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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구마음행

뗏목을 버리고

by 회심사 2017. 7. 30.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비구들의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아 나는 너희들이 집착을 버리도록 하기 위해 뗏목의 비유를 들겠다. 어떤 나그네가 긴 여행 끝에 바닷가에 이르렀다. 그는 생각하기를 '바다 건너 저쪽은 평화로운 땅이다. 그러나 배가 없으니 어떻게 갈까? 갈대나 나무로 뗏목을 엮어 건너가야겠군. 하고 뗏목을 만들어 무사히 바다를 건너갔다.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뗏목이 아니었다면 바다를 건너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뗏목은 내게 큰 은혜가 있으니 메고 가야겠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가 그렇게 함으로써 그 뗏목에 대해 자기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느냐?" 비구들은 하나같이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그가 어떻게 해야 자기 할 일을 다 하게 되겠는가? 그는 바다를 건너고 나서 이렇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뗏목으로 인해 나는 바다를 무사히 건너 왔다. 다른 사람들도 이 뗏목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물에 띄워 놓고 이제 나는 내 갈 길을 가자.' 이와 같이 하는 것이 그 뗏목에 대해서 할 일을 다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뗏목의 비유로써 교법을 배워 그 뜻을 안후에는 버려야 할 것이지 결코 거기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였다. 너희들은 이 뗏목처럼 내가 말한 교법까지도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하물며 법(法) 아닌 것이야 말할 것 있겠느냐." <남전 중부 독유경>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저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는 반드시 뗏목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바다를 다 건넌 후에 뗏목이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더라도 우리의 어깨에 짊어지고 다닐 수는 없습니다. 또 짊어지고 가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 보다 뒤쳐질 것이 분명합니다. 비록 나에게 도움을 줬다지만 그것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들이 이용 하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교법이 없었다면 부처님과의 인연은 없었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내내 머릿속에 넣고 다닌다면 진정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힘들고 힘들게 바다를 건너갔지만 무거운 뗏목 때문에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인다면 바다를 건너간 의미가 없겠지요. 이제 그 뗏목을 놓고 내 갈 길을 갈 때입니다. 나무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오늘도 좋은 날 만드소서. 성불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