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경」은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의 별칭으로서 7세기 중엽에 성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7권 36품의 진언삼부경 중 하나입니다.
대일여래(비로자나불)가 체험한 성불의 경지와 비로자나불이 나타내 보여 주는 신변가지(身變加持)를
설하는 방광(方廣)대승경 중의 가장 으뜸이 되며, 밀교의 근본경전 중의 하나로서
제1「입진언문주심품」부터 제31「촉루품」이상 6권까지가 『대일경』의 원본으로서 당나라 학승인
무행(無行)이 인도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리고 '제32진언행학처품' 이하 제36진 언사업품 이상 7품까지는 공양절차법으로서
선무외삼장(637~735)이 가져온 것으로, 이것을 원본과 함께 묶어 번역한 것 입니다.
◆ 대일경의 구성 「대일경」은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첫 부분은 초품인 ‘입진언주심품’으로서 진언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총괄적인 교설이며,
두 번째 부분은 제2품부터 제31품까지로서 구체적인 진언과 밀인(密印) 그리고 그 구체적인 수행을 통한
진언구세(眞言救世)의 세계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맨 앞의 ‘주심품’ 이야말로 반야사상에서 출
발하여 화엄에 이르는 대승불교 사상의 발전과정이 마지막으로 대단원을 내리는 결과물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심품’ 말미에 가서 진언문으로 들어갈 때,
후기 불교는 돌이킬 수 없는 밀교의 세계로 전개되어 가는 것입니다.
◆ 「대일경」, ‘주심품’ 「대일경」은 「화엄경」이 장엄하게 펼쳐놓은 보살도의 보현행(普賢行)을
충실하게 받아들이면서, 화엄세계의 중심에 자리한 비로자나 부처님과 우리 중생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시작합니다.
그 중「대일경」 ‘주심품’은 우리가 어떻게 이 영원보편한 진실의 세계를 이 보잘것 없는 현존재로
수용하면서 현재의 찰나적인 행을 영위해야 하는 가 하는 실천적인 물음에 직면하여 독특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실히 두루 알아야 할’ 자기의 마음(自心)을 160가지 세간심(世間心)으로 규정하고,
그 마음이 일어남을 삼구에 따라 극복함으로써 법신 비로자나의 장엄이 가득한 만다라로서의 세계를
현현시키는 일입니다. 160가지 마음은 탐욕심으로부터 수생심(受生心)에 이르는 60가지만 나열되어 있고
나머지 100가지는 생략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은 보통의 의미와 매우 다릅니다.
즉,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서의 마음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의 마음은 찰나간에도 160가지의 형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보살도를 수행하는 대승불자로서 비로자나의 진실 세계를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중생에 대한 자비 실천으로서의 160가지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을 ‘주심품’은 지적합니다.
이렇듯 「대일경」 ‘주심품’은 대승불교적인 사상체계를 명료히 극대화시키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것은 밀교로 건너가는 빛나는 황혼의 수사학 같은 것으로서, 같은 ‘주심품’에 포함되어 있는
‘십연생구(十緣生句)’같은 밀교적인 논리로 가는 진언문(眞言門)이었던 것입니다.
이후 31품까지 「대일경」은 깨달음의 즉자적인 경지로서의 심상(心像)을 시각화,
청각화시키는 만다라적인 내용으로 전개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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