 죽거나, 혹 남의 참소(讒訴)에 죽거나, 이 같은 가지가지 모든 액사(厄事)를 당하는 것이, 도시(都是) 부처님의 5계를 믿지 아니하고 불법을 비방한 과보(果報)건마는, 일체 중생이 이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모든 업보(業報)를 날로 받으니 가히 슬프고 슬프도다. 5계라 하니 무엇무엇 5계런고? 살(殺), 도(盜), 음(淫), 망(妄), 주(酒) 이 다섯 가지로다. 제 一은 살생(殺生)을 말지니라. 살생을 많이 하매 세세생생에 단명보를 받으며, 내 손에 죽은 모든 무리들이 세세생생에 나를 쫓아다니며, 내 몸을 해롭게 할 제 이 위와 같은 모든 액사를 당하게 되나니라. 제 二는 도적질을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도적질을 할진대 복덕 종자(福德種子)가 끊어져, 세세생생에 박복빈천(薄福貧賤)한 사람이 되어 날지로다. 제 三은 사음(邪淫)을 말지어다. 만약 사람이 사음을 행할즉 세세생생에 식신(識身)이 청정(淸淨)치 못하고, 남녀간 씨앗을 많이 보아 마음 편안할 날이 없을지로다. 제 四는 거짓말을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거짓말을 할진대 진실(眞實)한 종자가 끊어져, 모든 사람이 나의 말을 믿지 아니하여 헛된 사람이 되매 매사불성(每事不成)이 되나니라. 제 五는 술을 먹지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술을 마시매 지혜의 종자가 끊어져, 성현의 어질고 착한 말씀은 즐겨 받아 듣지 아니하고, 외도(外道) 마구니의 삿된 말과 망령된 말과 탐(貪), 진(嗔), 치(痴)와 간악질투(奸惡嫉妬)와 10악(十惡)과 8사(八使)를 익혀, 저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져 길이 나올 시기가 없으리니 어찌 불쌍하지 아니하리오. 사람에게 법신(法身), 업신(業身), 육신(肉身) 세 가지 몸이 있다 하니 어떠한 것이 육신인고? 지(地), 수(水), 화(火), 풍(風) 4대(四大)로다. 지(地)는 곧 살이요, 수(水)는 눈물, 콧물, 대소변(大小便)이요, 화(火)는 따뜻한 기운이요, 풍(風)은 콧김, 입김, 동정(動靜)이니 이 네 가지를 부모에게서 얻어 육신을 작(作)하였다가, 명(命)이 다하여 임종을 하매 지(地)는 땅으로 돌아가고, 수(水)는 물로 돌아가고, 화(火)는 불로 돌아가고, 풍(風)은 바람으로 돌아가 4대가 흩어지니 허황하기 일장춘몽(一場春夢)이요, 장마에 두엄 버섯이니라. 어떠한 것이 업신(業身)인고?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 이 여섯 가지 식심(識心)이로다. 눈으로 일체 만물을 보아 탐하여 모든 업을 지으며, 귀로 일체 소리를 들어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코로 모든 냄새를 맡아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혀로 모든 음식(飮食)을 맛보아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몸으로 춥고 더운 분별망상(分別妄想)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뜻으로 밉고 어여쁘고 좋고 나쁜 일체망상(妄想)을 내어 모든 업을 지어, 이 여섯 놈이 무량겁(無量劫)으로 드나들며 모든 업을 능히 짓기도 하며, 모든 업을 능히 받기도 하나니, 이러므로 이름을 업신(業身)이라 함이로다. 어떠한 것이 법신(法身)이런고? 일찍이 발심하여 선지식(善知識)을 친견(親見)하여 다생죄업(多生罪業)을 참회하고, 옛 성현의 친절언구(親切言句) 1천7백 화두(話頭) 가운데 자기에게 합당한 화두를 분명히 결택(決擇)하여, 행(行), 주(住), 좌(坐), 와(臥), 어(語), 묵(默), 동(動), 정(靜) 중에, 모든 망상(妄想)이 적적(寂寂)한 가운데 화두가 성성(惺惺)하여 들지 아니하되, 화두가 스스로 들림이 샘물 흘러가듯 간단이 없이 화두가 타성일편(打成一片)에 이르러, 홀연히 망상 구름이 흩어지고 마음 달이 홀로 드러나 3천 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비추어, 그 밝은 빛이 하늘과 땅이 궤멸(潰滅)하여도 이 광명(光明)이 길이 멸하지 아니하며, 이것을 이름하되 불생불멸지도(不生不滅之道)라 하나니라. 이 같은 이치를 통달(通達)한 사람을 선지식이라 이름하여, 혹 도사(導師)라 이름하며, 혹 보살(菩薩)이라 이름하며, 혹 부처라 이름하나니, 천당(天堂), 불찰(佛刹)에 임의 자재하여 천상(天上)에 가서 나매 천상 사람을 제도하며, 인간에 나매 인간을 제도함에 이르므로 인천(人天)에 스승이 되며, 4생(四生)에 자비로운 부모(父母)가 되는 고로, 이 사람의 이름이 조어장부(調語丈夫), 천인사(天人師), 불(佛), 세존(世尊)이로다. -만공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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