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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훌륭한 일을 하겠다는 자체가 악의 바탕

by 회심사 2017. 7. 29.

    무후가 말하기를, "선생을 만나 보려 한지 오래 되었소, 나는 백성을 사랑하고 의(義)를 위해 전쟁을 그만두려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서무귀가 말하였습니다. "안됩니다. 백성을 사랑한다는 것은 백성을 해치는 시초가 됩니다. 임금께서 그런 생각을 하시면 좋은 정치를 이룰 수가 없으실 것입니다. 도대체 의를 위하여 전쟁을 그만두겠다는 것 자체가 전쟁을 일으키는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임금께서 그런 방법으로 정치를 하신다면 아마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저 훌륭한 일을 이루겠다는 것부터가 악의 바탕인 것입니다. 임금께서 인의를 행하시더라도 아마 위선이 될 것입니다. 그런 형식을 갖추시면 거짓 형식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갖추게 되면 자랑하는 마음이 생기며, 이러한 변화가 밖으로 전쟁으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임금께서는 높은 누각 위에서 군대를 사열할 생각을 말아야 할 것이며, 제사를 드리는 궁 앞에 보병과 기병을 집합시킬 생각도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덕을 저버리고 이치에 어긋나는 일을 하셔도 안 될 것입니다. 계교로 남을 이기러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계략으로 남을 이기려 해서도 안 됩니다. 전쟁으로 남을 이기려 해서도 안 됩니다. 다른 나라의 백성들을 죽이고 남의 나라의 땅을 빼앗아 차지함으로써 자기의 사사로운 육체와 정신을 만족시키려 하는 자는 그 전쟁이 아무리 훌륭한 명분을 갖고 있더라도 과연 어느 쪽이 좋은 건지 알 수 없으며, 설사 전쟁에 이긴다 하더라도 승리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임금께서는 그런 짓은 마셔야 합니다. 부디 마음속의 정성을 닦음으로써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며 혼란되지 마십시오. 그래야 백성들은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임금께서 어찌 전쟁을 그만두시겠다는 생각조차 하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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