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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반야바라밀,-청화스님

by 회심사 2022. 1. 16.


반야바라밀,-청화스님

    반야는 바로 제법공(諸法空)의 도리입니다.
    그러나 다만 비어 있고 허무하다고만 생각할 때에는 반야바라밀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 중생이 실제로 있다고 집착하는 현상계는, 사실은 시간적으로 무상(無常)하고 공간적으로 비어 있어서 허무한 것이나, 모든 허망한 존재의 근본성품인 진여불성(眞如佛性)은, 무한공덕을 갖추고 우주에 충만해 있는 바로 생명의 실상(實相)입니다.

    ​ 이러한 실상의 도리가 반야바라밀입니다.
    따라서 반야가 있으면 비로소 참다운 수행자이고, 반야가 없다면 수행자가 못 됩니다.
    반야는 어느 고유한 존재가 아니라 바로 생명입니다.
    우리가 전도된 몽상만 여의어 버리면 바로 반야의 생명 자체가 되는 것입니다.
    반야와 더불어 있어야 참다운 창조가 있고 참다운 수행이 있습니다.
    반야가 없다면 모두가 다 범부의 허물을 벗지 못하는 것이고, 어떤 행동도 때 묻은 유루행(有漏行)밖에는 못 됩니다.

    ​ 중생이 보고 느끼는 일체 현상은 모두가 다 허망하고 무상한 것이며, 범부인 한 우리가 보는 것은 다 전도된 몽상입니다. 전도된 몽상을 끊어 버리지 않고는 공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끊어야 할 것인가?
    바로 이런 수도의 방편이 화두(話頭)요 염불(念佛)이며, 관법(觀法)이요 주문(呪文)이며, 계율(戒律)입니다.

    ​ 따라서 우리의 마음이 아직 반야의 도리를 증명은 하지 못하더라도, 우선 이론적으로 바른 이해가 있어야 수행이 바로 되기 때문에, 철두철미하게 이론적인 자기 정립이 되어야 합니다.

    이른바 선오후수(先悟後修; 먼저 깨치고 뒤에 수행하는 것)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상을 여의면서 체(體)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