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가족을 위하는 것은 참선이다,-혜암스님
죄 짓고 죽은 부모들이 지금 독사 밥이 될 처지에 있는데, 참선해서 그들을 구해야 할 것 아닙니까. 큰절에서 내가 스님들에게 소리칩니다. 자신을 위해서 중노릇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죽은 선망부모의 혼들이 지금 내 고손자, 증손자들이 빨리 깨쳐 살려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부모는 어떻게 하려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자신이 참선을 하면 지옥 떨어져 있는 우리 조상들이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집안일을 돕는 것이 부모를 돕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의 방거사와 단하 천연 선사가 함께 과거를 보러 가다가 마조스님을 만나, 마조스님에게 그런 과거를 보지 말고 네 마음 깨치는 과거에 급제하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단하 선사는 출가해 도인이 되었고, 방거사는 처자 권속이 있어 세상에 나가 공부해 가족 모두 도인이 되었어요. 마음먹은 탓입니다. 세상에서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어요. 사람노릇을 잘하는 것이 꼭 예의를 지키는 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남편이 죽을병으로 누워 있어도 공부를 잘하는 것이 남편을 돕는 일인 것입니다. 남편을 생각하다가 자신이 할 공부를 하지 못하면 남편도 지옥에 가고, 자신도 호랑이 밥이 되어 버립니다. 누구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보다 더 큰 죄는 없답니다. 예를 들어 아들 생각하다가 공부하지 못했다고 하면 그것은 아들을 생각한 것이 아들 생각이 아니라 아들을 지옥에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남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우린 이 공부밖에 할 것이 없습니다. 먹는 것이나 잠자는 것은 되는 데로 살며, 남에게 천대받아도 남모르게 공부하면 그 사람이 가장 똑똑한 사람입니다. 또 그 사람이 세상에 제일 필요한 사람입니다. 방 거사도 제일가는 부자였으나 재산을 모두 내 놓고 길거리나 오두막집 또는 나무 밑에서 잤어요. 그래야 수지맞습니다. 잘사는 것을 부러워할 것 없습니다. 인연 따라 이 세상의 일을 받아쓰되, 다음날이 밝으면 잠을 자지 않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지옥은 마음속에 있는 것 쓸데없는 일에 돌아다니지 말 것이며, 특별한 일이 아니면 오라고 하는 곳에도 가지 말 것이며, 아직 깨치지 못했으면 책도 읽지 말 것이며, 예식 때가 아니면 글도 읽지 말라고 했습니다. 불법의 목적이자 생명은 참선입니다. 참선을 하고 있으면 걸음만 보아도 귀신들이 다가와 벌벌 긴답니다. 어떤 비구스님이 남의 나라로 공부를 하러 가다가 지리를 몰라 들판에 앉아 밤을 맞았어요. 귀신들이 다가와, 아 여기 이리 새끼가 한 마리 있구나. 우리가 잡아먹어 버리자 하고 덤벼들었죠. 그러자 이 스님은 아무런 동요 없이 “이놈들 나하고 거리가 멀구나“ 그랬어요. 그러자 이 말뜻을 알지 못하는 귀신들이 말뜻을 물었어요. 공부하려 내가 여원궁 선방으로 갈 것이고 너희는 지옥으로 갈 것인데, 지옥과 내원궁 선방은 얼마나 거리가 먼 것인가 해서 그런 말을 했다고 그랬어요. 그러자 귀신들이 잡아먹지 않을 터이니 지옥에 가지 않게 해달라고 애원하더랍니다. 지옥까지의 거리가 먼 것 같으나 바로 여기에 있고 마음속에 있어요. 만일에 삼 년 동안 공부에 목숨을 바쳐 성불하지 못하면, 내가 너희들을 대신해 지옥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몸뚱이를 끌고 다니며 살림하는 이 모두가 꿈입니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봐요. 언제 내가 이 많은 세월을 살았는가? 마치 하루 동안의 일 같습니다. 무엇이 남아 있습니까. 좋았던 일도, 고생스러웠던 일도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고, 지금 이 자리만 남았어요. 깨치고 보면 밥 먹고 처자권속과 함께 사는 일들이 하룻저녁의 꿈입니다. 그림자요, 껍데기에 지나지 않아요. 이러니 공부하는 대로해서도 안 되면 대신 지옥에 가겠다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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