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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卍-법구마음행

황금으로 설산을 덮는다 할지라도

by 회심사 2017. 7. 30.

    부처님께서 코살라의 설산(雪山;히말라야)에서 혼자 초막을 짓고 계실 때의 일이었습니다. 부처님은 이때 그 숲속의 초막에 홀로 앉아 조용히 명상에 잠겨 있던 중 이런 생각을 하셨습니다. "정치를 할 때 서로 사람을 죽이는 일도 죽임을 다하는 일도 없이, 정복하는 일도 정복당하는 일도 없이, 슬퍼할 일도 남에게 슬픔을 주는 일도 없이 도리(道理)대로 행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러자 악마 마라(魔羅;수행을 방해하는 魔軍)가 부처님 앞에 나타나서 속삭였습니다. "세존이여, 직접 정치를 하시오. 사람들을 통치하여 서로 죽이는 일도 죽임을 당하는 일도 없고, 정복하는 일도 정복을 당하는 일도 없으며, 또 슬퍼할 일도 남에게 슬픔을 주는 일도 없는 도리에 맞는 정치를 실현시키십시오." 부처님께서 마음을 가다듬고 대답하셨습니다. "마라여, 그대는 대체 무슨 까닭으로 나더러 직접 정치를 하라고 하는가?" 그러자 마라는, "세존이여, 당신은 네 개의 여의족(四如意足)을 가지고 있어서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습니까? 당신이 결심한다면 산들의 왕인 설산도 둔갑시켜 모두 황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마라의 유혹에 답하셨습니다. "저 설산을 둔갑시켜 황금으로 만들고 그것을 다시 배로 만든다고 하자. 어디 한 사람의 욕심인들 채울 수 있겠는가. 사람들아, 이것을 알고 올바르게 행하라." <작왕경>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깨달음을 이룬 사람들은 간혹 지혜와 그 자신에 대한 믿음 때문에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되어 곤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권력에 대한 유혹은 쉽게 떨쳐버리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역시 그 시대 정치의 이상에 관한 사색의 끝에 정치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유혹에 빠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바로 진리와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성자의 길과, 탐욕과 살육의 전쟁 속을 헤져 가는 왕자의 길이 전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는 권력의 유혹에 빠져들곤 합니다. 내가 그 자리에 오르면 모든 것을 다 잘 할 것 같지만, 그러나 그것은 이상일 뿐 현실일 수는 없겠지요. 부처님께서는 설산을 둔갑시켜 황금으로 만들고 배를 만든다 할지라도 한 사람의 욕심도 채울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상만을 쫓아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내 자리를 잘 지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이 글을 보시면 꼭 천 마디의 염불을 하시라는 부탁의 말씀드립니다. 관세음보살이건 지장보살이건 석가모니불이건 불자님들 입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 것을 택해서 하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나무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오늘도 좋은날 만드소서.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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