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진언수행의 방법-4)진언행법의 예
<자세한 사항은 {천눈천손의 인식과 사랑}(법성 역해, 큰 수레)을 참고하시기 바람> ①도량을 꾸밈 경에 '고요한 방에 머물러 깃발을 걸고 등을 켜며 향과 꽃 음식으로 공양한다'고 말씀하셨고, 백록(百錄 : 灌頂禪師)의 관세음을 청하는 의식에서는 '마땅히 도량을 잘 가꾸고 꾸며서, 향기로운 흙으로 땅을 바르고 여러 깃발과 일산을 걸며, 불상을 남쪽으로 향하도록 모시고 관음상을 따로 동쪽으로 향하도록 한다.'고 하였다. 이제 반드시 천 손 천 눈 갖춘 관음상(千手眼觀音像)이나 마흔 개의 손 갖춘 관음상(四十手觀音)을 모시되, 이러한 상이 없으면 여섯 손이나 네 손 갖춘 관음상 앞에서 수행한다. 혹시 이러한 관음의 모습마저 없다면 다시 석가모니 부처님의 형상이나 대세지보살의 형상도 무방하다. 수행자가 열 사람 안짝이면 서쪽을 향하여 땅에 앉되 땅이 만약 축축하면 낮은 걸상을 놓는다. 날마다 힘을 다해 공양하되 공부 시작하는 첫 날을 정하지 못하였더라도 공양 올림을 빼먹어서는 안 된다. 형계선사의 보행(補行 : 摩訶止觀補行傳弘決)은 '비록 뜻과 입으로 정성을 기울이되 반드시 복으로써 도우라'고 했으니 날마다 서서히 지어가다 점점 끌어 올려 가야 한다. 자칫 첫날부터 힘을 잡지 못할까 걱정되니 반드시 먼저 생활의 허덕임을 그만두고 온 정성을 기울이고 온 힘을 다하는 것을 보여야 한다. 경에서는 '만약 여러 중생이 현세에 원을 구하는 자는 21일 동안 깨끗이 계를 지키고 재를 지녀 이 다라니를 외우면 반드시 원하는 바를 이룬다.'고 하였다. 이에 의거하면 수행자는 반드시 21일을 한 기간으로 삼아서 날짜를 줄여서는 안 된다. ②몸과 입과 뜻 세 가지 업을 깨끗이 함 경에 말씀하신다. '이 신묘한 다라니를 외우는 자는 넓고 큰 깨달음의 마음을 내고 온갖 중생들을 건질 서원을 세워, 몸으로는 재와 계를 지니며 고요한 방에 머물러 깨끗이 목욕하고 맑고 깨끗한 옷을 갈아입고, 의식을 한 곳에 거두어 다른 것을 생각하지 말라.' 법화삼매는 다시 말한다. '처음 도량에 들어가면 마땅히 향기로운 물로 목욕하고 정갈하고 깨끗한 옷을 갈아입는데, 큰 가사나 새로 물들인 옷을 입으라. 만약 새 옷이 없을 때는 묵은 옷 가운데 좀 나은 옷을 가려 도량에 드는 옷을 삼으라. 나중 도량을 벗어나서 깨끗하지 못한 곳에 갈 때는, 깨끗한 옷을 벗어 놓고 깨끗하지 않은 낡은 옷을 갈아입고 하던 일을 마치고서는, 반드시 목욕하고 본래의 깨끗한 옷을 입고 도량에 들어 법을 행하라.' 비록 하루일 망정 더러운 곳을 가지 않았어도 반드시 한 번 몸을 씻고, 한 기간이 끝나기 까지는 잡된 말을 하지 말며, 사람들을 만나서 이러쿵저러쿵 문답하지 말라. 한 기간이 끝나기까지는 경을 의지하여 사유를 이끌어가며, 찰나 찰나 사이에도 세상의 부질없는 일을 생각하지 말라. 대소변 볼 때나 먹고 마실 때도 반드시, 한 생각을 잘 잡아 보살펴서 흩어져 없어지지 않도록 하고, 일을 마친 다음에는 곧 도량에 들어가서 일에 매여 공부가 느려지지 않도록 한다. 수행의 큰 요점은 몸에 있어서는 일을 열어냄과 막음(身開遮)이라 할 수 있고, 입에 있어서는 말함과 침묵함(口說默)이라 할 수 있으며, 뜻에 있어서는 쉬어 그침과 살펴 드러냄(意止觀)이라 할 수 있다. 수행자는 반드시 옳은 스승을 의지하여 그 가르침을 받아 바른 길을 안 뒤에 실천해야 하니 제멋대로 할 수 있다고 해서는 안 된다. ③도량의 구역을 정해 맺음 수행자는 공부 시작하는 날을 잡아서 예경하기에 앞서, 마땅히 수행하는 곳을 깨끗이 정리하고 법다이 도량의 구역을 정해 맺어야 한다. 경에 말씀한다. 훌륭한 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세간의 고통을 싫어하고 오래 사는 기쁨을 구하려는 자는, 한가하고 깨끗한 곳에 머물러 깨끗한 구역을 설정하고 다라니로 정화된 옷을 입고서 물이나 밥, 향이나 약을, 다라니를 108번 외우고 먹으면 반드시 긴 수명을 얻는다. 만약 법답게 깨끗한 구역을 설정하고 법에 의지하여 받아 지니면 모든 것을 이루게 된다. 깨끗한 구역을 설정하는 법은 칼을 가지고 주를 스물 한번 외운 뒤, 땅에 금을 그어 구역을 설정하기도 하며, 깨끗한 물을 가지고 주를 스물 한 번 외운 뒤 사방에 뿌려 구역을 설정하기도 한다. 또는 흰 개자를 가지고 주를 스물 한 번 외운 뒤 사방에 던져서 구역을 설정하기도 하고, 또는 생각이 이르는 곳으로 구역을 설정하기도 하며, 또는 깨끗한 재를 가지고 주를 스물 한 번 외운 뒤 구역을 설정하기도 하고, 또는 다섯 가지 빛깔의 실을 가지고 주를 스물 한 번 외운 뒤 사방에 둘러 쳐서 구역을 설정하기도 한다. 만약 경에 말씀한 법대로 받아 지니면 자연히 좋은 결과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경에 꼭 어떻게 하라고 정해진 바가 없으며 모두 자신의 형편에 따라 다라니법을 실천하라고 말씀하였으니 마음으로 결계를 정하고 형편에 따라 하면 된다. ④공양 올림 수행자는 법에 의하여 도량의 구역을 정해 맺은 다음에는 천안의 거룩한 상 앞에 이르러 먼저 자리를 펴고 그 자리에 선다. 그리고 마땅히 모든 삼보와 법계의 뭇 삶들이 나의 몸과 마음으로 더불어 둘이 아니고 차별이 없다고 생각해야 하며, 모든 부처님은 이미 깨쳤지만 뭇 삶들은 오히려 헤매고 있어서 내가 뭇 삶들을 위해 헤매임과 장애를 뒤집기 위해 삼보께 절하고 받들어 모신다고 생각해야 한다. ⑤삼보님과 여러 하늘을 청함 수행자는 바른 뜻을 움직여 널리 공양한 다음, 무릎 꿇고 향을 사루어 마땅히 삼보가 이미 장애를 떠나 깨끗하나, 한 몸처럼 거두는 크나큰 자비로 뭇 삶들을 보살펴 주심을 생각하라. 만약 능히 몸과 말과 뜻의 업을 기울여 삼보를 청하면 반드시 옴이 없이 와서 삶들의 괴로움 빼내주고 기쁨을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지성으로 자리를 따라 은근히 세 번 청하면 반드시 부름에 따라 느껴 내려오심이 있을 것이다. ⑥우러러 찬탄하고 정성을 보임 간곡한 정성을 펴서 말함에는 자신의 지혜의 힘에 따라 진실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나 구하는 일이 나고 죽음의 질곡을 키워 가서는 안 되니, 이끌어 움직여가는 그 마음으로 반드시 중생들을 널리 이롭게 해야 한다. 오직 뜻을 오로지 하고 삼가는 곳에서 비로소 느껴 통함이 있는 것이니 쉽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⑦예배함 오체를 땅에 던져 삼보에 절함이란 오온을 살바야의 땅(一切智地)에 던져 계, 정, 혜, 해탈, 해탈지견의 다섯 가지 법신의 공덕을 드러냄이다. 이에 진언행자는 범부의 몸을 던져 삼보에 예배함으로써, 삼보 속에 구현된 삶의 실상을 범부의 생활 속에 새롭게 구현한다. 그러므로 그는 인드라 그물 속 구슬과 같이 겹쳐지는 연기의 세계를 관찰하면서 시방의 삼보에 예배함으로써 서로 다함없고 겹쳐지고 스며드는 법계의 여기상을 자신의 한 생각 한 몸 속에 실현한다. ⑧원을 발하고 다라니를 지님 비구 . 비구니 . 우바새 . 우바이 . 남자아이나 여자아이로서 이 다라니를 외워 지니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뭇 삶들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키고 먼저 나를 따라 이러한 원을 발해야 한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온갖 법을 어서 빨리 알아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지혜의 눈 어서 빨리 얻어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모든 삶들 어서 빨리 건져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좋은 방편 어서 빨리 얻어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반야의 배 어서 빨리 올라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고통 바다 어서 빨리 건너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계정혜의길어서 빨리 얻어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열반 산에 어서 빨리 올라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무위의 집 어서 빨리 들어 지이다.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법성의 몸 어서 빨리 같아 지이다. 칼산지옥 내가 가면 칼산 절로 꺾어지고, 화탕지옥 내가 가면 화탕 절로 말라지며, 모든지옥 내가 가면 지옥 절로 사라지고, 아귀에게 내가 가면 아귀 절로 배부르며, 수라에게 내가 가면 악한 마음 조복되고, 축생에게 내가 가면 지혜 절로 생겨지다. 별행소(別行疏 : 天台觀音經疏)에 의하면 관세음은 중생들을 슬피 여기는 마음이 지극히 깊으므로, 그들을 가르치고 나를 구해 해탈케 하며 자신의 이미 깨친 마음을 돌려 나의 지향에 따라 여러 가지 서원을 세우니, 그것은 나의 믿는 기틀이 관세음의 원력에 나아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에 반드시 크나큰 자비의 관세음이 곧 나은 참 모습임을 사무쳐 알아야 하니, 이제 존재의 참 모습에 돌아가려하므로 참 모습 그대로 원을 세우는 것이다. 또 이 원이 바로 참된 존재의 모습이 드러나는 작용이기 때문에 보살의 큰 원을 나도 이렇게 발하는 것이다. 원을 발하고 나서는 자신이 관세음보살과 아미타여래 앞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거룩한 이름을 부르는데 불구덩이에 빠진 자나 물에 빠진 자가 구제를 바라듯 슬프고 간절하게 해야 한다. 시간이 없을 때는 7번을 부르고 시간이 약간 넉넉할 때는 많이 불러도 무방하다. 그리고 나서 다라니를 외운다. ⑨참회함 수행자가 다라니를 외운 뒤에는 모든 생활의 장애가 다 과거의 원인으로 말미암은 줄 생각해야 한다. 과거와 지금의 생활 속에서 여러 삶들과 무슨 죄인들 짓지 않았겠는가. 죄가 얽혀 이미 쌓였으니, 태어날 적마다 서로 만나 원수가 되기도 하고 친한이가 되기도 하며 막힘이 되고 괴로움이 된다. 만약 참회하지 않으면 해탈할 길이 없으며 도법을 이룰 수 없다. 그러므로 반드시 삼보가 나를 위해 그 모든 죄 없애주기를 간절히 구해야 한다. 이에 경은 말씀한다. '모든 삶들을 위해 과거의 업으로 지은 죄를 참회하고, 또한 스스로 한량없는 오랜 세월에 지은 갖가지 악한 업을 참회하여 없애야 한다.' 법화삼매(法華三昧禮懺)에서도 이렇게 말한다. '업의 참모습은 비록 공하지만 과보는 잃어지지 않아서, 뒤바뀐 인연이 있으면 여러 무거운 죄 일으키게 된다. 이 모든 죄 참회하기 위해서는 슬픈 눈물을 흘리며 간절한 참회의 말을 해야 한다. ⑩존재의 참 모습 살피는 행 수행자는 절하고 참회한 다음 도량을 벗어나서 따로 한 곳에 있는 앉을 자리에 나아가 경을 의지해 바른 살핌(觀)을 실천해야 한다. 닦아야 할 관행이란 다라니의 상모(相貌:形相)가 이에 해당한다. 즉, 대자비심과 무염심, 평등심, 무상보리심 등을 통해 끝없는 수행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현행 천수경은 근대에 우리나라에서 편찬한 것으로 우리나라에만 있으면서 가장 많이 독송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불교를 대표하는 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경의 내용이 선과 교 및 밀교를 융합하고 계. 정. 혜에 통하여 불교의 진수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경의 내용들 구분해 보면, 예경문, 공양문, 참회문, 발원문, 지송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천친보살의 왕생론에서 제시한 오념문과도 상응한다. 또한 지금 예시한 사명지례의 행법도 포함하고 있으므로 천수경 독송만으로도 진언수행의 모든 행법을 갖추어 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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