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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불성을 밝히는 노력으로, -월하스님

by 회심사 2022. 4. 4.

불성을 밝히는 노력으로, -월하스님


    나는 요즘도 대중공양을 같이 하고 있는데 걸어 다닐 수 있는 한은 대중들과 함께 공양할 것입니다. 나라고 특별할 것도 없고 혼자 따로 상을 받는 것은 표본도 아닙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면 자기가 ‘주지'만 되어도 독상을 받고 다른 상보다 잘 차려먹고 자기 생일이라고 신도들이 해 주는 특별상을 받고 하는데, 그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 생일의 공덕은 부모님의 몫이지 자신의 몫이 아닙니다.
    부모의 은혜를 아는 사람은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나도 생일이면 밑의 권속들이 생일이라고 자리를 마련하려고 해서 피해 다니곤 하다가 이제는 그것마저 번거로워 그럭저럭 지내기는 하지만 마땅치 않은 일입니다.

    ​ 많은 이들이 지나칠 정도로 대접받기를 원하는데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먼 것입니다. 나는 내 거처 주변의 잡다한 일들은 가능한 내 손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무슨 일을 잘해서가 아니고 남의 손이나 생각을 빌려면 내가 하는 것보다 열 번은 더 일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움직이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실천하다가 가야 합니다.

    ​ 백 가지 말보다 한가지의 실천을 생활 속에서 이루어내도록 노력하는 불자들이 되어야겠습니다. 부처님 가르침 중에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나무에서 떨어진 잎은 반드시 나무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자신이 나온 근본처에 대한 간절한 귀의가 자연의 이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처럼 철저하게 자기 근본처에 귀의하고자 하는 수행을 핵심으로 삼는 것이 불교입니다.

    ​ 세상살이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나 부모 등을 중히 여기며 살아가지만, 출가자는 그러한 현실적인 것들을 희생하면서까지 본래 밝아 있는 성품을 찾고자 매진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재가불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성품을 밝히는 일에 간절한 일념으로 정진해야 합니다.

    ​ 자기 성품을 찾기 위해서는 단순히 복을 짓는 시주와 불사금 동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때로 ‘시주했으니 복 받겠지’ 하는 그 교만한 마음으로 자칫 오히려 성품을 밝히는 일에서 멀어지기도 합니다. 복의 인을 지으면 복의 과를 받게 되므로 자신의 불성을 밝히는 노력이 흐릿해져버리기가 쉽습니다.

    ​ 편안히 살고 많은 사람들이 떠받들어주면 참선하고 염불할 생각조차 나지 않게 된다는 말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에 선도 악도 짓지 말라는 말씀은 바로 이러한 인연으로 과를 받아 수행하는 데는 방해가 되는 것을 경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복을 짓고 복을 받는 것에 그치지 말고 육체가 살아 있는 한 지극히 염불하고 참선해야 합니다. 불제자는 마땅히 불성(佛性)을 밝히는 노력으로 자신의 성품자리를 찾고야 말겠다는 대발심(大發心)을 일으켜야 합니다. 그래서 삶 속에서의 실천을 통해 마침내 부처님과 같이 영원한 대자유인이 되는 길을 묵묵히 가야 할 것입니다.

    ​ 출처 : 붓다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