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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불교자료실

화엄경-제 8장 현수보살품(賢首菩薩品)

by 회심사 2017. 4. 28.


-화엄경-제 8장 현수보살품(賢首菩薩品)-
    문수보살은 불법의 깊은 의미를 체득하고 있는 현수(賢首)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나는 이미 보살의 청정한 행에 관해서 설하였습니다. 바라옵건대 그대는 보살의 광대무변한 공덕의 의미를 설하여 주시옵소서."

    현수보살이 대답하였다.
    "불자여, 잘 들으시오. 보살의 공덕은 광대무변하여 헤아릴 수 없습니다.
    나는 자신의 힘에 의하여 그 중 일부의 공덕을 설하고자 합니다. 내가 설하는 것은 마치 큰 바다 속의 한 방울 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처음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菩堤心]을 낸 보살은 오로지 꾸준하게 깨달음을 구하여 동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 일념(一念)의 공덕을 여래가 설한다 해도 그 일념의 공덕을 설하여 마칠 수는 없습니다. 하물며 보살이 여러 가지 행을 닦은 공덕에 대해서 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세계의 모든 부처님이 설한다고 하여도 다 설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나는 공덕의 일부를 설하지만 그것은 마치 새가 허공을 품는 것과 같고 또 대지(大地)의 한 티끌과 같습니다.

    보살이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킬 때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부처님과 그 가르침 그리고 스님[三寶]에 대한 깊고 청정한 신심을 갖기 때문에 보리심을 일으킵니다.

    감각에 따르는 욕망이나 재물을 구하지 않고 세간의 명예를 바라지 아니하며, 중생의 고뇌를 없게 하여 맹세코 이 중생을 구하고자 하는 염원 때문에 보리심을 일으킵니다. 부처님의 바른 진리를 배워서 위없는 깨달음을 얻고자 생각하고 모든 지혜를 닦기 때문에 보리심을 일으킵니다.

    깊고 청정한 신심은 견고하여 부서지는 일이 없습니다.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고 정법과 스님을 존경하기 때문에 보리심을 일으킵니다.
    신심은 불도의 근본으로서 모든 공덕의 어머니입니다. 그것은 모든 선법(善法)을 증진하여 모든 의혹을 없애고 위없는 불도(佛道)를 열어 줍니다.

    신심은 때가 없고 흐리지 않으며 성내는 마음을 없애고 근신하는 근본입니다.
    신심은 최고의 보배창고[寶庫]이며, 청정한 손이 되어 온갖 행을 받아들입니다.
    신심은 모든 집착을 떠나고 깊고 오묘한 불법을 깨달으며 모든 선을 행하고 드디어는 반드시 부처님의 나라에 이를 것입니다.

    신심의 힘은 견고하여 부서지는 일이 없습니다. 모든 악을 영구히 제거하고 일체의 마경(魔境)을 넘어서 위없는 해탈의 길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진실한 불법을 믿는다면 항상 그것을 듣고자 원하며 권태를 느끼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만약 권태를 느끼는 일이 없다면 마침내는 불가사의한 불법을 깨달을 것입니다.

    만약 신심이 견고하여 동요하는 일이 없으면 몸과 마음이 함께 밝고 모든 것이 청정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이 청정하게 되면 모든 악우(惡友)를 떠나서 선우(善友)와 가까이 지낼 것입니다.

    선우와 가까이 하면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공덕을 닦을 것입니다. 공덕을 닦으면 온갖 인과(因果)를 배우고 그 도리를 깨달을 것입니다. 그 도리를 깨달으면 일체의 모든 부처님이 지켜주며 위없는 깨달음을 향한 마음[菩堤心]을 일으킬 것입니다.

    위없는 깨달음을 향한 마음을 일으키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 태어나 일체의 집착을 떠날 것입니다. 일체의 집착을 떠날 수 있으면 깊고 청정한 마음을 얻을 수 있으며 모든 보살행을 실천하고 대승(大乘)의 법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대승의 법을 갖추면 모든 부처님에게 공양하고 염불삼매(念佛三昧)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염불삼매를 체득하면 항상 시방의 부처님을 볼 수 있으며 부처님의 세계에 항상 안주(安住)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세계에 안주하게 되면 스스로 불법을 체득하게 되어 한없는 변재(辯才)를 갖고 무량한 불법을 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량한 불법을 설할 수 있으면 모든 중생을 해탈시킬 수가 있고 대비심(大悲心)은 확립될 것입니다. 대비심이 확립되면 깊고 깊은 불법을 기뻐하고 교만심과 게으름을 떠날 수 있을 것입니다. 교만심과 게으름을 떠날 수 있으면 고뇌의 생사에 있으면서도 조금도 근심하는 일이 없고 노력하고 정진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정진할 수가 있으면 온갖 신통을 얻고 중생의 생활을 알 것입니다.

    중생의 생활을 알면 중생에 대하여 법을 설하고 재물을 보시하며 사랑스러운 말로써 중생에게 기쁨을 주며 선행으로써 이끌며 함께 활동할 것이고 헤아릴 수 없는 이익을 베풀 것입니다.

    헤아릴 수 없는 이익을 베풀게 되면 스스로는 위없는 진리에 안주하고 악마로 인하여 정복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악마로 인하여 정복되는 일이 없으면 부동지(不動地)에 도달하여 불생불멸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생불멸의 진리를 체득하면 이윽고 성불하는 것이 약속되고 모든 부처님의 깊은 가르침을 깨닫고 모든 부처님이 항상 지켜줄 것입니다. 모든 부처님이 지키게 되면 부처님의 무량한 공덕이 몸에 넘치고 그 모습은 광명으로 빛날 것입니다.

    광명을 받아 빛나면 그 광명으로부터 무량한 연꽃이 나타나 그 연꽃 하나하나의 꽃잎에 무량한 부처님이 나타나고 중생을 교화하여 해탈하게 할 것입니다.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무량한 자재력으로 적절한 곳에 모습을 나타내고, 일념 사이에 모든 중생의 마음을 낱낱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일념 가운데 중생의 마음을 알면 고뇌의 생사는 영원히 종식되고 모든 번뇌는 적멸하며 법신의 지혜가 갖추어져 모든 사물의 실상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사물의 실상을 깨달으면 모든 자재력을 낱낱이 실현하여 뛰어난 해탈에 이르고 시방의 모든 보처(補處)로부터 성불의 약속을 받을 수 있으며, 감로의 법수(法水)가 이마에 부어질 것입니다.

    감로의 법수가 이마에 부어지면 법신은 허공에 충만하고 시방세계에 안주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보살의 큰 실천에 의하여 정법은 항상 안주하며 영원히 불멸하게 될 것입니다.
    그 힘은 대해와 같이 광대하고 또 금강과 같이 견고합니다.

    또 보살은 일념 사이에 시방세계에 나타나 시방세계에서 생각생각마다 불도를 실현하여 열반(涅槃)에 듭니다.

    혹은 남녀의 모습으로, 혹은 천신이나 인간, 용(龍), 신(神)의 모습에 의하여 무량한 활동을 하고, 온갖 음성을 내어 불법을 설합니다. 이와 같이 보살이 시방세계에 나타나 가득 차는 것은 해인삼매(海印三昧)에 의한 것입니다. 또 보살은 일체의 모든 보살을 공양하고,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스스로 발한 광명은 불가사의하며,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 무량합니다. 이와 같이 모든 것에 자유자재하여 불가사의한 것은 화엄삼매(華嚴三昧)의 힘 때문입니다.

    또 보살은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자 생각하였을 때 무량한 삼매가 생기는 것입니다.
    온갖 춤과 음악과 노래와 시(詩)로서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그 음성이 시방세계에 충만하여도 이것은 모두가 보살의 손 안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또 보살은 중생을 편안하게 하는 삼매에 들어서 광명을 발하고 이 광명에 의하여 중생을 해탈시킵니다.

    예를 들면 '선현(善現)'이라는 광명은 중생에게 한없이 좋은 과보를 받고 드디어 위없는 진리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이 빛에 의하여 불, 법, 승의 삼보가 나타나고 탑과 불상이 세워집니다.

    또 '제애(除愛)'라고 하는 광명은 모든 중생을 눈뜨게 하고, 온갖 애욕을 버리고 해탈의 감로수를 마시게 합니다. 그리고 그때, 해탈의 감로의 비가 모든 중생 위에 뿌려질 것입니다. 또 '환희'라고 하는 광명 역시 모든 중생을 눈뜨게 하고, 기쁨에 가득 차서 깨달음을 구하게 하며, 위없는 진리의 보배를 원하게 합니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대자비상이 건립되고 온갖 공덕은 찬탄을 받고 그로 인하여 환희의 광명은 완성됩니다.

    또 '애락(愛樂)'이라고 하는 광명 역시 모든 중생을 눈뜨게 하고, 마음은 항상 모든 여래와 위없는 불법과 청정한 승단(僧團)을 기쁘게 합니다. 항상 시방의 모든 부처님 앞에 나와서 위없는 불법을 이해하게 되며 중생을 교화하며 깨달음을 구하는 방편을 개발하며 그로 인하여 애락의 광명이 완성됩니다.

    또 '혜등(慧燈)'이라고 하는 광명 역시 모든 중생을 눈뜨게 하는데, 모든 사물은 공적(空寂)하여 생(生)하지도 않고 멸(滅)하지도 않으며, 유(有)도 아니고 무(無)도 아니라고 하는 것을 깨닫고 해탈하게 합니다.

    이를테면, 아지랑이나 물에 비친 달 그림자, 또는 꼭두각시나 꿈, 혹은 거울 속의 영상과 같이 모든 사물은 실재가 없으며 모두가 공적함을 알게 됩니다. 이 때문에 혜등의 광명은 완성됩니다.

    또 '무간'이라고 하는 광명은 모든 중생으로부터 탐심을 없애고 재보(財寶)는 영원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하여, 모든 집착을 떠나게 합니다. 억제할 수 없는 탐욕을 잘 통제하고 재보는 꿈과 같고 뜬구름과 같다고 깨닫게 하여 항상 기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보시하게 합니다. 이로 인하여 무간의 광명은 완성됩니다.

    또 '인장엄(忍莊嚴)'이라고 하는 광명은 분노한 사람을 눈뜨게 하여 분노를 버리고 항상 온화한 마음으로 인욕하는 부처님의 법을 원하게 합니다. 성품이 포악하여 참지 못하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일을 참게 하고, 불도를 구하며, 항상 인욕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칭찬하게 하여, 그로 인하여 인장엄의 광명은 완성됩니다.

    또 '적정(寂靜)'이라고 하는 광명은 마음이 혼란한 사람의 눈을 뜨게 하고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삼독을 떠나서 깊고 깊은 삼매에 안주하게 합니다. 악인이나 착하지 못한 일에서 멀어지게 하고, 거짓과 옳지 않은 말을 떠나 조용한 곳에서 좌선하는 것을 기뻐하게 하며, 그 때문에 적정의 광명이 완성됩니다.

    또 '견불(見佛)'이라고 하는 광명은 죽음에 이른 사람을 눈뜨게 하여, 염불삼매의 힘으로 반드시 부처님을 보게 하며, 목숨이 다할 때에는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 합니다. 그 임종을 보고서는 염불을 권하고 불상을 예배하게 하며, 그 때문에 견불의 광명은 완성됩니다.

    또 '법청정(法淸淨)'이라고 하는 광명이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털구멍 안에서 무량한 모든 부처님은 저마다 불가사의한 불법을 설하고 있으며, 중생을 환희하게 합니다. 즉 인연에 의하여 생기는 것은 실체가 아니며, 여래의 법신 또한 무상한 신체가 아닌 부동(不動)으로서 영원하며 그 영원함은 마치 허공과 같다고 설합니다. 이 때문에 법청정의 광명이 완성됩니다.

    이와 같은 광명은 저마다 무량하고 무변하며 또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
    낱낱이 보살의 털구멍에서 나왔고 하나하나의 털구멍에서 나온 광명은 무변무량하며 그 수는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모든 털구멍에서 나온 광명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이것은 보살의 삼매에 있어서의 자재력 때문입니다.

    만약 무량한 공덕을 닦고, 무수한 부처님을 공양하고, 마음이 항상 위없는 불도를 구하는 자는 이와 같은 광명을 만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장님이 해를 볼 수 없는 것은 해가 지상에 떠오르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눈을 가진 자만이 모든 것을 보고 일에 따라서 성과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광명도 그와 같아서 보는 자도 있고 보지 못하는 자도 있습니다. 그릇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보지 못하나 지혜가 뛰어난 사람은 능히 볼 수 있습니다.

    또 보살은 시방의 세계에 인연이 있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오고 가며 출입하여 중생을 구제하고, 때로는 삼매에 들고, 때로는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혹은 동방에서 삼매에 들고 서방에서 삼매로부터 일어나며, 혹은 서방에서 삼매에 들고 동방에서 삼매로부터 일어납니다. 이와 같이 삼매에 출입하여 시방에 충만하는 것은 보살에게 있는 삼매의 자재력 때문입니다.

    시각(視覺)으로써 삼매에 들고 색채(色彩)로써 삼매에서 일어서며, 색채의 불가사의함을 봅니다. 색채로써 삼매에 들고, 시각으로써 삼매에서 일어서도 마음은 혼란하지 않습니다. 시각은 생하는 일도 없고, 자성도 없으며, 오직 적멸할 뿐이라고 설합니다.

    청각(聽覺)으로써 삼매에 들고 음성으로써 삼매에서 일어서며, 온갖 음성을 듣고 판별합니다. 음성으로써 삼매에 들고 청각으로써 삼매에서 일어서도 마음은 혼란하지 않습니다. 청각은 생하는 일도 없으며 자성도 없고, 오직 적멸할 뿐이라고 설합니다.

    이와 같이 취각, 미각, 촉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으로써 삼매에 들고 대상으로써 삼매에서 일어서며, 온갖 대상을 식별합니다. 대상으로써 삼매에 들고 마음으로써 삼매에서 일어서도 마음은 생하는 일도 없고 자성(自性)도 없으며 오직 적멸하다고 설합니다.

    소년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장년의 몸으로 삼매에서 일어서며, 장년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노년의 몸으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노년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선한 여인으로써 삼매에서 일어서며, 선한 여인으로서 삼매에 들고 선한 남자로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선한 남자로서 삼매에 들고 비구니의 몸으로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비구니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비구의 몸을 가지고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비구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성문(聲聞)의 몸으로 삼매에서 일어서며, 성문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연각(緣覺)의 몸으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연각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여래의 몸으로 삼매에서 일어서며, 여래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모든 하늘[天神]의 몸으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모든 하늘의 몸으로 삼매에 들고 모든 귀신의 몸으로서 삼매에서 일어서며, 모든 귀신의 몸으로서 삼매에 들고 하나의 털구멍으로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하나의 털구멍으로서 삼매에 들고 모든 털구멍으로서 삼매에서 일어서며, 모든 털구멍으로서 삼매에 들고, 하나의 털끝으로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하나의 털끝으로서 삼매에 들고, 모든 털끝으로서 삼매에서 일어서며, 모든 털끝으로서 삼매에 들고, 하나의 작은 티끌로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하나의 작은 티끌로서 삼매에 들고, 모든 작은 티끌로서 삼매에서 일어서며 모든 작은 티끌로서 삼매에 들고, 모든 부처님의 광명으로서 삼매에서 일어섭니다.

    모든 부처님의 광명으로서 삼매에 들고, 큰 바다의 물로서 삼매에서 일어서며, 큰 바다의 물로서 삼매에 들고 허공으로서 삼매로부터 일어섭니다.

    이같이 무량한 공덕이 있는 사람은 그 삼매가 자유자재하여 불가사의합니다.
    설사 시방의 모든 여래가 그 삼매를 설한다 하여도 모두 설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체의 모든 부처님이 이를 찬탄하며 중생의 과거는 불가사의하다고 합니다.

    그때 자연히 소리가 들렸습니다.
    '일체의 오욕은 모두가 무상하다.
    허망하고 물거품과 같으며 꼭두각시나 아지랑이와 같으며 물 속에 뜬 달과 같고 뜬 구름과 같다.

    오욕은 모든 공덕을 장애하는 것이다. 그대는 항상 진실하고 청정한 보살행을 구하라.'
    모든 세계의 중생 가운데 성문(聲聞)의 길을 바라고 구하고자 하는 자는 적으며, 연각(緣覺)을 구하고자 하는 자는 보다 적으며, 대승(大乘)을 구하고자 하는 자는 더욱 적습니다.

    그러나 대승을 구하는 것은 또 쉬우나 대승의 법을 믿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물며 이 법을 잘 수지(受持)하고 바르게 기억하며 가르침 그대로 행하고 진실을 이해하는 것은 더욱 더 어렵습니다.

    삼천대천세계를 머리에 이고 일 겁(一劫)사이를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있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대승의 법을 믿는 것은 오히려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세계의 중생이 일 겁 동안 공양한다 해도 그 공덕은 그다지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승의 법을 믿는 공덕은 보다 뛰어납니다.

    손바닥 안에 열 개의 부처님 나라를 갖고 일 겁 사이 허공에 머무를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승법을 믿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열 개의 부처님 나라에 사는 중생에게 일 겁 동안을 공양한다 해도 그 공덕은 그다지 뛰어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승의 법을 믿는 공덕은 보다 뒤어납니다. 하물며 이 경전을 수지하고 있는 공덕은 더욱더 뛰어날 것입니다."

    현수보살이 이 장(章)을 설하여 마쳤을 때 시방의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모든 악마의 궁전은 흡사 칠흑과 같이 어두웠으나 부처님의 광명은 시방을 두루 비추어 모든 악도를 낱낱이 제거하였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은 모두가 현수보살 앞에 나타나 저마다 오른손을 뻗쳐서 그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 때문에 보살의 자비는 한량없는 공덕으로 장엄된 빛을 발했다. 모든 여래는 보살의 머리를 어루만진 다음에 칭찬하여 이와 같이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도다. 진실한 불자여, 그대는 대승의 법을 분명하게 설하여 마치었다. 나는 그대와 함께 마음으로부터 기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