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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불교자료실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칠석재

by 회심사 2019. 3. 8.


卍-수명장수를 기원하는 칠석재-卍
        사찰에 가 보면 산신(山神), 칠성(七星), 선왕(先王) 등의 신들을 모신 전각이 있습니다.

        이들 신은 민간에서 신앙되어 오던 토속 신들입니다.
        인도에서 일어난 불교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되었을 때 불교는 이들 토속신앙을 배척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 민족의 심성 속에 진하게 녹아들어 있던 토속 신들을 불교 안으로 끌어 들여 자비를 베풀고 중생들을 정법으로 이끌기 위해 몸을 나투는 각종 보살로 혹은 천왕, 성군을 기렸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칠성신앙으로 발전한 북두칠성의 칠원성군입니다.
        칠원성군은 앞서도 밝힌 바와 같이 치성광 부처님의 권속으로 중생들이 수명과 재앙을 담당하고 있는 분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찰에서는 칠석재라는 재(齋)를 마련합니다. 북극성을 배치한 만다라를 내걸고 불자들은 경전을 일고 기원을 합니다.

        살아생전에 지은 온갖 죄업들을 다 소멸할 수 있게 하시고 오래도록 명을 받아 착하고 바르게, 자비롭게 살게 해달라고 기원을 합니다. 또한 자손들도 불보살님 전에서 길이길이 창성하게 해달라고 빌며 이 같은 중생들의 소원을 칠원성군, 즉 북두칠성으로 하여금 들어주도록 해 주십사 원하게 됩니다.

        북두칠성이 일곱 개의 별로 구성이 되어 있듯 칠원성군도 모두 일곱 분이라 합니다. 북두 제 일성인 탐랑성군은 남서쪽을 다스리며 낮을 지배하는 분으로 자손들에게 여러 가지 덕을 내려 주신다 합니다. 북두 제 이성은 거문성군으로 서쪽을 다스리며 밤을 지배하는데 중생들의 모든 장애를 여의게 하신다 합니다.

        북두 제 삼성은 녹존성군으로 이분은 거문성군과 함께 서쪽을 다스리며 불을 지배하는 성군으로 업장 소멸의 소임을 맡고 있다 합니다. 북두 제 사성은 문곡 성군으로 북쪽을 다스리며 불을 지배하는데 사람들이 구하는 것이 있으면 그 소원을 들어주는 일을 하는 분입니다. 북두 제 오성은 염정성군으로 북동쪽을 다스리며 모든 보물을 맡고 중생들이 장애를 없앤다 합니다.

        북두 제 육성은 무곡성군으로 동쪽을 다스리며 예술분야의 일들을 지배하는데 사람들로 하여금 복덕을 갖추게 하는 분입니다. 마지막 북두 제 칠성은 파군성군으로 남쪽을 다스리며 모든 질병을 지배하여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해 주는 역할을 하는 분입니다.

        이렇듯 인간사의 길흉화복을 다스리는 칠원성군에게 우리 옛 조상들은 "낮과 밤이 순리대로 교차하고 물과 불이 적당하게 배포됨은 물론 재보와 지예(智藝)를 주시고 질병을 물리쳐 달라"는 기원을 하곤 했습니다. 물론 불교와 습합된 이후의 칠석재에서는 부처님의 자비를 구하고 뭇 중생들이 성불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는 참 기도의 내용이 덧붙여져 명실상부한, 여법한 불교 의식의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던 것입니다.

        원래는 천체의 하나인 별로서의 칠성을 말했다.
        그 중에서도 남두칠성과 북두칠성 가운데에서 우리나라는 특히 북두칠성을 신앙해 왔다. 칠성은 비가 내리기를 비는 대상신 또는 인간의 장수와 재물을 관장하는 신 등으로 다양하게 신앙되는 신적 존재의 하나이다. 그리고 천체의 대상에 대한 신앙이 많은 도교의 주요 신격이기도 하다. 칠성에서 파생된 용어는 칠성각.칠성굿.칠성교.칠성당.칠성본풀이.칠성새남.칠성탱화.칠성풀이 등 다양하다.

        칠성각은 수명장수신을 봉안하는 곳으로 사찰당우의 하나이다.
        칠성굿은 수명장수 발원을 위하여 행하는 무속의례의 명칭이다.
        칠성교는 1922년 창립된 도교계의 신종교이다.
        칠성당은 하늘의 북두칠성을 인격신화한 칠성신을 모셔 놓은 신당이다.
        칠성본풀이는 제주도의 무당굿에서 삼방이 노래하는 부신(富神)의 신화인 동시에 그 신화를 노래하고 기원하는 제차(祭次)의 이름이다. 칠성새남은 뱀신(蛇神)인 칠성에게 걸린 병을 치료하는 제주도 무당굿의 하나이다.

        칠성에게 걸린 병은 칠성이라는 뱀을 죽였거나 죽은 것을 보았기 때문에 걸린 병을 말한다. 칠성탱화는 불교탱화의 하나로서 칠성을 불교의 호법선신(護法善神)으로 수용하고 이를 의인화하여 묘사한 불화이다. 칠성풀이는 호남지역 일대에서 전승되는 서사무가를 말한다. 이와 같이 칠성은 우리 민족에게 굉장히 친근한 신앙형태로 간직되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기우제를 지내면서 칠성신을 모신 기록이 나타난다.

        조정에서는 태일(太一)을 지낼 때 칠성신에게 제사를 지냈고 무속에서는 지금도 칠성신을 모시고 있다. 태일초(太一醮)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기우제의 대상신이 민간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민간신앙과 도교신앙과 불교신앙이 습합된 형태가 오늘날 사찰에 남아 있는 칠성각이다.

        칠성과 불교의 습합된 모습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① 칠성은 비를 비는 신앙에서 물로 상징화되고 비를 내리는 신으로 믿어진다.
        ② 칠성은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신으로서 병 없이 건강하고 오래 살도록 수호하여 준다.
        ③ 칠성은 재물과 재능을 관장하는 신으로 믿어진다.

        이와 같이 불교적 행사일인 칠석에 비가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하는 것이 불교적인 의미와의 결합이다. 칠성님께 빌면 오래 산다는 것처럼 민간신앙에서 칠성은 수명장수의 모티프로서 관념화되어 있다.

        그리고 제주도 전설에서와 같이 칠성이 부자가 되게 하는 재물신앙으로까지 관념화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칠성의 관념은 잘 분화되지 않은 채 복합적인 형태로 뒤섞여 사찰 안에까지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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