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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구마음행

용기와 결단만이

by 회심사 2017. 7. 30.

    어느 나라에서 국왕이 대평원의 한 복판에 아주 높고 큰 돌기둥을 세워 사다리. 고패(도르래). 동아줄 등을 모두 제거한 채 기둥 꼭대기에 그 돌기둥을 만든 석공(石工)을 가두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석공이 살아있을 경우 혹시 다른 곳에도 이와 같이 훌륭한 돌기둥을 세울 염려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석공의 권속. 친척들이 기둥 옆으로 모여와서 말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그대가 내려올 수 있겠는가?" 그 때 석공은 여러 가지로 내려갈 궁리를 생각한 끝에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찢어서 그 실마리를 두 가닥으로 만들어 기둥 아래에까지 닿도록 하였습니다. 그 권속과 친척들은 곧 굵은 실을 두 가닥 실마리에 매어 주어, 석공은 그 굵은 실을 끌어 당겨서 기둥 위에 올린 다음 손으로 굵은 실을 잡고서 친족들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이제 다시 조금 더 굵은 줄을 매어 다오." 친족들이 곧 그 말에 따라 계속 굵은 줄을 올려줌으로써 최후에 큰 동아줄을 만들어 돌기둥 위에 올려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석공은 무사히 그 동아줄을 타고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대장엄론경>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여기에서 돌기둥은 우리네의 삶과 죽음을 비유한 것이고, 사다리와 고패는 과거 부처님들께서 말씀하신 법을 비유한 것이며, 친족들은 성문(聲聞) 대중(大衆)을 비유한 것이고, 옷의 실마리는 과거 부처님들의 선정과 지혜를 비유한 것이며, 옷을 찢음은 애욕에 대한 허물을 관찰하여 애욕 따위를 버리는 것에 비유한 것이고, 굵은 실마리를 매어 올림은 착한 벗에 친근하여 다문(多聞: 부처님의 지혜의 법을 많이 들음)을 얻는 것에 비유한 것이며, 또 가는 실마리를 다문의 실마리에 달고, 다문의 실마리를 계율의 실마리에 달며, 계율의 실마리를 선정의 실마리에 달고, 선정의 실마리를 지혜의 실마리에 달아 이러한 굵은 줄로써 굳게 맨다는 것은 생사를 얽어매는 것에 비유한 것이며, 기둥 위에서 내려옴은 생사의 기둥에서 내려오는 것을 비유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돌기둥의 비유를 통해서 우리가 생사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지혜의 가르침을 설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대평원의 한 복판에 하늘 높이 세워진 돌기둥 위에 홀로 내팽개쳐진 것과 같습니다. 넓고 넓은 바다를 홀로 항해하는 것과 같은 것이 우리네 삶입니다. 험난한 파도를 넘고 또 넘어 피안의 저 언덕에 도달하고, 저 높고 높은 돌기둥 위에서 무사히 내려오려면 우리에겐 부처님의 지혜로운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인생 항로의 동반자로서 좋은 친구와 부처님의 큰 가르침을 많이 알고 있는 성문(聲聞) 선지식이 주위에 있어야 합니다. 항상 내 자신의 행동을 참회하고 조심스럽게 삼가는 계율과 마음을 고요하게 집중하여 지혜를 찾는 선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애욕의 옷을 찢을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있어야만 생사의 돌기둥 위에서 내려올 수 있을 것입니다. 나무구고구난 관세음보살 오늘도 좋은 날 만드소서.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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