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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문의도량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 : 어버이 마음

by 회심사 2019. 12. 4.

    여러분들은 ‘자비심’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자비란 무엇입니까.
    자(慈)는 ‘사랑 자, 어버이 자’입니다.
    비(悲)는 ‘슬피 여길 비, 불쌍히 여길 비, 슬퍼할 비’입니다.

    ‘자능여락(慈能與樂)이요 비능발고(悲能拔苦)’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심(慈心)은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마음,
    비심(悲心)은 중생들의 괴로움을 없애주는 마음입니다.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없애주는 마음을 자비심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제석천의 제석천왕께서 천녀에게 사바세계 중생이 살고 있는 세상에 다녀오라면서 “중생이 살고 있는 사바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 가지만 골라 오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사바세계로 내려온 천녀는 곳곳을 둘러보며 아름답다고 소문난 것 가운데 세 가지를 골랐습니다.

    천녀는 사바세계를 두루 다니다가 제일 먼저 꽃을 골랐습니다.
    연꽃을 고르고 천녀는 수많은 꽃들을 한 보따리 준비했습니다.

    두 번째로 천녀는 어린아이들의 청정무구한 미소를 선택했습니다.
    맑고 깨끗한 얼굴과 행동, 동심(童心)이 곧 천심(天心)입니다.
    어린아이들의 천진한 미소처럼 아름다운 게 없습니다.

    세 번째로 어버이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골랐습니다.
    주어도 더 주고 싶어 하는 마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아까워하지 않는 마음,
    오히려 더 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어버이 마음,
    이처럼 어버이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마지막으로 선택했습니다.

    천녀는 잘 선별해 고른 세 가지를 어깨에 짊어지고 제석천왕께 갔습니다.

    그런데 천녀가 제석천왕 앞에서 짐을 풀자,
    꽃은 하늘로 올라오는 동안 시들어 버렸고,
    천진무구했던 어린아이들은 얼마나 시달렸는지 얼굴이 쭈글쭈글 변했습니다.
    그러나 어버이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버이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이 같은 마음이 자비심입니다.
    그래서 ‘어버이 자(慈)’를 써서 ‘자비’가 되는 것입니다.

    ‘자비’라는 말을 들으면 관세음보살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처럼 불보살님들은 그 자비로운 마음을 중생들에게 베푸는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전부 불보살님인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불보살님과 똑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비란 특별한 게 아니라 누구나 부모가 되면 갖게 되는 마음이며, 모든 생명을 자신의 자식처럼 사랑하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면 ‘비심’은 무엇일까요?
    자녀들을 바라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을 것입니다.
    어버이들은 자식이 남보다 부족하다든지, 모자라든지 하면 어떻게 든 채워주기 위해 평생을 바치고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마음이 비심입니다.

    자식들이 잘못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그런 마음이 비심입니다.
    어려움과 힘든 일과 고통을 없애주고자 하는 그런 마음,
    그 짐을 대신 지고 싶은 마음이 비심입니다.

    불보살님들의 자비심과 불자들이 어버이로서 지니고 있는 자녀에 대한 자비심은 같습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어버이의 마음은 내 식구, 내 가정 등으로 한정되지만, 그 영역을 확대하면 누구나 불보살님이 되는 것입니다.
    범위를 넓히는 것이 공부이자 기도입니다.

    또 한 우리는 자녀라 할지라도, 그리고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베푼 만큼 상대가 나아지고, 달라지지 않으면 짜증을 내고, 싫증을 내는 마음이 생기지만 불보살님들은 이같은 마음을 내지 않습니다.

    어버이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의 영역을 넓히고, 그리고 자신이 베푼 것에 대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마음이 바로 자비심입니다.

    -원종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