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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불법을만나고2576

마음의 자리, -서암스님 마음의 자리, -서암스님 옛날에 '대의삼장'이라고 하는 이는, 공부를 많이 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훤히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사람이 나를 욕하면 나를 욕하는구나, 무슨 근심이 있으면 어떤 근심을 하는구나 하고 그 마음을 환하게 알았습니다. 그런데 혜충국사가 그 사람이 그런 소리로 모든 사람을 어지럽히니 바로 잡아주어야 되겠다 싶어서 찾아와서는 "그대가 남의 마음을 훤히 안다고 하니 내 마음도 한번 알아봐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이 점잖은 스님이 마음을 어디에 두느냐면, 올 때 물가에서 말, 소, 개, 당나귀 이런 것들이 어울려 노는 것을 보았으니 그곳에 생각을 던졌습니다. 그러니까 대의삼장이 확연히 마음을 알아냈습니다. 그 다음에는 마음을 저 도리천이나 하늘세계에 던졌더니 대의삼장은, "아.. 2022. 3. 31.
신심(信心)이 성지(聖地)다,-성철스님 신심(信心)이 성지(聖地)다,-성철스님 어떤 것이 부처인고. 금사탄 여울가의 마씨 부인이로다. 如何是佛(여하시불) 金沙灘頭馬郎婦​(금사탄두마즉부) 이것은 임제종의 3세인 풍혈스님의 법문입니다. 어떤 스님이 풍혈스님에게 묻기를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하니 "금사탄 개울가의 마씨 부인이다" 하였습니다. 이 말이 떨어지는 곳(낙처), 즉 근본 뜻은 각자가 공부를 하여서 확철히 깨쳐서 참으로 자성을 밝혀야 알지 그 전에는 모르는 것이니 부지런히 공부할 뿐이고, 단지 '금사탄두마랑부'라는 말의 출처는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섬서, 지금은 중국 섬서성에 '금사탄'이라는 유명한 강이 있습니다. 당나라 정원(貞元) 때,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는 천하일색의 여자가 이 강에서 살고 있었.. 2022. 3. 29.
삶에는 정답이 없다.-법정스님 삶에는 정답이 없다.-법정스님 어떤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끝내면 늘 강가로 갔습니다. 강가에 서서 돌들을 힘껏 물속으로 던지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를 궁금해 하던 그의 친구가 하루는 물었습니다. "여보게, 자네는 왜 아침마다 쓸데없이 돌들을 주워 깊은 강 속으로 던지는가?"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돌을 던지는게 아니라네. 아침마다 교만이나 이기심 등 하루 동안 쌓인 나의 죄악들을 저 깊은 강물 속으로 던져버리고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라네." 늘 부족한 자신을 원망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 능력도 없고, 욕심만 많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도 모르니 이럴 바엔 차라리 인간으로 태어나지 말았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러자 곁에 있.. 2022. 3. 28.
참선의 맛,-숭산 스님 참선의 맛,-숭산 스님 참선의 공덕을 일컫는 말 가운데 ‘현법락주(現法樂住)’라는 말이 있습니다. 법락을 맛본다는 말입니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 분들은 ‘참선 공부해도 고통스럽고 다리도 아프고 별 맛이 없지 않은가’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참선을 하면 분명히 법락이라는 맛이 있습니다. ​ 법락이라는 맛은 우리 공부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더욱더 ‘환희용약(歡喜踊躍)’으로 우리한테 온단 말입니다. 몸과 마음이 정말로 개운하고 뛰놀 듯이 행복한 것이 환희용약입니다. 이러한 상태는 참선 공부나 염불 공부에 분명히 있습니다. ​ 참선 공부는 우리의 생명을 모조리 바쳐서 갈 만한 소중한 생명의 길입니다. 이 점은 이미 여러 다른 훌륭한 선지식 스님들한테 들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 같은.. 2022. 3. 27.
불난 집에서 나온 뒤에 다시 들어가는 이유,-한탑스님 불난 집에서 나온 뒤에 다시 들어가는 이유,-한탑스님 법화경 사경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진정한 의미는, 우리들이 지금까지 진리를 모르고 내 욕심만 채우면 되는 줄 알고 살아왔는데, 결국 불에 타서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는 그 자체가 복이라는 뜻입니다.​ 욕심을 내서 살면 그 결과는 아귀가 되고, 남을 미워하며 살면 지옥에 가서 살고, 남을 탓하고 원망하면 축생으로 태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삼악도(三惡道)라고 합니다.​ 천수경에 보면 '원아영리삼악도(願我永離三惡道), 영원히 삼악도를 떠나기를 원합니다.' 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그러나 삼악도라는 것은 어디에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닙니다. 욕심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이 바로 삼악도입니다. 그러니까 삼악도를 떠나겠다는.. 2022. 3. 26.
윤회 윤회 중생이 죽은 뒤 그 업에 따라서 또 다른 세계에 태어난다는 것을 천명한 불교의 교리 중의 하나. 생명이 있는 것은 여섯 가지의 세상에 번갈아 태어나고 번갈아 죽어 간다는 사상으로서 이를 육도윤회라고 한다. 육도 중 첫째는 지옥도로서 가장 고통이 심한 세상이다. 지옥에 태어난 이들은 심한 육체적 고통을 받는다. 둘째는 아귀도이다. 지옥보다는 육체적인 고통을 덜 받으나 반면에 굶주림의 고통을 심하게 받는다. 셋째는 축생도로서, 네발 달린 짐승을 비롯하여 새 · 고기 · 벌레 · 뱀까지도 모두 포함된다. 넷째는 아수라도이다. 노여움이 가득찬 세상으로서, 남의 잘못을 철저하게 따지고 들추고 규탄하는 사람은 이 세계에 태어나게 된다. 다섯째는 인간이 사는 인도이고, 여섯째는 행복이 두루 갖추어진 하늘세계의 .. 2022. 3. 25.
내 마음을 알아야 부처님의 진짜 제자다,-혜암스님 내 마음을 알아야 부처님의 진짜 제자다,-혜암스님 모든 중생들이 자기 직업상 분주를 떨며 명이 줄고 있는 줄 모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가 간만큼 명이 줄어드는 것이 마치 물이 줄어들고 있는 고기 신세와 같습니다. 어리석은 중생들이 무명업식 어두운 생각으로 꽉 차 몇 만 년 살 것처럼 분주를 떨며, 할 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심히, 그리고 깜깜히 넘어갑니다. ​ 배고픈데 밥을 안 먹으면 살겠습니까. 어린아이도 배고프면 밥을 찾아 먹고 추우면 옷을 찾아 입습니다. 할일을 안 하는 사람은 밥도 먹지 말고 옷도 입지 말아야 합니다. 제 밥도 아닌데 밥을 먹고 옷을 입으면서 어찌 할 일은 안 하느냐 말입니다. ‘할 일을 안 하면 밥을 굶고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습니까. 그런 생.. 2022. 3. 24.
참선은 성불의 지름길,-성철스님 참선은 성불의 지름길,-성철스님 이제까지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고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면 우리들의 마음을 깨치려고 하면 여러 방법이 있는데 교(敎)에 있어서는 중생의 근기에 따라〈삼승십이분교〉가 벌어지고 또 선(禪)에 있어서는 언어 문자를 버리고 바로 깨쳐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선의 근본 입장에서 볼 때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 이미 알아 맞혔다 해도 까닭 없이 땅에서 넘어져 뼈를 부러트리는 사람입니다. 하물며 덕산스님이 비 오듯이 몽둥이로 때리고 임제스님이 우뢰 같은 할(喝)을 한다 하여도 곽 속에서 눈을 부릅뜨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 송장이 곽 속에서 아무리 눈을 떠 봐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내가 법상에 앉아서 쓸데없이 부처가 어떻고 선이 어떻고 교리가.. 2022. 3. 23.
참으로 가족을 위하는 것은 참선이다,-혜암스님 참으로 가족을 위하는 것은 참선이다,-혜암스님 제사를 지내지 않고 참선하는 것이 오히려 효도가 될 수 있습니다. 죄 짓고 죽은 부모들이 지금 독사 밥이 될 처지에 있는데, 참선해서 그들을 구해야 할 것 아닙니까. 큰절에서 내가 스님들에게 소리칩니다. 자신을 위해서 중노릇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죽은 선망부모의 혼들이 지금 내 고손자, 증손자들이 빨리 깨쳐 살려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부모는 어떻게 하려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자신이 참선을 하면 지옥 떨어져 있는 우리 조상들이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집안일을 돕는 것이 부모를 돕는 것이 아닙니다. ​ 중국의 방거사와 단하 천연 선사가 함께 과거를 보러 가다가 마조스님을 만나, 마조스님에게 그런 과거를 보지 말고 네 마음 깨치는.. 2022. 3. 21.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니, 이것은 무엇인가?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니, 이것은 무엇인가? 한 조각 그믐달이 겨울 숲 비추니, 몇 개의 백골들이 쑥 사이에 흩어져, 옛날의 풍류는 어디에 있는가. 덧없이 윤회의 괴로움만 더해 가는데, 누더기 더벅머리로 올연히 앉았으니, 부귀니 영예니 구름 밖에 꿈이로다. 쌀독에 양식은 하나 없지만 만고의 광명은 대천세계 비추네. 물 긷고 나무하는 일은 옛날 스님 가풍이요, 텃밭 메고 주먹밥은 참 사는 소식이라. 한 밤에 송곳 찾아도, 오히려 부끄러워 깨닫지 못함을 한숨지며 눈물로 적시네. 몸 망쳐 도를 없애는 데는 여색이 으뜸이라, 천번 만번 얽어 묶어 화탕지옥 들어가네. 차라리 독사를 가까이 할지언정 멀리 둘지니, 한 생각 잘못 들어 무량고통 생기도다. 어둔 방에 혼자서 보는 이 없다 말라. 천.. 2022. 3. 20.
죽고 싶은 사람들에게,-원성스님 죽고 싶은 사람들에게,-원성스님 자살. 진정 스스로 죽어야 할 것은 생명이 아니라, 울컥울컥 솟아오르는 자기의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감정이다. 모든 삶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인간이 겪어야 하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껍질에 불과한 우리의 육신은 길게는 구십년 후 짧게는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맞게 되기도 합니다. 신은 불공평하게 누구는 병든 채 태어나고 누구는 오래 살고, 누구는 태어나자마자 죽게 만들었습니다. ​ 누구는 부잣집 아들로, 누구는 추한 여자로, 누구는 장애인으로 누구는 사창가 여자로, 알코올 중독자로- 이보다 더 많은 삶들이 더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 지구란 땅덩어리 위에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은 수천수만 전 세계 모든 삶에게 각기 다.. 2022. 3. 19.
마음에 쓰레기통 비우기 마음에 쓰레기통 비우기 마음만 보면 돈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 보이고 우주가 보인다. 그래서 마음을 보면 팔자가 바뀌고 운명이 바뀐다. 돈 뿐만 아니라 명예도 사랑도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괜찮은 삶을 살고 싶으면 먼저 마음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 들어있고, 보물섬을 찾아가는 지도가 담겨 있다 마음이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 마음이 막히면 보이지 않는다. 온갖 편견과 착각, 차별, 오만, 오해, 분노, 미움, 집착 등으로 막힌 마음을 뚫어야 한다. 뚫어서 두루두루 크고 널게 보는 것이 마음의 성장이다 나와 사람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관념이나 편견을 버리고, 부정적인 생각을 지워가야 한다. 나를 화나게 하고 외롭게 만드는 생.. 2022. 3. 18.
인과법칙(因果法則)과 시절인연(時節因緣) 인과법칙(因果法則)과 시절인연(時節因緣) 높은 직에 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그 직을 물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폭력, 뇌물, 질병, 각종 사고 등등 갖가지 이유가 있지만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 인과(因果)의 결과이다. 진리로 움직이는 이 우주에서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도래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당사자는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는 참 한심스럽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동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 전생의 업(業)이 작동한 것이다. 이 세상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진리에 따라 움직인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이것이 변하지 않는 세상 법칙이다. 인과법칙 하나만 제대로 알고 실천하면 세상을 가장 멋지게 살게 된다. 명심보감에 '종과득과 종두득두 천망회회 소이.. 2022. 3. 17.
인생의 최상의 가치,-청화스님 인생의 최상의 가치,-청화스님 진여불성 자리와 하나가 되는 것이 인생의 최상의 가치이다. 그 자리를 우리 중생은 보지 못하지만 성자는 그 자리하고 항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행복은 우리 인생의 최상의 가치는 무엇인가? 그 자리를 느끼고 그 자리하고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핵전쟁의 위험으로부터 인류가 피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나와 남이 본래 둘이 아니고 천지우주가 오직 하나의 생명체이다.' 라고 하는 부처님 지혜로 가야만 핵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 것이고, 동시에 인간끼리 단체끼리 화합도 이루어집니다. 부처님 지혜로 해야 만이 비로소 이루어집니다. 나와 남이 둘로 보는 서구적인 사상, 서구식의 분열로 보는, 이것저것을 둘로 보고 셋으로 보는 그런 사고방식 .. 2022. 3. 16.
진실한 공덕은,-월하스님 진실한 공덕은,-월하스님 부처님 말씀에 의하면, “무엇이든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만약 형상이 없다고 한다면, 어둡고 밝은 것이 어떤 인연과 거래가 있다고 할 것이냐 궁금하기 한량 없습니다. 모든 일이 사람의 마음으로 인해 통하기도 하고 막히기도 하고, 장애가 생기기도 하고 애로가 쉽게 해결되기도 합니다. ​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자기가 지은 만큼 복을 받기도 하고 잘못하면 벌은 받는 것이지, 다른 누가 과일을 바구니에 담아주듯 복을 짓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벌을 받는 것도 누가 다른 사람이 떠밀어 주듯 받는 것도 아닙니다. 행동을 잘못하면 스스로 벌이 되는 것이고, 행동을 잘하고 마음을 잘 쓰면 복이 스스로 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어떻게 행동하면 복이 되고 어.. 2022. 3. 15.
세상을 탄식함 (歎世) 세상을 탄식함 (歎世) 어지러운 세상 일 언제나 끝이 날꼬. 번뇌의 경계는 갈수록 많아지네. 미혹의 바람은 땅을 긁어 산악을 흔드는데 업의 바다는 하늘 가득 물결을 일으킨다. 죽은 뒤의 허망한 인연은 겹겹이 모이는데 눈앞의 광경은 가만히 사라진다. 구구히 평생의 뜻을 다 부려 보았건만 가는 곳 마다 여전히 어찌할 수 없구나. 世事紛紛何曰了 塵勞境界倍增多 迷風刮地搖山嶽 業海漫天起浪波 身後妄緣重結集 目前光景暗消磨 區區役盡平生圍 到地依先不輓何 눈 깜박이는 사이에 세월은 날아가 버리나니 젊은 시절은 백발이 되었구나. 금을 쌓아두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 어찌 그리 미련한고. 뼈를 깎으며 생 (生) 을 꾸려가는 것 진정 슬퍼라. 흙을 떠다 산을 북돋움은 부질없이 분주 떠는 일이요. 표주박으로 바닷물 떠내는 것 진실로.. 2022. 3. 13.
이 몸 이때 못 건지면 이 몸 이때 못 건지면 과거 윤회의 업을 따라 생각하면, 몇 천 겁을 흑암지옥에 떨어지고 무간지옥에 들어가 고통을 받았을 것인가. 불도를 구하고자 하여도 선지식을 만나지 못하고, 오랜 겁을 생사에 빠져 깨닫지 못한 채, 갖은 악업을 지은 것이 그 얼마일 것인가. 때때로 생각하면 다시 그전 같은 재난을 받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누가 나에게 지금의 인생을 만나 만물의 영장이 되어, 도 닦는 길을 어둡지 않게 한 것인가. 참으로 눈먼 거북, 큰 바다에서 눈먼 거북이 나무토막을 만나 뭍에 나오는 것과 같이, 사람 몸 받기 어렵고 불법 만나기 어려움을 비유한 말. 바늘을 땅 위에 세워 놓고, 천상에서 겨자씨를 뿌려 바늘 끝에 꽂히기 어려움과 같이, 역시 만나기 어려움을 비유한 말이 나무를 만남이요, 겨자씨가 바늘.. 2022. 3. 12.
위산록-위산경책(潙山警策) 위산록-위산경책(潙山警策) 업(業)으로 받은 몸은 형체에 매임을 면치 못하여, 부모가 남겨주신 몸을 받고 여러 인연을 빌려 이루어진 것이다. 4대(四大)로 지탱해 가나 그것들은 항상 서로 등지니, 덧없는 생로병사가 우리에게 예고 없이 다가와 아침엔 살았다가도, 저녁에 죽어 찰나에 다른 세상이 된다. 마치 봄 서리나 새벽이슬 같아서 잠깐 사이에 말라버리며, 벼랑 위의 나무나 우물 속의 등 넝쿨과도 같은데 그것이 오래갈 수 있겠는가. 생각생각 빨리 지나 한 찰나에 숨이 떨어지면 그대로가 내생인데 어찌 편안하게 허송세월하랴. 그대들은 좋은 음식으로 부모를 봉양하지도 않고 6친(六親)을 이별하였다. 나라를 다스리지도 않고 가업(家業)의 상속을 모두 버렸으며, 속세를 멀리 떠나 머리 깎고 스승에게 계(戒)를 받았.. 2022. 3. 11.
설법이란 무엇인가,-혜암스님 설법이란 무엇인가,-혜암스님 설법이란 한 말로 해서 의사가 약을 쓰는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의사가 약을 쓰는 방법이란 눈 아픈 사람에게는 안약을 쓰고 체한 사람에게는 소화제를 주고 머리 아픈 사람에게는 진통제를 주듯이 병에 따라 각각 약이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 이와 같이 석가세존의 설법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 큰 놈은 큰 것이 병이기 때문에 작게 만들고 작은 것은 작은 것이 병이기 때문에 크게 만들고, 어두운 놈은 어두운 것이 병이기 때문에 밝게 만들고 굽은 놈은 굽은 것이 병이기 때문에 곧게 만들고 낳은 놈에게는 무상을 일러주고 죽은 놈에게는 불멸을 깨치도록 하는 등 하나도 일정한 설법이 없는 것이 석가세존의 사십구 년간 설법이란 말입니다. ​ 그러므로 경에 이르기를 '정한 법 없는 것이 이름.. 2022. 3. 10.
자기 자신에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법정스님 자기 자신에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법정스님 눈부신 봄날입니다. 이런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감사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생애에서 이런 기회가 늘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한때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 설 때마다 늘 고맙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 언젠가는 제가 이 자리를 비우게 되리란 걸 예상하게 됩니다. 오늘 만남을 고맙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길상사, 여기는 연등이 너무 많이 걸려서 꽃과 잎을 제대로 볼 수가 없는데, 꽃을 머금은 나무와 풀들은 이 봄을 맞아 저마다 자기 꽃을 활짝 펼치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처음 잎을 내보일 때는 저마다 특성에 따라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자기 빛깔을 내뿜습니다. 한참 지나면 초록은 동색이 되지만, 처음 잎을 펼칠 때는 그 나무가 지닌.. 2022. 3. 9.
마음 다스리는 법,-법정스님 마음 다스리는 법,-법정스님 수행을 한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괴로움은 잘못된 마음, 어리석은 마음에서 빚어집니다. 이런 마음을 버리고 바른 견해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이것을 우리는 '마음을 다스린다.' 라고 말합니다. 이는 마음이라는 게 어떤 실체가 있어서 그것을 컨트롤한다는 게 아닙니다. 내가 옳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잘못되고 어리석은 생각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잠을 잘 때 꿈을 꾸기도 합니다. 꿈은 마음이나 생각이 짓는 것입니다. ​ 그런데 꿈을 꾸면 그것이 실제 상황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꿈에서 깼을 때에는 그것이 꿈인지 알지만, 꿈속에서는 그것이 꿈인지 모르지요. 꿈에서 강도를 만나서 무서워서 도망을 가고, 또 누군가가 나타나 나를 강도로부터 구해.. 2022. 3. 8.
그림 속의 떡은 주린 배를 채워주지 못한다. 그림 속의 떡은 주린 배를 채워주지 못한다. 위산스님이 하루는 향엄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백장스님의 처소에 살면서, 하나를 물으면 열을 대답하고 열을 물으면 백을 대답했다고 하던데, 이는 그대가 총명하고 영리하여 이해력이 뛰어났기 때문일 줄 안다. 그러나 바로 이것이 생사의 근본이다. 부모가 낳아주기 전 그대의 본래면목에 대해 한마디 말해 보아라." 향엄스님은 이 질문을 받고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방으로 되돌아와 평소에 보았던 모든 책을 뒤져가며, 적절한 대답을 찾으려고 애를 써 보았으나 끝내는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탄식하며 말하였다. "그림 속의 떡은 주린 배를 채워주지 못한다." 그런 뒤로 향엄스님은 여러번 스님께 가르쳐 주시기를 청하였으나, 그럴 때마다 스님은 말씀하셨다. "만일 .. 2022. 3. 7.
수도자에게 주는 글 – 상주불멸(常住不滅),-성철스님 수도자에게 주는 글 – 상주불멸(常住不滅),-성철스님 부처님께서 도를 깨치시고 처음으로 외치시되 '기이(奇異)하고 기이하다. 모든 중생이 다 항상 있어 없어지지 않는〔常住不滅〕불성(佛性)을 가지고 있구나! 그것을 모르고 헛되이 헤매며 한없이 고생만 하니,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깝다'고 하셨다. 이 말씀이 허망한 우리 인간에게 영원불멸의 생명체(生命體)가 있음을 선언한 첫 소식이다. 그리하여 암흑 속에 잠겼던 모든 생명이 영원한 구제의 길을 얻게 되었으니, 그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 수 있으랴. 억만 겁이 다하도록 예배드리며 공양 올리고 찬탄하자. ​ 영원히 빛나는 이 생명체도, 도를 닦아 그 광명을 발하기 전에는 항상 어두움에 가리어서 전후가 캄캄하다. 그리하여 몸을 바꾸게 되면 전생(前生)일은 아주 잊어버.. 2022. 3. 6.
하나의 법, 그 하나는 무엇인가,-청화스님 하나의 법, 그 하나는 무엇인가,-청화스님 참다운 하나의 자리, 이른바 참선법으로 말하면 본래면목자리, 또는 모든 분별을 떠나버린 참다운 참사람 자리, 이런 자리는 말이나 문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말이나 문자를 초월한 그런 자리란 말입니다. ​ 우리 중생들이 분별하고 남한테 전달하고, 그렇기 위해서 문자로 표현도 하고, 또는 책도 내고 하는 것이지, 참다운 진리는 그와 같이 문자나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 그러나 부처님 자리나 우리 마음은 똑같은 자리입니다. 불교에서 가장 해독하기가 어려운 것이 어떻게 해서 우리 마음이 부처일 것인가. 그러면 부처는 무엇인가. 부처는 말로 표현하면 오직 하나의 진리란 말입니다. 이 우주라는 것은 다른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는 바로 일미평등.. 2022. 3. 5.
부처님 법으로 돌아가자,-성철스님 부처님 법으로 돌아가자,-성철스님 부처님 법(法)으로 돌아갑시다. 삼계(三界)의 도사(導師)이시며 사생(四生)의 자부(慈父)이신 부처님은, 불교 만대(萬代)의 표준(標準)입니다. 무상대지(無上大智)와 무애혜안(無碍慧眼)으로 통찰(洞察)하여 제정(制定)하신, 숭고하고도 장엄한 부처님의 법은, 참으로 삼계의 지침(指針)이며 사생의 등불이니, 불자(佛者)의 절대적(絶對的) 의지처(依持處)입니다. ​ 그러므로 어떠한 제도도 부처님 법에 위배되는 것은, 불교의 반역이며 파괴이니 용납할 수 없습니다. 만약 교단내에 부처님 법에 어긋난 점이 있다면, 이를 단연코 시정(是正)하여 부처님 법으로 돌아가는 것이 참 불자입니다. 청정(淸淨)한 계율(戒律)을 견지(堅持)하여 훼범(毁犯)하지 말라고 하신, 부처님의 최후 유촉은.. 2022. 3. 4.
세월과 인생,-법정스님 2022. 3. 3.
인과를 초월하는 것이 도입니다.-혜암스님 인과를 초월하는 것이 도입니다.-혜암스님 인과를 초월하는 것이 도입니다(상)-혜암스님 ​ 이 연결은 연결이 아닌 연결이요 이 화합(모임)은 모임이 아닌 모임이더라. 연합이 멸하여 다 한 곳에 뚜렷이 밝은 한 물건은 분명하더라. 모이고 갈리고 하는 것이 본래 본문자리에서 있을 수가 있습니까. 꿈이지요, 꿈. 꿈이 아닌 소식을 알아야 바른 길을 가는 사람들이고, 산길을 가는 사람들입니다. 나고 나는 곳에 이런 짓거리를 해 가지고 수지가 맞겠습니까. 이런 일을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반야심경에 전도몽상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거꾸로 산다. 세간과 출세간의 길이 한 길인 동시에 세상의 길은 동쪽으로 가는 길이라고 하면, 출세간의 법은 분명히 서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 속세란 무슨 말입니까. 꿈속에 사는 .. 2022. 3. 2.
부처란 무엇을 가리킨 말인가,-혜안스님 부처란 무엇을 가리킨 말인가,-혜안스님 부처란 형상이 있는 것도 아니요 형상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부처란 영혼이 있는 것도 아니요 영혼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부처란 아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요 아닌 것 없는 것도 아닙니다. 공한 것이 부처가 아니요 공한 것 아닌 것도 부처가 아닙니다. 부처란 사람도 아니요 신도 아니요 범천도 아니요 성현도 아니요 각(覺)도 아니요, 부처란 실로 부처도 아닌 것이 '부처'입니다. ​ 그러므로 경에 이르기를, '일체 모든 상(相)을 여의어 본 이름이 부처'라고 하였고, 또 법성게에도 '구래(久來)로 등하지 않는 것이 이름이 부처'라고 하였습니다. ​ 그러면 이러한 부처가 어떻게 설법을 하였을까? 하고 의심을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는 설법을 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 2022. 3. 1.
세상 모든 일을 한번 쉬어라,-혜암스님 세상 모든 일을 한번 쉬어라,-혜암스님 세상 모든 일을 한번 쉬어라(上) ​ 눈으로 보아도 보는 상이 없으면 분별이 없고 귀로 듣고는 듣는 분별상 없으면 시비가 끊어진다. 시비분별을 한꺼번에 모두 놓아버리면 청산은 적적한데 밤 달만 밝도다. 目無所見無分別 聽無聲絶是非라 分別是非都放下하면 靑山寂寂夜月明이라​ 종심從諗 조주趙州 선사는 남전南泉스님을 처음 만났을 때, 남전스님은 마침 침상에 누워 쉬는 참이었다. 젊은이를 보고는 그냥 누운 채로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주는 서상원瑞像院이라는 절에서 왔다고 대답했다. 이에 남전스님이 다시 물었다. “서상원이라, 그래 상서로운 모습을 보기나 했나?” "상서로운 모습은 못 보고 다만 누워서 졸고 있는 여래를 보았을 따름입니다." 조주의 뜻밖의 대답에 남전스님.. 2022. 2. 28.
안 된다는 그 마음을 내려놓으라.-무각스님 안 된다는 그 마음을 내려놓으라.-무각스님 공부를 하다 보면 공부가 잘 되다가도 문득 ‘공부가 뭔지 모르겠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 ‘도대체 이 공부가 뭔가’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도 있습니다. 왜 이 공부를 하는가, 공부해서 무엇 하나, 공부 하지 않아도 살고, 심지어는 안하는 사람들이 더 잘사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것은 여러분의 마음이 만들어낸 장애입니다. 마음속에서 생기는 의혹은 공부를 망가뜨립니다. 공부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것, 이것은 그야말로 큰일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성도를 이루시기 전 모든 유혹으로부터 항복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의혹이었습니다. ‘지금껏 그 누구도 깨달음을 이룬 사람이 없었다. 과연 깨달음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2022. 2. 27.