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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한 발자욱 내 딛으면

by 회심사 2017. 7. 29.

    《중아함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북인도 사밧티성에는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위해 찾아오는 큰 수행처가 있었습니다. 그 곳에 한 젊은 사람이 매일 저녁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그는 여러 해 동안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었으나 그 가르침을 실천하지는 못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젊은이는 평상시보다 빨리 오게 되었는데 부처님께서 혼자 계신 것을 보고는 다가가서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저의 마음속에서 자꾸 일어나는 의심이 있습니다." "그래, 진리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면 어떠한 의심도 가져서는 안 되느니라. 만일 의심이 있다면 분명히 밝혀야 하니 의심나는 것이 있거든 말해 보아라." "저는 여러 해 동안 이곳 수행 처를 찾아왔습니다. 항상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부해 왔는데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명백하게 완전한 자유를 얻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전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으며 심지어는 나빠지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 우리 모두를 위해 지혜와 자비를 베풀지 않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그윽한 미소를 지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젊은이여, 그대는 어디에 살며, 그대의 국적은 어디인가?" "저는 이곳 코살라국의 수도 사밧티성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대의 얼굴을 보니 이 나라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저는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가하에서 왔고 몇 년 전부터 이곳 사밧티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대는 라자가하와는 모든 관계를 끊었는가?" "아닙니다. 아직도 가족들과 친구들은 라자가하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종종 라자가하를 방문하는가?" "그렇습니다. 해마다 라자가하에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면 그대는 가고 오는 길을 잘 알고 있는가?" "저는 그 길을 훤히 알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그 길을 오갔기 때문에 눈을 가리고도 왕래할 수 있다고 자부할 정도입니다." "라자가하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그대가 지금 여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들은 그대가 가고 오는 그 길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아는가?" "그렇습니다. 그들은 제가 잘 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만일 그들이 그 길을 물어오면 그대는 친절하게 모든 것을 다 가르쳐 주는가?" "저는 조금도 감추지 않고 모든 것을 아주 친절하게 자세히 가르쳐 줍니다." "그렇다면 그대에게 설명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이곳 사밧티에 잘 도착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끝까지 그 길을 완전하게 가는 사람만이 사밧티에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다. 바로 그 점이 내가 그대에게 설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젊은이여, 사람들은 계속해서 내게로 온다. 그들은 열반과 자유에 이르는 길을 알기 위해 내게 와 묻는다. 그렇다면 열반과 자유에 이르는 길은 무엇인가? 나는 그들에게 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내가 무엇을 감추겠는가.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고개를 끄떡이며 '그렇다.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그 길을 가려면 고생스러울 것 같아 나는 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겠는가? 젊은이여, 나는 누군가를 어깨에 태워 그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수는 없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어깨에 태워 목적지까지 데리고 갈 수는 없다. 단지 사랑하는 마음과 자비로운 마음으로 '그렇다. 이것이 길이다. 이것이 길을 가는 방법이다. 당신도 가 보아라. 그러면 도착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몸소 걸어야 한다. 즉 스스로 그 길을 가야만 한다. 한 발자국을 내딛는 사람은 그만큼 목적지에 가까이 간 것이다. 그 길을 다 걷는 사람만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니 그대 스스로 그 길을 걸어가도록 하라." 우리는 어떤 일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하기 싫으면 내일로 미루거나 다음에 해야지 하며 뒤로 미루곤 합니다. 그런데 그 내일이 되면 또 하기 싫으니 다시 또 내일로 미루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에 부담만 되고 해야 할 일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됩니다. 문제의 해결은 생각만이 아닌 실천하는 데 달려 있는 것입니다. 한 스님이 제자를 데리고 뜰을 거닐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낙엽을 줍더니 소매에 넣었습니다. 이것을 본 제자가, "스승님, 제가 곧 쓸겠사오니 그만 두십시오." 그러자 스님은 조용히 타이르셨습니다. "여보게, 곧 쓸겠다는 말만으로 깨끗해지지 않네. 여기 보게, 이처럼 나뭇잎을 하나 주어니 주운 만큼 깨끗해지지 않는가." 목적지를 향해 한 발자국 내딛으면 분명 한 발자국만큼은 가까워졌을 것입니다.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우리들 누구나의 목적지인 그곳으로 한 발자국 내딛으십시오. 오늘도 좋은 날 만드소서.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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