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성철스님
그러므로 화엄(華嚴)에서도 "일체법불생(一切法不生)이요, 일체법불멸(一切法不滅)"이라 하였고, 법화(法華)에서도 "제법(諸法)이 종본래(從本來)로 상자적멸상(尙自寂滅相)"이라 하였는데, 이 적멸상(寂滅相)은 생멸(生滅)이 끊어진 불변상(不變相)을 말함입니다. 이 불생불멸을 진여(眞如), 법계(法界), 연기(緣起), 실상(實相), 법성(法性), 유식(唯識), 유심(唯心) 등, 천명만호(千名萬號)로 이름하나 그 내용은 다 동일합니다. 이는 우주의 근본원리이며, 불타(佛陀)의 대각 자체(大覺 自體)이어서 일체 불법(一切佛法)이 불생불멸의 기반 위에 서 있습니다. 불생불멸의 원리는 심심 난해하여 불타의 혜안(慧眼)이 아니면 이 원리를 볼 수 없어, 불교 이외의 종교나 철학에서는 거론치 못하였으며, 이 불생불멸은 자고로 불교의 전용어가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과학이 고도로 발달되어, 현대과학에서도 원자물리학으로 자연계는 불생불멸의 원칙 위에 구성되어 있음을 증명하여, 불교의 이론에 접근하여 구체적 사실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불타는 3천 년 전에 법계의 불생불멸을 선언하였고, 과학은 3천 년 후에 불생불멸을 실증하여 시간차는 있으나 그 내용은 상통(相通)합니다. 진리는 하나이므로 바로 보면 그 견해가 다를 수 없습니다. 다만 불타의 혜안(慧眼)이 탁월함에 감탄할 뿐입니다. 불교가 과학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불교에 접근한 과학이론은 불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불생불멸의 상주법계(常住法界)에는 증감과 거래(去來)가 영절(永絶)한 무진연기(無盡緣起)가 있을 뿐이니, 이것이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입니다. 이 무진연기상의 일체 생명은 성상일여(性相一如)이며, 물심불이(物心不二)여서 유정무정(有情無情)의 구별이 없고, 생명은 유정무정의 총칭입니다. 그러므로 무정설법(無情說法)을 들을 수 있어야만 생명의 참 소식을 알게 되는 것이니, 개개(個個) 생명(生命) 전체가 절대여서 생멸거래가 없습니다. 무정(無情) 생명론은 너무 비약적인 것 같으나 유정(有情)만이 활동하는 것이 아니요, 무정(無情)도 항상 활동하고 있으니, 예를 들면, 무정물을 구성하고 있는 근본요소인 소립자(素粒子)들은, 스핀(Spin)을 가져 항상 자동적으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바위들도 간단없이 운동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백억의 살아 있는 석가가 취하여 훈풍 끝에 춤추는 도다. 百億活釋迦 醉舞春風端 백억활석가 취무춘풍단 성철스님 方丈 大衆說法 1982년 음 7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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