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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구마음행

깊게 뿌리 내린 나무처럼

by 회심사 2017. 5. 9.


卍-깊게 뿌리 내린 나무처럼-卍
        우리의 마음은 흔들리는 바람 앞에 마구 흔들리는 깃발처럼 다가오는 온갖 경계들 앞에 마구 흔들리며 살아갑니다. 평생 동안 경계 따라 흔들리는 것이 우리네 사는 모양입니다. 힘겹고 괴로운 경계가 다가올 때 울고불고 괴로워하며 답답해 어쩔 줄 몰라 하고 즐겁고 행복한 경계가 다가올 때 웃고 즐거워하며 한없이 행복에 겨워합니다. 바람 앞에 흔들리는 깃발은 바람의 방향이며 강도에 따라 쉼 없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깃발을 지탱하고 있는 깃대는 늘 그 자리에서 고요 합니다. 그 어떤 바람에도 흔들림이 없이 고요하며 당당합니다. 맑은 물 한 컵과 흙탕물 한 컵을 가만히 놓아두면 양쪽 다 모두 맑게 보입니다. 그러나 막대로 휘저어 본다면 맑은 물은 그대로 맑지만 흙탕물은 온통 더러워지게 마련입니다. 가만히 명상해 봅시다. 우린 과연 어느 쪽인가? 외부에서 그 어떤 경계가 나를 휘젓더라도 그대로 맑음을 유지 할 수 있는지? 아니면 경계 따라 마음이 천차만별로 흐트러지는지 말입니다. 깊게 뿌리 내린 나무가 아무리 큰 폭풍우에도 결코 흔들림이 없듯 마음에 중심이 세워진 자는 언제나 고요하며 자유롭고 당당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어떠합니까. 마음의 중심이 온통 경계에 따라 놀아납니다. 직장 상사의 비난에 마음을 빼앗겨 괴로운 마음을 내었다가 친구들의 이기적인 마음에 마음을 빼앗겨 성내는 마음을 내었다가, 돈에 마음이 빼앗겨 많고 적음에 따라 행불행의 마음을 만들어 내고- 지위의 높고 낮음에 마음이 빼앗겨 상대방을 높고 낮은 상(相)으로써 대하며 이성에 마음이 빼앗겨 집착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만들며……. 그렇게 온갖 경계에 마음을 빼앗기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마음에 중심이 세워진 자는 경계의 허망(虛妄)한 실체를 바로 관(觀)하고, 외부의 경계에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직 관심의 대상은 외부의 경계가 아닌 내면이기에 경계를 대함에 경계를 탓하지 않고 내면을 채찍하고 내면을 다스릴 뿐입니다. 경계는 오직 내 마음 닦는 수행 재료일 뿐입니다. 마음의 중심을 잡고 살아야 합니다. 헛되이 마음이 경계에 놀아나선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