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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불교자료실

약사본원경

by 회심사 2018. 8. 13.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인가 부처님께서 여러 나라를 다니시면서 설법하시다가 광엄성에 도착하시어 악음수 아래에 앉아서 쉬고 계시었다.

    그 때에 큰 비구 비구니의 무리 8천인이 함께 있었으며 보살마하살 3만6천인과 국왕 대신 바라문 거사와 하늘 용 야차 사람 같으나 사람이 아닌 등의 수많은 대중들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처님을 빙 둘러앉아 부처님께서 설법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때에 문수사리법왕자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한 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몸을 굽혀 예배 공경하면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이곳에 모여 있는 여러 무리들을 위해서 부처님의 명호와 십이대원의 수승한 공덕을 말씀하시옵소서. 제가 이렇게 청하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들로 하여금 업장이 녹아지고 상법시대의 모든 유정들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보살을 찬탄하시었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문수사리보살이여! 그대가 대자대비한 마음으로 나(부처님)에게 부처님의 명호와 본원공덕을 말해 주기를 권청하는 것은 업장에 얽혀 있는 유정들을 업장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고 상법시대의 모든 유정들을 이익 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함이로다.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듣고 깊이 생각하도록 하여라. 그대를 위해서 말해주리라”

    문수사리보살이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기쁜 마음으로 듣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우리들이 사는 이곳에서 동쪽으로 열 개의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불국토를 지나가서 한 세계가 있으니 그 세계의 이름은 정유리(淨瑠璃)라 하며 그 세계의 부처님의 이름은 약사유리광여래응공등각 명행원만 선서 세간해 무상장부 조어사 천인사 불세존이시다.

    문수사리보살이여!
    저 불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께서는 과거 보살도를 닦으실 적에 모든 유정들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모두 얻도록 십이대원을 발원하셨느니라.

    십이대원은 무엇인가?
    첫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내 몸은 찬란히 빛나는 광명이 있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세계를 두루 비추며 서른 두 가지 장부의 모습과 팔십 가지 아름다운 모습으로 장엄될 것이니 모든 유정들의 몸도 내 몸처럼 똑 같아지리다.’

    두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내 몸은 유리처럼 투명하여 안과 밖이 깨끗하고 다시는 더러운 때가 없으며 광명은 크게 빛나고 공덕은 높고 높아 해와 달의 광명보다 훨씬 더 수승한 광명으로 장엄된 보배 그물에 편안히 머물러 있으면서 세간의 중생들이 어두운 밤에 방향을 알 수 없어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맬 때에 광명을 놓아 길을 열어 주어 가고 싶은 길로 가도록 해주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나이다.’

    세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한량없는 지혜방편을 사용하여 모든 유정들로 하여금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다 얻어 쓰게 하며 한 사람이라도 부족한 일이 없도록 하겠나이다.’

    네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사악한 도를 행하는 모든 유정들을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 가운데에 편안히 머무르게 하며 성문의 수행을 하는 자들과 벽지불의 수행을 하는 자들을 모두 대승법에 편안히 머물도록 하겠나이다.’

    다섯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한량없이 많은 유정들이 나의 교법 가운데서 맑고 깨끗한 행실로 수행하여 모두 다 완전한 계율인 삼취정계(三聚淨戒)를 갖추어 지키며 설령 계율을 범하였을 지라도 내 이름(약사유리광여래불)을 들으면 다시 청정한 계율을 얻어 나쁜 세계에 태어나지 않도록 하겠나이다.’

    여섯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모든 유정들 중에서 몸은 천박한 불구자이며 지저분하고 더러우며 성질은 모질고 어리석으며,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 손발이 오그라지고 절름발이 꼽추 문둥병 미친 병 등의 온갖 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자들이 내 이름(약사유리광여래불)을 들으면 모두 다 간교한 지혜는 바른 지혜가 되고 불구자의 몸은 정상적인 몸이 되어 온갖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나이다.’

    일곱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모든 유정들 중에서 온갖 병으로 고통을 당하면서도 치료해 주거나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고 치료할 의약품도 없으며 친척들이나 편안히 쉴 집도 없고 가난의 고통을 하소연할 곳이 없는 자들이 내 이름(약사유리광여래불)이 단 한 번만이라도 그들의 귓가에 스쳐 지나가기만 하여도 온갖 병이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우며 집안 식구들과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품들이 풍족해지고 나아가서는 위없는 깨달음을 얻도록 하겠나이다.’

    여덟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모든 여인들이 여인의 온갖 나쁜 일로 고통을 받을 적에 여자로 태어난 것을 몹시 싫어하여 여자의 몸을 버리길 원하던 차에 내 이름(약사유리광여래불)을 들으면 듣는 그 즉시에 여자의 몸이 남자의 몸으로 변하여 대장부의 모습을 갖추고 끝내는 위없는 깨달음을 증득하도록 하겠나이다.’

    아홉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모든 유정들로 하여금 천마의 그물과 모든 외도들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고 여러 가지 나쁜 견해에 떨어져 있는 유정들을 바른 견해로 인도하여 점차적으로 보살행을 닦아 하루라도 빨리 위없는 깨달음을 증득하도록 하겠나이다.’

    열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모든 유정들이 포악한 임금의 나쁜 정치로 몸이 묶여 구속되거나 매를 맞거나 감옥에 갇히거나 사형을 당하며 강도들에게 강탈을 당하는 등의 수많은 재난으로 속을 태우며 슬피 우는 고통을 몸과 마음으로 받을 적에 내 이름(약사유리광여래불)을 들으면 나의 복덕과 위신력으로 모든 재난의 고통에서 영원히 벗어나도록 하겠나이다.’

    열 한번 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모든 유정들이 배고프고 목이 말라 먹고 마실 것을 얻으려고 여러 가지 나쁜 짓을 저지를 적에 내 이름(약사유리광여래불)을 듣고 오로지 한 생각으로 받아 지니면, 나는 마땅히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가장 먼저 그들을 배불리 먹도록 해준 다음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진리의 맛있는 음식(法味)을 가지고 필경에는 편안하고 즐거운 세계를 세워주겠나이다.’

    열두 번째 대원은
    ‘원하옵건대 내가 다음 세상에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면 모든 유정들이 가난하여 입을 옷이 없어 모기와 춥고 더운 고통을 밤낮으로 받을 적에 내 이름(약사유리광여래불)을 듣고 오로지 한 생각으로 받아 지니면 그들이 좋아하는 최고로 좋은 갖가지 옷을 얻도록 하고 모든 보배로 만든 장엄구와 꽃다발 몸에 바르는 향 북을 치며 연주하는 음악 여러 가지 재주 등을 마음에 원하는 대로 모두 다 만족하게 얻도록 하겠나이다.’

    문수사리보살이여!
    이것이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 께서 보살도를 닦으실 적에 발원한 열두 가지 미묘하고 수승한 대원이니라.

    문수사리보살이여!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께서 보살도를 닦으실 적에 발원한 대원과 저 불국토의 공덕장엄은 내가 일겁(一劫)의 세월이 지나도록 말하더라도 오히려 다 말할 수가 없느니라. 저 불국토는 한결같이 청정하여 여인이 없으며 나쁜 세계와 고통받는 신음 소리도 없고 땅은 유리로 만들어 졌으며 금으로 만든 줄로 도로의 경계선을 표시하였으며 성문 궁전 처마 창문 장엄된 그물 등도 모두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 졌는데 서방극락세계의 공덕장엄과 조금도 차이가 없느니라. 그 나라에는 두 보살마하살이 있는데 일광변조보살과 월광변조보살이니라.

    두 보살은 무량무수한 보살들 중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정법보장을 모두 간직하고 있느니라.

    이러한 연고로 문수사리보살이여!
    돈독한 신심을 지닌 선남자 선여인은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다시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보살이여! 대부분의 중생들은 선(善)과 악(惡)을 알지 못하여 오로지 탐욕과 인색한 것만을 생각하며 보시와 보시한 과보를 알지 못하고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믿음의 뿌리가 없고 재물과 보물을 많이 모아 부지런히 지키고 걸인이 구걸하러 오면은 마음속으로 불쾌하게 생각하여‘자신에게 아무런 이익도 없이 보시할 때에 자기 몸의 살점을 도려내는 것처럼’몹시 아까운 마음을 내고 또 물건이 아까워서 남에게 보시하지 않으며 탐내는 마음으로 만족할 줄 모르는 헤아릴 수 없는 유정들이 재물을 쌓아 놓고서 자신을 위해서도 쓰지 못하거늘 어찌 하물며 부모 처자식 노비 품팔이하는 이 구걸하러 오는 자들에게 쓸 수 있겠는가?

    저 유정들은 인간의 목숨을 마치면 아귀의 세계나 축생의 세계에 태어나는데 이것은 인간 세계에 있을 적에 잠깐이라도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이제 아귀의 세계나 축생의 세계와 같은 나쁜 세계에서 잠깐이라도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생각하면은 생각하는 그 즉시에 저 나쁜 세계에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며 숙명통을 얻어 나쁜 세계의 고통을 두려워하여 탐욕과 쾌락을 즐기지 않고 보시를 즐겨 행하며 보시하는 이를 찬탄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을 욕심 내거나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이 보시하고 점차적으로 자기육신의 머리 눈 손 피 등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보시하거늘 하물며 여타의 재물에 있어서이겠는가?

    문수사리보살이여!
    만일 모든 유정들 중에서 부처님에게 계율(學處)을 받아 지니고서도 계율(尸羅)을 지키지 않는 이가 있으며 계율을 지키더라도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이가 있으며 계율과 규칙을 지키더라도 바른 견해를 무너뜨리는 이가 있으며 바른 견해는 무너뜨리지 않더라도 부처님의 교법을 많이 듣는 것을 포기하여 부처님이 말씀하신 경전의 심오한 뜻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이도 있으며 부처님의 교법을 많이 듣더라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서 깨달음을 이미 얻었다고 잘난 체하는 마음(憎上慢)을 가지고 자신은 옳고 남들을 그르다 하며 부처님의 바른 교법을 헐뜯고 비방하면서 마구니의 패거리가 되는 이도 있느니라.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자신만이 사악한 견해를 행할 뿐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유정들로 하여금 지옥에 태어나게 하느니라.

    이 모든 유정들은 응당히 지옥 축생 아귀의 세계에 태어나 끊임없이 떠돌아 다녀야 하지만 이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들으면 곧 바로 나쁜 행위를 버리고 모든 선법(善法)을 닦아서 나쁜 세계에 태어나지 않느니라.

    설령 모든 악행을 버리고 선법(善法)을 닦지 않아 나쁜 세계에 태어나는 자가 있더라도 본래 세웠던 원(願)의 위력으로 그로 하여금 현재 눈앞에서 잠깐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듣게 하면 고통받는 그 세계에서 목숨을 마치고 인간세계에 태어나서 바른 견해로 정진하고 마음속에 하고자 하는 것(意樂)을 잘 조정하여 집을 버리고 여래의 교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계율을 받아 지니고 잘 지키며 바른 견해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듣고서 깊고 깊은 뜻을 분명히 이해하여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서 깨달음을 이미 얻었다고 잘난 체하는 마음(憎上慢)을 버리고서 바른 법을 비방하지 않으며 마구니의 패거리가 되지 않고 점차적으로 모든 보살행을 수행하여 하루 속히 깨달음을 원만히 성취하느니라.

    문수사리보살이여!
    만일 모든 유정들 중에서 물건이 아까워 남에게 보시하지 않으며 탐내는 마음으로 만족할 줄 모르고 질투하는 마음으로 자기자신만을 칭찬하고 남을 비방하는 이는 세 가지 나쁜 세계에 태어나서 한량없는 세월동안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마치고 사람들이 사는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소 말 낙타 노새 등의 몸을 받아 항상 채찍질을 당하고 배고픔과 목마른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며 등에는 항상 무거운 짐을 지고서 먼길을 걸어가는 고통이 있느니라.

    설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빈천하게 생활하며 남의 노예가 되어 혹사를 당하므로 항상 자유가 없느니라. 만일 전생에 사람의 몸을 받았을 적에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들은 적이 있었다면 이 좋은 인연으로 말미암아서 지금 다시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기억해 내어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여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며 모든 뿌리가 총명하며 지혜롭고 부처님의 진리를 많이 듣고 항상 수승한 법을 구하며 좋은 벗을 만나고 영원히 수행을 방해하는 마구니를 끊고 무명의 껍질을 깨뜨리고 번뇌의 물결을 없애어 모든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근심과 슬픔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되느니라.

    문수사리보살이여!
    만일 모든 유정들 중에서 어깃장 놓기를 좋아하며 소송을 걸어 서로 다투어 자기자신과 남을 괴롭히고 어지럽게 하며 몸과 입과 마음으로 가지가지 나쁜 행위를 저지르고 끊임없이 이익 없는 일로 상대방을 해칠 것을 생각하여 산림(山林)이나 무덤 등의 귀신들에게 하소연하고 여러 짐승을 잡은 고기와 피를 가지고 야차와 나찰 등의 나쁜 귀신들에 게 제사 지내며 원한 맺힌 사람의 이름을 써놓거나 형상을 만들어 놓고 나쁜 주술로 저주하며 고혹(蠱惑)적인 방법으로 억압하고 비타라주문으로 죽은 시체를 일으켜서 원한 맺힌 사람의 목숨을 끊게 하거나 몸을 망가뜨리도록 하려는 이가 있더라도 이러한 모든 유정들이 만일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듣는다면 모든 나쁜 일로 해치지 않고 모두 다 자비심을 일으켜서 해치려 했던 상대방을 이익 되고 안락하게 하며 손해를 입히거나 괴롭히려는 마음과 혐오하거나 원한을 품는 마음이 없고 저마다 모두 기뻐하며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만족하게 여기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상대방을 해치지 않고 이익 되게 하느니라.

    문수사리보살이여!
    만일 비구 비구니 청신사 청신녀와 그밖에 깨끗한 신앙심을 지닌 선남자 선여인 등이 팔관재계를 받아 지니고 일년 내지 석달 동안 그 계율을 받아 지켜서 이 선근(善根)으로 아미타부처님이 상주하시는 서방극락세계에 태어나서 바른 법을 듣기를 원하여, 아직 극락왕생하지 못한 사람이, 만일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들으면 목숨을 마칠 적에 팔대보살이 신통력으로 허공으로부터 내려와서 서방극락세계로 가는 길을 보여주어 극락세계의 갖가지 색으로 장엄된 연화대 위에 자연히 화생(化生)하도록 해주느니라. 또 이 사람이 하늘나라에 태어나고자 하여 하늘나라에 태어나더라도 본래의 선근(善根)은 다함이 없어서 다시는 그밖에 다른 나쁜 세계에 태어나지 않느니라. 하늘나라의 수명이 다하여 인간세계에 태어나면 전륜성왕이 되어 천하를 통치하는데 위덕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유정들이 열 가지 선업(善業)을 자유스럽고 편안하게 행하도록 하며 찰제리 바라문 거사 대가(大家)에 태어나 재물과 보배가 많아 창고에 가득 차서 넘쳐흐르고 용모의 생김새는 단정하며 엄숙하고 권속들을 다 갖추고 총명하고 지혜스러우며 용맹과 힘은 아주 힘센 역사(力士)와 같나니라.

    만일 여인들 중에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 의 명호를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 지니는 이가 있으면 다음 생에는 영원히 여인의 몸으로 태어나지 않느니라.”

    그 때에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맹세합니다. 상법시대에 가지가지 방편을 가지고 깨끗한 신앙심을 지닌 선남자 선여인 등으로 하여금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듣게 하고 나아가서는 번뇌 속에서 괴로워하는 이들도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깨우치도록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약사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다른 사람을 위해서 연설하여 진리를 열어 보이고 자신이 손수 베껴 쓰며 남들도 베껴 쓰게 하는 이가 있으면 공경하며 존중하되 가지가지 꽃향 바르는 향 가루향 태우는 향 꽃다발 영락(瓔珞) 번개(幡蓋) 기악(伎樂)등으로 공양하겠습니다. 약사경을 오색비단으로 만든 주머니에 넣어 물을 뿌려 깨끗이 청소한 곳에 높은 자리를 마련하고 받들어 안치하면 그 때에 사대천왕이 그 권속들과 그밖에 헤아릴 수 없는 하늘의 무리들이 모두 약사경을 안치한 곳에 와서 공양하며 지키고 보호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보배스러운 약사경이 있는 곳마다 받아 지니는 이는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 부처님의 본원공덕과 명호를 듣기 때문에 비명횡사하는 일이 없고 모든 나쁜 귀신들한테 정기를 빼앗기지 않으며 설령 빼앗긴 자가 있더라도 빼앗기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서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운 줄을 알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네가 말한 것과 같나니라.

    문수사리보살이여!
    만일 깨끗한 신앙심을 지닌 선남자 선여인 등이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 을 공양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응당히 먼저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한 다음 깨끗한 자리를 만들어 모시고 갖가지 꽃을 흩뿌려 공양하고 갖가지 향을 피우고 갖가지 당번(幢幡)으로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형상을 모신 곳을 장엄해야하느니라. 그리고 일곱 날 일곱 밤 동안 팔관재계를 받들어 지키고 깨끗한 음식을 먹고 목욕을 깨끗이 하고 깨끗한 새옷을 입고 응당히 더러운 마음이 없고 성내어 해치는 마음이 없으며 일체 유정에 대해서 이익 되고 안락하며 사랑하고 가엾어하고 기뻐하고 공평하게 대하는 평등한 마음을 일으키고 약사여래의 형상을 오른 쪽으로 돌면서 악기를 연주하며 찬탄하는 노래를 불러야 하느니라.

    다시 응당히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본원공덕을 생각하고 이 약사경을 찬송하며 그 뜻을 사유(思惟)하고 연설하여 진리를 열어 보이면 마음에 좋아하는 것을 구하는 대로 모두 다 얻느니라.

    그러므로 오래 살고자하면 오래 살 수 있고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가 되고 벼슬을 하고자 하면 벼슬을 하고 아들 딸을 얻고자 하면 아들 딸을 얻게 되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홀연히 나쁜 꿈을 꾸어 온갖 나쁜 모양을 보되 혹은 괴상한 새가 날아와서 앉고 혹은 머무는 곳에서 온갖 괴상 망측한 일이 발생할 적에 이 사람이 갖가지 미묘한 도구를 가지고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면은 나쁜 꿈과 나쁜 모양과 모든 불길한 일들이 다 사라지고 걱정하지 않게 되느니라. 혹 물 불 칼 독충 험한 낭떠러지 난폭한 코끼리 사자 호랑이 이리 작은 곰 큰 곰 독사 전갈 지네 그리마 모기 등에 대한 공포감이 있을 때에 만약 지극 정성으로 저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을 마음속에 생각하여 공양하고 공경하면은 일체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되느니라.

    만일 다른 나라가 침략하거나 도적들이 반란을 일으킬 때에도 저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을 마음속에 생각하여 공경하는 자는 모든 재난에서 벗어나게 되느니라.

    문수사리보살이여!
    만일 깨끗한 신앙심을 지닌 선남자 선여인 등이 육신이 다하여 죽는 순간까지 부처님의 가르침만을 믿고 다른 하늘을 섬기지 않으며 오직 일심으로 불 법 승 삼보(三 )에 귀의하여 금계(禁戒)를 받아 지키되 혹 다섯 가지 계율과 열 가지 계율과 보살 사백계와 비구 250계와 비구니 오백계를 받아 지키는 가운데서 금하는 계율을 잘 지키지 못하여 나쁜 세계에 태어날까 두려워하는 이가 있더라도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오로지 생각하며 공경 공양하는 자는 결정코 지옥 아귀 축생의 세계에 태어나는 과보를 받지 않느니라.

    혹 어떤 여인이 아기를 낳을 적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받는 일이 있더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서 예찬하고 공경 공양하면은 수많은 괴로움이 사라지고 태어난 아기도 몸이 온전하며 생긴 모습도 단정하여 보는 자들이 기뻐하고 지능이 총명하며 안온하여 병이 없고 사람이 아닌 나쁜 귀신들한테 정기를 빼앗기는 일이 없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아난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나는 저 불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께서 가지고 있는 공덕을 칭찬하여 드날리나니 이것은 모든 부처님께서 매우 깊이 행하시는 경계로 분명히 알기가 어려운 것인데 너는 믿느냐? 믿지 않느냐?”

    아난존자께서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큰 덕을 갖추신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에 대해서 의심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체 부처님의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행위는 깨끗하지 않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해와 달을 떨어뜨리고 묘고산왕을 이동시킨다는 말씀을 하시더라도 모든 부처님의 말씀은 어긋남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가운데서 믿음의 뿌리(信根)를 갖추지 못한 이는 모든 부처님께서 매우 깊이 행하시는 경계를 듣고서 이러한 생각을 합니다. ‘어찌하여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 한 분의 명호만을 생각하여도, 곧 바로 수승한 공덕의 이익을 얻는다고 말씀하시는가?’ 이렇게 믿지 않는 마음으로 말미암아서 도리어 비방하는 마음을 내기 때문에 긴긴 밤 동안 큰 이익과 안락을 잃어버리고 모든 나쁜 세계에 태어나서 끝없는 생사윤회를 합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유정들이 만일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듣고서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 지니고 의심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데도 나쁜 세계에 태어나는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

    아난아! 이 모든 부처님의 매우 깊이 행하시는 바는 믿고 이해하기가 어려운데도 네가 이제 받아 지닌 것은 마땅히 모두가 여래의 위력인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아난아! 일체 성문과 독각과 지위(地位)에 오르지 못한(未登地) 모든 보살들도 여실하게 믿고 이해할 수가 없고, 오직 일생보처 보살만이 아느니라. 아난아!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어려우며, 불.법.승 삼보를 믿고 공경하며 존중하기도 또한 어렵다. 그러나 저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듣는 것은 이보다 곱절이나 더 어렵느니라.

    아난아!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한량없는 보살행과 한량없는 교묘한 방편과 한량없는 대원은 내가 일겁이나, 일겁이 지나도록 널리 말하더라도 일겁의 세월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린다. 그러나 저 약사 유리광여래부처님의 대원과 교묘한 방편은 다함이 없느니라.”

    그 때에 구탈(救脫)이라는 이름을 가진 보살마하살이 대중 가운데에 있다가 자리로부터 일어나 오른 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몸을 굽혀 합장 예배하고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큰 덕을 갖추신 세존이시여!
    상법시대의 모든 중생들 가운데서 갖가지 재난으로 곤란을 당하고 오랫동안 병들어 몸은 파리하고 수척하며 마시거나 먹을 수 없어서 목구멍과 입술이 바짝바짝 타고 눈앞이 깜깜하여 죽음에 임박한 사람이 있으면은 부모 친척 친구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그 사람의 주위를 에워싸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우는데 그 몸뚱이는 그대로 누워있고 염마왕의 사자가 그 영혼을 인도하여 염마법왕의 앞으로 데리고 가서 염마법왕을 만나보게 합니다.

    모든 유정들에게는 구생신(俱生神)이라는 신(神)이 있는데 그 사람의 구생신(俱生神)이 그 사람의 죄업과 복업을 빠짐없이 기록하여 염마법왕에게 바치면 그 때에 염마법왕은 기록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삼아서 그 사람의 일생동안 지은 죄업과 복업을 하나하나 따져 묻고 지은 바 죄업과 복업을 계산하여 좋은 세계로 보낼 것인지 나쁜 세계로 보낼 것인지를 판결합니다.

    그 때에 저 병든 사람의 친척들과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저 병든 사람을 위해서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 부처님께 귀의하고 여러 스님들을 초청하여 이 약사경을 계속 소리내어 읽도록 하고 칠 층의 탑에 층층마다 등불을 밝히고 다섯 가지 색으로 된 수명의 연장을 기원하는 신령스러운 깃발을 달아서 장엄하면은 염마법왕의 앞에서 판결 받고 있던 영혼은 곧 바로 이 세상에 돌아와서 염마법왕에게 판결 받던 일들을 꿈속의 일처럼 분명하게 기억합니다.
    혹은 7일 21일 35일 49일이 지나서 그 영혼이 이 세상에 돌아왔을 때에 꿈을 꾸고 있다가 금방 깨어나서 꿈속의 일들을 기억하는 것처럼 살아 생전의 착한 일과 나쁜 일에 대한 과보 받는 것을 모두 기억하여 압니다. 그리고 죄짓는 행위와 복 짓는 행위에 따라서 과보 받는 것을 자신이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목숨을 마칠 때까지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연고로 깨끗한 믿음을 지닌 선남자 선여인 등은 모두가 마땅히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받아 지니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서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을 공경하며 공양해야 합니다.”

    그 때에 아난존자가 구탈보살에게 물었다.
    “ 선남자이시여!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을 어떻게 공경하고 공양해야 하며 수명의 연장을 위하여 부처님께 공양하는 오색이 찬란한 신령스러운 깃발과 신령스러운 등불을 어떻게 만듭니까?”

    구탈보살이 말하였다.
    “큰 덕을 갖추신 아난존자이시여!
    만일 병을 앓는 사람을 병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그 병으로 앓고 있는 사람을위해서 일곱 날 일곱 밤 동안 팔관재계를 받아 지키고 먹고 마실 것과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들을 능력에 맞게 준비하여 비구스님들에게 공양드리고 하루 낮 하루 밤 동안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께 예배공양하며 이 약사경을 마흔 아홉 번 독송하고 마흔 아홉 개의 등불을 밝히며 일곱 분의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형상을 만들고 일곱 분의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형상 앞마다 각각 일곱 개의 등불을 밝히되 일곱 개의 등마다 모두 다 그 크기를 수레바퀴 만하게 만들고 49일 동안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며 길이가 마흔 아홉 뼘인 오색찬란한 비단 깃발을 만들어 장엄하고 죽음에 처해 있는 여러 중생들을 49일 동안 방생하면은 위험한 액난을 벗어나며 모든 포악하고 나쁜 귀신들이 해치지 못합니다.”

    아난존자이시여!
    만일 찰제리관정왕이 자기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에 이른 바‘ 백성들이 질병으로 고통받는 재난,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아 고통받는 재난, 자기가 다스리는 지역에서 반란을 일으키는 재난, 별자리에 변괴가 생기는 재난, 일식과 월식이 발생하는 재난, 농사에 알맞게 비가 내리지 않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재난, 가뭄이 계속되는 재난’등이 일어나면 저 찰제리관정왕은 그 때에 마땅히 모든 유정들에게 자비심을 일으켜서 갇혀 있는 사람들을 풀어주고 앞서 말한 공양하는 법을 의지해서 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께 공양을 올립니다.

    그러면 이 찰제리 관정왕의 선근공덕(善根功德)과 저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께서 보살행을 닦으실 적에 세웠던 대원의 힘으로 말미암아서 그 나라는 편안해지고 농사에 알맞게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들판의 곡식이 잘 익어 풍년이 들고 일체 유정들은 질병의 고통이 사라져서 기쁘고 즐겁게 됩니다. 그 나라 안에는 포악한 야차 등의 나쁜 귀신들이 유정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어지고 일체 나쁜 일은 즉시에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찰제리관정왕은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께 공경하며 공양한 공덕으로 백성들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육신을 튼튼히 하며 질병이 없도록 하는 일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아난존자이시여!
    만일 황제 황후 왕 왕비 태자 왕자 대신 재상 궁궐의 궁녀 모든 벼슬아치와 백성들이, 병들어 고통을 받는 사람들과 그밖에 재난을 당하여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땅히 오색이 찬란한 신령스런 깃발을 만들어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을 장엄하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 앞에 등불을 켜서 계속 밝히며 죽음에 처해 있는 모든 생명을 방생하고 약사 유리광여래부처님께 여러 가지 꽃을 흩뿌려 장엄하며 여러 가지 향을 피운다면 질병의 고통이 사라지고 여러 가지 재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 때에 아난존자가 구탈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이시여! 이미 죽어 가는 생명을 어떻게 하여야 편안하게 숨을 거둘 수 있도록 할 수 있겠습니까 ?”

    구탈보살이 말하였다.
    “큰 덕을 갖추신 아난존자이시여!
    그대가 어찌 여래께서 말씀하신 아홉 가지 비명횡사를 듣지 못했겠습니까?
    이러한 연고로 수명의 연장을 기원하는 신령스러운 깃발과 신령스러운 등불을 만들어 장엄하고 모든 복덕을 닦도록 권장합니다.
    그리고 복덕을 닦기 때문에 그 수명을 마칠 때까지 괴로워하며 번민하는 고통을 겪지 않게 됩니다.”

    아난존자가 물었다.
    “어떤 것이 아홉 가지 비명횡사입니까?”

    구탈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유정들 가운데서 가벼운 병을 얻은 사람이 있는데 치료해줄 의사 좋은 약품 간병해줄 사람이 없으며, 설령 치료해줄 의사를 만나더라도 병에 맞지 않는 약을 복용하도록 하여 실제로 죽지 않을 병인데도 불구하고 비명횡사하도록 하며, 또 세간의 사마외도와 요사스럽고 간악한 사람들이 망령되게 말하는 길흉화복의 예언을 믿고, 갑자기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자기자신의 마음을 바로 잡지 못하고 안절부절하여 재앙이 언제 닥칠 것인가를 점쟁이에게 물어보고 갖가지 짐승을 죽여, 천지신명에게 바치고 빌며 모든 도깨비를 불러서 복을 내려달라고 애걸하며 수명을 연장시켜 줄 것을 바라더라도 끝내 소원은 하나도 이루지 못하고, 또 어리석기 짝이 없어서 삿되고 잘못된 견해를 미혹하여 믿기 때문에 드디어 비명횡사하여 지옥에 태어나서 지옥을 벗어날 기약이 없으니 이것이 첫 번째 비명횡사라는 것이요.

    두 번째 비명횡사는 뜻 밖에 국왕의 법에 저촉되어 사형 당하는 것이요.
    세 번째 비명횡사는 사냥질을 일삼고 장난치며 놀고 술과 여자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법도가 없이하여 나쁜 귀신들한테 정기 (精氣)를 빼앗겨 죽는 것이요.

    네 번째 비명횡사는 갑자기 불에 타 죽는 것이요.
    다섯 번째 비명횡사는 갑자기 물에 빠져 죽는 것이요.
    여섯 번째 비명횡사는 갑자기 사나운 짐승에게 잡아 먹혀 죽는 것이요.
    일곱 번째 비명횡사는 갑자기 높은 절벽에서 떨어져서 죽는 것이요.
    여덟 번째 비명횡사는 갑자기 독약 저주 비타라주문에 걸린 시신(屍身) 등의 해침을 입고 죽는 것이요.
    아홉 번째 비명횡사는 굶주림과 목마름의 고통을 당하면서도 끝내 먹고 마실 것을 얻지 못해서 죽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래께서 아홉 가지 비명횡사를 간략하게 말씀하신 것이고 그밖에 다시 한량없는 비명횡사가 있으나 모두 다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난존자이시여!
    저 염마왕은 세간의 성(姓)과 이름을 기록한 장부를 주관합니다. 만일 모든 유정들 가운데서 효도하지 않고 오역죄를 짓고 불 법 승 삼보를 비방하여 욕되게 하고 임금과 신하가 지켜야 할 법도를 무너뜨리고 불 법 승 삼보를 믿는 사람과 계율을 잘 지키는 사람을 훼방하는 자가 있으면 염마법왕은 그 사람의 지은 죄가 가벼운 죄인가 무거운 죄인가를 조사해서 처벌을 합니다.

    이러한 연고로 나는 지금 모든 유정들에게 등불을 켜고, 깃발을 만들고, 방생을 하는 등의 복을 짓도록 권장하여 괴로운 액난을 벗어나서 여러 가지 재난을 만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때에 많은 무리 가운데서 열두야차대장이 모두 법회에 참석해 있었으니
    이른 바‘궁비라대장 벌절라대장
    미가라대장 안지라대장
    알이라대장 산지라대장
    인타라대장 파이라대장
    마호라대장 진달라대장
    초두라대장 비갈라대장’이었다.
    이들 열두야차대장이 저마다 칠천 명의 야차로 권속을 삼고 동시에 소리를 내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사와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다시는 나쁜 세계에 태어나는 두려움이 없어졌습니다.

    저희들은 서로 더불어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불 법 승 삼보에 귀의하겠습니다.
    그리고 맹세코 모든 유정들을 책임지고 금전 등의 재물을 베풀어 풍요롭고 이익 되며 안락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떠한 마을 성(城) 나라 고을 한적한 숲속에서라도 만일 이 약사경을 널리 유포하고 혹은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받아 지니며 공경하고 공양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희 권속들은 이러한 사람을 보호하여 지키고 모든 괴로운 환난에서 벗어나게 하고 구하는 모든 것을 만족하게 얻도록 하겠습니다.

    또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이 이 약사경을 읽을 적에 저희들의 이름을 오색실로 매달면은, 소원을 이룬 뒤에야 풀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 야차대장들을 찬탄하시어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대야차대장들이여!
    너희들이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의 은덕을 보답하려고 생각하는 자들일진댄 항상 이와 같이 모든 유정들을 이익 되고 안락하게 해야하느니라.”

    그 때에 아난존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세존이시여! 이 법문의 이름은 무엇이 오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하오리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문의 이름은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이며 십이신장요익유정결원신주며 발제일체업장이라고 하나니 응당히 이와 같이 받들어 지니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법문을 모두 마치시자 모든 보살마하살 대성문 국왕 대신 바라문 거사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사람 같으나 사람이 아닌 등의 모든 대중이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모두가 크게 환희하는 마음으로 믿어 받아 지니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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