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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해설-제8강 화엄경의 내용 -제4회 4품

by 회심사 2019. 7. 19.


제8강 화엄경의 내용 -제4회 4품

    제4회 4품에서는《화엄경》의 유심설과 보살의 십바라밀행에 특히 주목하게 된다.

    19. 승야마천궁품

    세존께서 보리수 아래와 수미산 꼭대기를 떠나지 아니하시고 야마천궁으로 향하셨다.
    야마천왕이 멀리서 보고 즉시 보연화장 사자좌를 만들고 맞이하였다.
    천왕은 지난 세상 부처님 계신 데서 선근 심은 것을 생각하고 불공덕과 야마천궁의 길상함을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20. 야마궁중게찬품

    상주안불 친혜(親慧)세계의 공덕림(功德林)보살을 위시하여 시방불세계의 수많은 보살들이 부처님 계신 곳에 모여들자, 세존께서 두 발등으로 광명을 놓아 시방세계를 비추셨다. 여기에 모여든 보살이 수풀 림(林)자가 돌림자가 된 것은 보살의 공덕행이 하나가 아니라 수없이 쌓임을 말해 준다고 하겠다.

    공덕림보살을 위시한 열 분의 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게찬 하였다.
    이중에 정진림보살이 부처님의 차별없는 평등한 대지혜를 말씀하는 내용 가운데 수를 헤아리는 비유가 나온다. 이는 후에 화엄교학에서 상입상즉을 설명하는 '수십전유(數十錢喩)'로 체계화되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법계연기설에서 살피기로 한다.

    그보다 여기서는 각림보살의 게송을 살펴보겠다.
    그 10게송은 유심게(唯心偈)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각림보살은《육십화엄》에서는 여래림보살로 번역되어 있다.
    유심게에서는 마치 그림그리는 화가가 자기의 마음을 알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듯이 모든 법의 성품도 그러하다고 하여, 마음을 화가에 비유하고 있다.
    후반부 다섯 게송만 보면 다음과 같다.

    마음이 화가와 같아서 心如工畵師
    모든 세간을 그려내나니 能畵諸世間
    오온이 마음 따라 생기어서 五蘊實從生
    무슨 법이든 짓지 못함이 없도다. 無法而不造

    마음과 같아 부처도 그러하고 如心佛亦爾
    부처와 같아 중생도 그러하니 如佛衆生然
    마땅히 알라, 부처와 마음이 應知佛與心
    그 체성 모두 다함이 없도다. 體性皆無盡

    마음이 모든 세간 짓는 줄을 若人知心行
    아는 이가 있다면 普造諸世間
    이 사람 부처를 보아 是人卽見佛
    부처의 참성품 알게 되도다. 了佛眞實性

    마음이 몸에 있지 않고 心不住於身
    몸도 마음에 있지 않으나 身亦不住心
    불사를 능히 지어 而能作佛事
    자재함이 미증유로다. 自在未曾有

    만일 어떤 사람이 若人欲了知
    삼세 일체 부처님을 알고자 한다면 三世一切佛
    마땅히 법계의 성품을 관하라 應觀法界性
    모든 것 오직 마음이 지어냄이로다 一切唯心造.

    《화엄경》의 대의를 '통만법 명일심'이라고 이해한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일심 또는 유심사상은《화엄경》의 핵심 내용의 하나가 된다.《화엄경》의 일심사상은 이 유심게와〈십지품〉의

    제6현전지 그리고〈여래출현품〉의 10종 성기심(性起心)이 그 주요 소의처가 된다.
    〈십지품〉에서는 삼계에 있는 것이 오직 한마음〔三界所有 唯是一心〕이라 하고 있다.
    〈여래출현품〉에서의 마음은 여래심이며 여래성기심이다.
    여래심은 10종으로 교설되어 있다.
    이곳〈야마궁중게찬품〉의 유심게에 보이는 일심은 오온과 세간을 만들어내는 일심이다.
    위의 두 번째 게송은《육십화엄》에서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마음과 같아 부처도 그러하고 如心佛亦爾
    부처와 같아 중생도 그러하니 如佛衆生然
    마음과 부처와 중생 心佛及衆生
    이 셋이 차별이 없다. 是三無差別

    그리고 마지막 게송의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는 '마땅히 마음이 모든 여래를 짓는 줄 관하라〔應當如是觀 心造諸如來〕'고 되어 있다. 여기서의 일심은 부처를 만드는 마음이므로 진심이다. 따라서〈야마궁중게찬품〉에서의 마음은 표면적으로는 진(眞)과 망(妄)에 통한다.

    《화엄경》은 마음을 내세우는 모든 종파의 소의경전이 되어왔다.
    마음을 망심으로 이해한 유식의 제8아뢰야식에 의한 뢰야연기와 진망화합심(眞妄和合心)인 여래장심에 의한 여래장연기의 소의경전도 되고 있다. 그러나 화엄종에서는《화엄경》의 일심을 여래장 자성청정심과 여래성기심으로 이해하여 여래성기심인 진여심이 그 체성이 되는 법계연기를 체계화시켰다.

    그리하여 화엄가들은 이 일심을 연기해서 나타난 일체 존재인 일진법계의 체로 보고, 만덕을 구족한 일심이며 원융한 일심이며 만유를 다 포섭하는 일심으로 보았다. '심불급중생 시삼무차별(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의 일심은 무애평등의 일심인 것이다.

    마지막 게송인 '일체유심조'는 우리나라에서《화엄경》의 수많은 게송 가운데 제일 으뜸가는 게송으로 수지되어 왔다. 아침 쇠송에 '화엄경제일게 약인욕료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華嚴經第一偈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어서 이 게송은 지옥고를 타파한다는 뜻에서 쇠송에서는 파지옥진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도《청량소초》에 의하면《찬령기》에 소개되어 있는 전설적인 얘기와 함께 잠시 수지하여도 능히 지옥고를 파한다고 하였다. 즉, 문명(文明) 원년에 왕명간(王明幹)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평소에 착한 일을 한 것 없이 병환으로 죽게 되어 두 사람에게 인도되어 지옥문 앞에 끌려갔다. 지옥문 앞에 한 스님이 있음을 보았는데 지장보살이라 하였다.

    그 스님이 왕씨에게 게송 하나를 외우게 하였는데 바로 이 일체유심조 게송이었다.
    그리고 이 게송을 외우면 지옥고까지 배제할 수 있다고 하였다. 왕씨가 이 게송을 외우고 들어가 염라왕을 만나보니 염라왕이 묻기를 무슨 공덕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왕씨가 답하기를 오직 한 사구게만 수지하였다고 하고 좀전에 있었던 일을 말하니 염라왕이 더 살다오라고 내보냈다. 왕씨가 이 게송을 외울 때 외우는 소리가 들리는 곳에 있었던 사람이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었다고 한다.

    왕씨가 3일 만에 소생하여 이 게송을 기억해서 외웠다.
    그리고 공관사(空觀寺)의 승정(僧定)법사에게 이 일을 말하니 법사가 그 게송이 바로《화엄경》의〈야마궁중게찬품〉에 나오는 이 게송임을 밝혀주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 일체유심조 게송은《화엄경》신앙의 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야마궁중게찬품〉에 이어서〈십행품〉이 나온다.
    그러므로 〈십행품〉의 10행은 일체유심조의 경계임을 추정할 수 있다.
    화엄경 해설-제8강 화엄경의 내용 -제4회 4품.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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