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地藏)신앙의 이해 1-제 1절 왜 지장 신앙의 실천인가?,
불교의 가르침은 참으로 광대하고 넓어서 그야말로 거대한 가르침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가르침은 질서정연한 사상적 틀을 구성하고 있으며 받아들이는 그릇에 따라 근기에 맞게 설해져 있다. 예를 들자면 인과(因果)의 가르침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자신을 보게 하는 가르침이다. 또 반야사상은 나를 진리와 함께 살 수 있도록 지혜를 주는 가르침이며, 법화와 화엄의 사상은 우리 스스로가 보살과 부처로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가르침이다. 이렇게 다양한 불교의 사상과 가르침 속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인과(因果) 사상과 업보윤회(業報輪回) 사상일 것이다. 부처님께서도 인과를 믿지 않고 윤회전생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불문의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이것만 보아도 인과의 가르침이 불교의 기본적인 사상임을 알 수 있다. 인과(因果)란 원인과 결과를 말하는 것으로 인과법은 수많은 원인과 결과가 사슬을 이루고 우리의 삶을 지배함을 말한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과거의 나를 알려거든 현재의 나를 보고 미래의 나를 알려거든 현재 자신이 행하는 행위를 보라고 했다. 곧 인과란 자신이 지은 행위에 의해서 자신의 삶과 운명이 결정됨을 말하는 가르침이다. 그래서 인과란 바로 과거를 보고 현재를 알며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가르침인 것이다. 그래서 불교의 시작은 인과를 깨침으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인과의 법칙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업(業)이다. 업이란 내가 몸(身)과 말(口)과 뜻(意)으로 짓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내가 선한 행위를 하면 그것은 선업(善業)이 되는 것이며 악한 행위를 하면 악업(惡業)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업에 의해서 일가친족 관계, 사회관계, 국가와 세계와의 관계가 결정되어진다. 이처럼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이 되는 인과의 가르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경전이 바로 지장경이며, 인과법을 믿고 참된 행위와 실천을 강조하는 신앙이 바로 지장신앙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는 지장경의 가르침과 지장신앙으로 새롭게 자신을 돌아보고 올바른 신행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제 2절 지장 신앙이란 무엇인가? 1. 지장보살의 개요 지장보살은 석가모니불이 입멸하신 뒤에 미래의 부처님이신 미륵불이 출현하실 때까지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무불시대(無佛時代)'의 교주이다. 지장경에 따르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지장보살에게 번뇌와 죄업으로 고통 받는 오탁악세(五濁惡世)의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라는 유촉을 내리고 계신다. 그래서 지장보살은 육도(六道)에서 윤회하는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겠다는 원력(願力)을 세우시고 언제 어디서나 끊임없이 보살행을 실천하고 계신다. 특히 지장보살은 가장 고통이 가혹한 지옥중생을 모두 제도하여 깨달음에 이르게 하지 않는 한 자신은 결코 성불하지 않겠다는 비원(悲願)을 세우신 보살님이다. 일반적으로 보살은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이 삶의 목표이다. 그러나 지장보살은 중생을 위해서라면 대승불교의 궁극적인 목표인 성불마저도 기꺼이 포기한 보살이다. 그래서 지장보살은 화려한 보살의 모습이 아닌 머리를 깎고 석장을 짚고 있는 평범한 수행자의 모습으로 조성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2. 지장신앙의 발생 지장보살이 하나의 대승보살로 신앙되기 시작한 것은 4세기 무렵으로 중앙아시아의 타림분지에서부터 출발한다. 《대승대집지장십륜경》과 《지장보살본원경》을 중심으로 한 지장신앙이 대중적인 신앙으로 널리 신봉되기 시작한 곳은 바로 중국이다. 지장신앙이 발전할 당시 중국은 국가권력에 의한 극심한 불교 탄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부처님의 법이 멸할 지도 모른다는 법멸(法滅)의 위기의식 속에서 말법(末法) 사상이 널리 퍼져나갔다. 이 같은 말법사상과 함께 지옥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지장신앙은 재래의 명부시왕 신앙과 습합하여 민간 대중신앙으로 널리 신봉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명부시왕과 결부되어 망자의 천도와 복을 빌어주는 신앙으로 정착해 왔다. 그래서 지장보살은 명부전의 주존(主尊) 보살로 모셔져 있으며 영가천도의 주존으로서 관음신앙과 함께 우리나라 양대 신앙으로 널리 신봉되고 있다. 제 3절 지장신앙의 사상적 기초 1. 말법사상 불교의 시간관 가운데 삼시(三時)사상이라는 것이 있다. 부처님이 입멸하신 후 정법(正法), 상법(像法), 말법(末法)시대로 흘러가면서 점차 정법이 쇠퇴해 간다는 사상이다. 이 가운데 말법(末法)시대란 부처님의 가르침은 존재하지만 이에 따라 수행하는 자도 없고 또 깨달음을 이루는 자도 없는 시대를 말한다. 이러한 말법 사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법이 점점 쇠퇴해서 마침내 법이 없는 암흑기에 들어간다고 본다. 중국에서 이 말법 사상은 574년 북주 무제의 파불을 겪으면서 본격적으로 유포되기 시작했다. 이는 곧 법이 멸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져왔고 지장신앙은 이처럼 법이 멸하리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던 시절에 널리 신봉되기 시작했다. 지장보살은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무불시대의 교주'로 인식되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무불(無佛) 시대란 부처님의 가르침이 점차 없어져 가는 말법시대라는 인식을 낳았다. 그래서 지장삼부경의 내용에서도 말법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2. 인과응보와 지옥사상 미혹의 세계에 속한 중생들 가운데서도 특히 지옥·아귀·축생을 일컬어서 삼악도(三惡道)라 한다. 이 삼악도란 자신이 지은 온갖 악업(惡業)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서 매우 극심한 고통을 겪는 세계를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고통은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 자신이 스스로 지은 죄업의 대가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과응보 사상의 기본적인 인식이다. 지장보살은 바로 이렇게 자신이 지은 과보로 인해 지옥고를 받는 지옥중생의 구제를 서원한 보살이다. 그래서 지장보살은 유명교주 지장보살(幽冥敎主 地藏菩薩) 즉 '어두운 세계의 교주'로 신봉되고 있다. 지장경에 따르면 지옥은 극락과는 반대방향인 인간세계의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즉 인간세계의 동쪽에 대 철위산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어둡고 깊어서 해와 달빛이 없다. 그곳에는 무간지옥, 아비지옥 등 수 많은 지옥이 있고 그 곳에서 많은 중생들이 자신들이 지은 업보(業報)에 따라 벌을 받고 있다고는 한다. 이처럼 지장경은 지옥의 가혹한 고통을 설명하면서 인과응보의 사상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지장경에서는 착한 업을 쌓으면 착은 과보를 받고 악한 업을 쌓으면 악한 업을 받는다는 '선인선과 악인악과(善因善果 惡人惡果)'라는 인과응보(因果應報)를 지옥이라는 세계를 통해 아주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지장보살은 자신의 업보로 인해 고통 받는 중생들이지만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석장으로 지옥문을 열고 보주에서 나오는 빛으로 지옥의 어둠을 밝혀주신다고 한다. 3. 지장보살의 본원 중생의 아픔을 함께 하고 중생의 처지에서 그 고통을 어루만져 주는 것을 동체대비(同體大悲)라고 한다. 이는 대승불교 보살정신의 보편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서도 지장보살의 동체대비 사상이야말로 가장 절박하고 위대하다. 왜냐하면 가장 극심한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지옥 중생들과 자신을 하나로 보는 자비관(慈悲觀)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 받는 중생의 입장으로 내려오는 것은 모든 보살이 공통적으로 세운 총원(總願)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러나 지장보살은 이에 더해서 지장보살만의 서원 즉 별원(別願)이 있다. 지장은 '미래세가 다하도록 죄고에 빠진 중생을 먼저 제도하여 보리에 이르도록 하지 않으면 끝까지 성불하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운다. 이것은 부처님에게서 수기를 받아 나중에 부처님의 자리를 오르는 '보처보살(補處菩薩)'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버리고 성불을 포기한 보살이 된다. 바로 이같은 지장보살의 비장한 서원이 바로 지장신앙의 출발점이 된다. 4. 회향(回向)사상 대승불교의 보살사상 가운데는 말법중생의 하근기 중생들의 해탈을 위해서 자신의 수행 공덕을 끊임없이 회향한다는 사상이 발전했다. 여기서 '회향(回向)'이란 자기가 닦은 일체의 선근 공덕을 남을 위해서 돌리는 것을 말한다. 지장보살은 말법시대의 고통 받는 모든 중생들을 위해 자신이 쌓아 온 모든 공덕을 회향하고 있다. 이같은 사상은 곧 우리불자들도 자신의 기복만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 아니라 지장의 이 본원 정신을 닮아 스스로 지은 복을 남을 위해 회향할 줄 알아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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