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수인(손모양)에 대하여-卍
원래 불전도(佛傳圖)에 나오는 석가모니의 손 모양에서 유래한 것인데, 교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으므로 불상제작 때 함부로 형태를 바꾸거나 다른 부처님의 수인을 취해서도 안된다. 따라서 수인은 여러 종류의 불상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수인의 종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경우 선정인·항마촉지인·전법륜인·시무외인·여원인 의 근본 5인을 주로 취하며, 비로자나 부처님의 지권인도 있다.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합쳐 시무외여원인 또는 통인(通印)이라 하고 부처님 탄생시의 천지인을 합쳐 근본 5인으로 보기도 한다. 대승불교의 여러 부처들도 대개 이를 따랐지만, 아미타불은 구품왕생과 연결되어 9등급의 아미타정인(阿彌陀定印)을 새롭게 만들었다. 아미타정인을 9등분한 것은 중생들의 성품이 모두 다르므로 상·중·하 3등급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세분화하여 9등급으로 나누어서 각 중생에게 알맞은 설법을 하려는 뜻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근본 5인과 지권인과 아미타9품인의 수인과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석가모니 부처님의 근본 5인 (1) 선정인(禪定印) 결가부좌 상태로 참선 즉 선정에 들 때의 수인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수도할 때 짓는 손가짐이기 때문에 석가모니의 첫 수인이 되는 것이다. 오른쪽 손바닥을 위로 해서 단전 앞에 놓고, 왼손도 손바닥을 위로 해서 그 위에 겹쳐 놓으면서 두 엄지손가락을 서로 맞대어 놓는 형식이다. (2)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부처님이 성도할 당시에 마왕 파순(波旬)은 사문 싯달타의 깨달음을 막기 위해 갖가지 유혹과 협박과 회유를 시도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다. 싯달타가 '나는 지혜의 힘으로 그대의 군대를 쳐부술 수 있다.'며 준엄한 사자후로 꾸짖었다. 그러자 파순은 그것을 증명해 보라고 했다. 이에 싯달타가 오른손을 내밀어 땅을 가리키며 진실을 말하라고 하자, 지신(地神)이 큰 소리로 증명한다고 외쳤다. 이 순간 삼천대천세계 국토가 크게 진동하였으며, 마왕 파순은 혼비백산 도망하고 말았다. 이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당신의 깨달음을 지신(地神)에게 증명해 보라고 말하면서 지으신 수인이 바로 항마촉지인이다. 선정인에서 왼손은 그대로 두고(왼쪽 무릎 위에 자연스럽게 올리기도 함) 오른손을 풀어 손바닥을 무릎에 대고 검지로 땅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다. (3) 전법륜인(轉法輪印) 부처님이 성도 후 다섯 비구에게 첫 설법[初轉說法]을 하며 취한 수인이다. 원래는 바퀴[法輪]를 실제로 들었을 것으로 짐작하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우리 나라에서는 그 예가 많지 않다. (4) 시무외인(施無畏印) · 여원인(與願印) 시무외인은 중생에게 무외(두려움을 없게 함)를 베풀어 우환과 고난을 해소시키는 덕을 보여 주는 수인이다.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위로 뻗치고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 높이까지 올린 형태이다. 여원인은 부처님이 중생에게 자비를 베풀고 중생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하는 덕을 표시하는 수인이다. 자비를 베푸는 부처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수인이다. 손바닥을 밖으로 하고 손가락은 펴서 밑으로 향하며, 손 전체를 아래로 늘어뜨린 모습이다. 이 두 인상은 부처님마다 두루 취하는 수인으로 합쳐서 통인(通印)이라고도 하며, 석가모니불 입상(立像)의 경우 오른손은 시무외인·왼손은 여원인을 취하고 있다. (5) 천지인(天地印) 부처님이 탄생할 때,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한 손으로 하늘을 다른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사자후(獅子吼)를 토했다. 즉,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도다. 모든 세상이 다 고통 속에 잠겨 있으니,내 마땅히 이를 편안하게 하리라.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 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이 때의 손모양을 가리키는 인상인데, 대개 오른손이 하늘로 왼손이 땅으로 향한다. 2. 비로자나 부처님의 지권인(智拳印) 이는 비로자나 부처님의 인상으로 바른손으로 왼손 검지의 윗부분을 감싸는 형태를 취하는데, 이와 반대의 경우도 간혹 있다. 이는 부처님의 세계인 바른손이 중생계인 왼손을 감싸쥐는 상징으로서, 부처님이 중생을 보호한다는 의미 외에도 부처님과 중생이 하나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주로 화엄종(華嚴宗) 계통 사찰(구례 화엄사)에서 본전인 대적광전(大寂光殿 - 연화장세계가 진리의 빛으로 가득한 대적정의 세계란 의미)의 주불이 비로자나불이다. 대적광전에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한 삼신불(三身佛)을 봉안하는데, 비로자나불·아미타불·석가모니불을 봉안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선종 사찰에서는 선종의 삼신설에 따라 청정법신(淸淨法身) 비로자나불·원만보신(圓滿報身) 노사나불(盧舍那佛)·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 석가모니불의 삼신을 봉안한다. 법신은 부처를 이루는 데 근거가 되는 몸이요, 보신은 깨달은 부처 그 자체의 몸이며, 화신은 중생을 깨달음으로 이끄는 중생의 입장에 선 불신(佛身)인 것이다. 그리고 이 삼신불은 각각 독립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원융(圓融)하는 상태의 이상적인 조화를 근거로 삼고 있으며, 이들 삼신불의 삼위일체화 속에서 불국정토 연화장세계는 온전한 모습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3. 아미타 9품인(阿彌陀九品印) 서방 극락세계의 주재불인 아미타 부처님의 구품왕생과 관련하여 아미타정인(定印)을 9등급으로 나눈 수인이다. 중생들의 성품이 모두 다르므로 상·중·하 3등급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세분화하여 9등급으로 나누어서, 각 사람에게 알맞게 설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품왕생아미타경》에 의하면 중생이 극락 왕생할 때, 평소 행업(行業)의 우열과 품위에 따라 9품의 연대로 나뉘어 태어난다고 한다. 즉, 상품상생(上品上生)은 금강대(金剛臺), 상품중생은 연화대, 상품하생은 보련화(寶蓮華), 중품상생은 자금대(紫金臺), 중품중생은 칠보연화, 중품하생은 연화, 하품상생은 금련대(金蓮臺), 하품중생은 경에 밝혀져 있지 않고, 하품하생은 금련화에 앉아 왕생한다. 여기에서, 사바세계의 번뇌와 집착을 끊고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데에 창조와 생성의 의미를 지닌 연꽃이 모태(母胎)의 상징형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4. 계인(契印) 계인은 손에 물건[持物]을 든 수인을 말한다. 예를 들면 약사불(藥師佛)은 병마를 없애주는 부처님이므로 손에 약기(藥器)를 들고 있는 것이 원칙인데, 이를 약기인(藥器印)이라고 한다. 약사불의 인상은 여원·시무외인인데, 자비를 베푸는 여원인의 수인에서 손에 약기를 들고 있다. 이는 바로 약을 베풀어 병을 고쳐주는 인상을 나타낸 것이다. 이를 제외하고는 불상이 계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주로 보살·신장·나한상들이 지물을 들고 있다. 지물의 종류는 법구(法具), 무구(武具), 악기, 동식물, 옥류(玉類), 건축물, 장신구, 자연물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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