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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장자궁자의 비유

by 회심사 2017. 7. 29.

    옛날에 어떤 사람이 어려서 집을 나와 아버지의 곁을 떠나 오랜 세월동안 객지를 돌아다니면서 구걸행각을 하고 다녔습니다.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어려움이 더욱더 많았습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아들을 찾아 여러 곳을 다니다가 한 고을에 머물러 살고 있었는데, 그는 큰 재산을 모은 부자였습니다. 대궐처럼 잘 지은 집에 수많은 하인들을 거느리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아버지는 단 하루도 아들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지가 된 아들이 여러 곳을 다니다가 우연히 그 장자의 집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아들은 그 집이 자기 아버지의 집인 줄을 몰랐으나, 집 주인은 문 앞에 서 있는 거지 행색의 초라한 사나이가 자기 아들임을 단번에 알아보았습니다. 얼마나 반갑고 기뻤던지 하인을 시켜 거지 행색의 사내를 안으로 데려오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문전박대만 받고 다니다가 갑자기 하인들이 달려들어 안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무슨 큰 죄를 지어서 자기를 잡아가려는 줄 알고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장자는 아들을 강제로 데려올 것이 아니라 방편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풀어주도록 했습니다. 풀려난 아들은 부리나케 그 집 문 앞을 빠져나갔습니다. 장자는 하인에게 아들을 찾아가 궂은일을 할 사람이 필요해서 그러니 함께 일하러 가지 않겠냐고 유인하여 데려오도록 시켰습니다. 장자는 아들에게 거름을 치고 청소를 하는 막일을 시켰습니다. 아버지는 품삯을 받기 위해 힘든 일을 아무런 불평도 없이 열심히 일하는 아들은 여러 가지로 위로하면서 오래오래 일하도록 당부 하였습니다. 세월이 지나자 아들은 점차 그 집의 여러 가지 사정에 익숙해졌고, 나중에는 재산 관리까지 맞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자기가 그 집 주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다시 여러 해가 지난 후에 아버지는 몸이 점점 노쇠하여 머지않아 임종에 이를 것을 알고 많은 사람을 불러 큰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자, 장자는 중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여러분! 이 아이는 실은 나의 친자식이요, 나는 이 아이의 친 아버지요."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간의 사정을 자세히 설명한 후에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그런지 얼마 후에 장자는 편안하게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법화경 신해품>에 나오는 장자궁자(長子窮子)의 비유입니다. 여기에서 장자, 아버지는 부처님이요, 궁한 아들은 우리들 중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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